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앞에서 전 목사 측 항의도…경찰 출동
“이단 규정 신중히” “다음에 다루자” 등 의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가 전광훈·김노아 목사에게 이단 혐의에 대한 소명 기회를 다시 주기로 했다.
한기총은 15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로 하여금 이 같은 절차를 밟도록 결의했다.
앞서 이대위는 전·김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한기총 회원에서 제명할 것을 결의했었다. 이것이 얼마 전 한기총 임원회를 거쳐 이날 실행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것. 이대위 결의는 운영세칙에 따라 실행위에서 최종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해당 안건은 이날 실행위를 통과하지 못 했다.
실행위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 “이단 규정은 신중해야 한다” ”기독교인도 아닌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가 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이단 문제를 다루는 것은 옳지 않다. 정식 대표회장이 뽑힌 후 다뤄야 한다”는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회의 중 발언권을 얻은 길자연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는 이단 문제는 한기총이 아닌 각 교단이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다음 번 대표회장이 당선되고 나서 이단 문제를 심사숙고해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논의 과정에서 한기총 이대위 측 관계자는 전·김 목사가 이대위 측의 소명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실행위는 이대위가 전·김 목사에게 소명의 기회를 다시 제공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이대위는 회의가 열리게 된다면 (전·김 목사에게) 충분히 소명의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 이를 통해 공의롭게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전광훈 목사 측에는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이대위가 마련해 주는 해명 절차에 들어오셔서 해명을 충분히 해 주시길 바란다”며 “자료도 내주시고 혹시 잘못한 게 있다고 판단이 되시면 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날 실행위가 열린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 출입문 밖에선 전 목사 측이 회의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경찰이 출동해 혹시 모를 양측의 충돌에 대비했다. 실행위 결과 전 목사에 대한 이단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다행히 그 이상으로 사태가 커지지는 않았다.
한편, 실행위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선, 총회장 이병순 목사)를 제명하기로 결의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