신촌교회에서 지난 4일 진행된 서울서노회(예장 통합) 교사연수원에서 최진봉 교수(장신대)가 ‘4차 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 시대 교회학교의 예배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전했다.
최진봉 교수는 “그동안 신앙교육은 교회학교의 중심적인 역할이었다. 그런데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학교는 문명사적이고 교회사적이고 신앙적인 도전을 맞이했다”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도래한 팬데믹을 교회학교가 맞이한 도전적 실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라는 변화의 물결은 우리에게 양면성을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 하나는 미래에 대한 희망찬 약속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지난 2년여 동안 교회학교가 직격탄을 맞은 건 아이들이 모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이용해서 한국교회, 교회학교는 모일 수 없는 중에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서 만나고 기도하고 말씀 양육을 해왔다”고 했다.
또한 “위드코로나 시대, 현장대면으로 모이는 시기에도 4차 산업혁명은 더욱더 신앙교육 영역에 편리성과 효율적 방편들을 우리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 그런 희망찬 약속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그런데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약속과 더불어 위협적인 요소들을 준다. 사람의 실재적 현존을 가상화하고, 인격적 관계를 원격화시킨다. 또한 사람이라는 자연적이며 영적이며 창조적 존재의 지위를 상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편리성,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성의 상실과 가치가 저하되는 심각한 우려를 말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희망찬 약속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더불어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두 가지 양면성에 교회에서 신앙교육을 할 때 던져주는 과제가 무엇인지 신앙의 속성을 되짚어봐야 한다. 오랫동안 교회가 경험하고 깨달은 바는 기독교 신앙은 신자들 간에 만남과 전인격적인 교제를 통해서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 가운데 우리가 기독교 신앙을 공유하고 전수하기 위해서는 예배의 고유한 차원이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응답해야 한다. 왜냐면, 예배가 바로 다음세대를 신앙 공동체로 자라게 하는 중심의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신앙의 속성 때문에 오히려 이 4차 산업혁명, 위드코로나 시대에 기독교 신앙, 교회학교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졌다. 더 중요해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교회학교, 신앙 교육에 대해서 더 강하게 기대하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여기서 점검해야 할 건 교회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교회는 사랑이 체화되는 장이다. BMW CEO 해럴드 크루거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 자체가 인간을 중심 가치에 두고 인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기독교 신앙교육에 상당한 의미를 준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의 참된 인간성을 형성해가는 여정이다. 하나님의 인격에서 나의 참된 인간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인격은 성부, 성자, 성령이 교제하시는 사랑의 인격이다. 구원은 사랑이신 하나님의 인격에 초대되고 참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타인과 화해하고 교제하는 인격이 실현되는 것이 구원이다. 그래서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용납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으로 자라가는 게 기독교 교육이다. 사람을 양육하는 게 교회학교 교육”이라고 했다.
그는 “이 하나님 사랑의 인격이 드러나는 장이 바로 교회다. 사랑이신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말하고 들려주는 곳이 교회다. 교회를 통해서 교회의 언어와 말을 통해서 사랑의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여타의 사회적 모임과 질적으로 다르다. 교회가 사회적인 동아리, 단체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그것이 교회의 정체성은 아니다. 교회학교는 일반 학교가 아니다. 학년과 부서를 나누는 일반학교의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보다 더 심원하고 영적이고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을 형성해 주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그다음 하나님의 인격이 신자들 안에 체화되는 곳이 예배다. 저는 예배가 우리를 구원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원래 기독교 예배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 간의 만남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이 만남이라는 말은 사건에서 온 말이다. 그 사건은 말씀 사건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성품과 삶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일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예배가 말씀의 사건인 이유는 말씀을 통해서 우리의 생각과 의식과 관계들을 반복적으로 자극해서 일깨우기 때문이다. 그러면 반성이 일어난다. 그래서 예배는 삶의 사건이 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예배 방식은 하나님이 누구신가와 연관되어 있다.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하냐에 따라서 교회 학교의 예배 방식이 바뀔 수 있다. 첫 번째, 하나님을 사실이나 정보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지식 체계로 하나님을 이해하면 하나님은 수많은 정보들처럼 내가 처리하고 소비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이렇게 하나님을 이해하면 하나님은 개별개인적, 익명적, 초현장적 존재가 되고 그러면 현장 예배는 필요 없어진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하나님이나 신앙을 우리 삶의 존재의 심연이나 인격적 존재로 이해하게 되면 하나님은 인격적인 교감이 있어야 한다. 그 하나님은 우리 삶에 도전을 주고 삶을 형성해 간다. 하나님은 단순한 데이터,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 하나님은 경험되고 사건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현존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하나님을 배울 때는 교리적 지식으로 배우지만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는 인격적 관계다. 관계적 만남의 인격이시다. 나의 내면의 깊은 곳에 들어오는 사건화되는 분이다. 이런 면을 생각할 때 우리가 예배의 생동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배의 생동성은 성령의 내적인 감동하심이 내면적 요소다. 성령의 감동하심이 없다면 예배는 살아있을 수 없다. 두 번째, 외적인 측면에서 예배의 생동감은 현장성에 있고 공동체성에 있다. 나 혼자 드리는 게 아니다. 또 예배는 마음, 생각으로만 드리는 게 아니다. 몸이 동반된다. 이런 전인성이 예배를 생동감 있게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교회학교 예배를 위한 세 가지 팁도 제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인류 사회의 화두로 꺼낸 클라우드 슈밥은 4차 산업학명의 비관적 측면인 탈인간화, 윤리적인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인류 사회가 네 가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인지 지능, 정서 지능, 영감 지능, 신체 지능이라는 정신, 마음, 영혼, 몸의 네가지 요소를 극대화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을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 네 가지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예배의 자리”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말씀은 정신이다. 정서 지능은 그 말씀이 사랑이다. 영감 지능은 성령의 감동하심이 우리의 영을 정화한다. 신체 지능은 예배는 정신으로만 드리는 게 아니라 몸이 동반된다. 그러므로 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위드코로나 시대 인간의 위기, 인간 사회의 과제는 예배에서 극복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가 우리 사회의 유일한 소망”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온라인 디지털 미디어의 넓은 활용 범위는 유익하지만, 기독교 신앙 교육에 있어서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비평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회학교에서 온라인 미디어 사용에 대한 기준을 설정할 것, △집중도 있는 예배 환경을 마련할 것, △몸을 통한 예배의 참여를 제안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전달되는 신앙의 콘텐츠, 예배가 보편적인 편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한적 편익의 원칙에서 현장 예배에 올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예배 지원 서비스가 돼야 한다. 또 예배 집중도는 현장 예배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집중도 있는 현장 예배가 되려면 산만하고 분주한 요소를 다 제거하고 예배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아이들에게 기도, 찬양, 신앙 고백, 성경 봉독, 헌금 등 교회학교가 드리는 예배의 내용을 교육해야 한다. 아이들은 왜 하는지 모르면 집중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예배가 되면 집중하게 되어 있다. 예배 집중도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아이들이 몸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정신과 생각, 마음만이 아닌 몸으로 예배드리도록 독려해야 한다. 같이 몸을 쓰면서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고 현장예배가 살게 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예배를 이끄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예배는 하나님의 말씀에 달려 있다. 아무리 예배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과 원리가 있고 방법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릇된 말씀, 빈곤한 말씀은 예배를 무너뜨린다. 모든 것은 이 복음의 말씀이 예배 가운데 드러나고 들려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배의 의의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과 성품과 몸과 영혼을 정화하고 그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인간성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배에 대한 모든 것은 이 복음의 말씀을 드러내 주고 말하는 데 모아져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배의 의의는 읽혀지고 풀어지며 삶을 조명하는 성경 말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복음을 위한 교회학교와 설교자의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교회학교는 첫째, 교사들이 성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사들이 성경을 집중해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교사들로 하여금 말씀의 교사로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사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설교자는 첫째, 성경 본문의 핵심을 다루는 보다 성경적인 설교를 해야 한다. 두 번째, 도덕적 교훈이 아닌 성경이 말하는 복음을 말해야 한다. 세 번째, 복음은 아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닌,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주권적인 용서의 소식을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예배는 오늘날 다음 세대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영적, 지적, 전인적, 윤리적 원천이다. 도리어 4차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 시대는 교회가 인류의 희망인 시대다. 따라서 교회학교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서 신앙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혜롭고 용기 있게 서야 한다. 무엇보다 예배를 세우기도 폐하기도 하는 일인 성경의 말씀을 오늘을 위한 삶의 양식으로 풀어내는 말씀의 교육에 있음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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