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2’를 진행한다. 열두 번째 주인공은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소재 순수교회 담임 정석한 목사다. 정 목사는 건축공학도로서 20대 젊은 시절 그룹사운드 활동에 전념하면서 청춘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는 병과 가족의 죽음 등을 겪으며 세상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쫓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어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한 정 목사는 현재 성경 말씀을 올바로 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건축 공학을 전공했다. 군복무 중 종교행사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했다. 이를 계기로 모든 가족들이 교회를 다니게 됐다. 군 제대 후 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개최한 신인 가요제에 본선 진출자 자격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렇게 세상음악에 심취하면서 90년대 종일 라이브카페에서 가수로도 활동했다. 또 직장을 다니면서 건축 공학 박사과정까지 밟기도 했다. 이렇게 30살까지 세상과 예수님을 놓고 양다리를 걸치는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 박사 논문 제출 시점을 한 학기 앞두고 신장에 큰 병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2002년도 즈음, 아버지가 암에 걸리셔서 세상을 떠나셨다. 불평과 원망이 쏟아졌지만 오히려 감사를 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하나님이 저를 목회자의 길로 부르셨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를 회피해봤자 결국 돌고 돌아 목회자로 인도하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듬해인 2003년도에 성결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목회자 과정을 밟았다. 이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자 이전 직업에서 맛보지 못했던 평안과 만족이 밀려왔다. 그리고 2008년도에 순수교회를 개척했다.”
-인터뷰 직전 주일에 전한 설교는 무엇인가?
“에베소서의 마지막 강해설교였다. 에베소서 6장 후반부는 하나님의 전신갑주에 관한 내용이다. 이 내용의 서두는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복음의 신으로 시작된다. 문맥의 흐름상 앞서 에베소서 5장의 ‘빛의 열매’와 연결된다. 빛의 열매는 곧 선과 의, 그리고 진리다.
그러면서 네 번째로 이어지는 믿음의 방패는 선과 의, 그리고 진리를 아우른다. 믿음이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복음의 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렇게 믿음과 열매는 하나다. 이것이 서로 연결될 때 그 결과로 다섯 번째인 구원의 투구로 나아간다. 그리고 여섯 번째인 말씀과 일곱째인 기도로 이어진다. 이는 오직 말씀의 검과 기도로만 믿음과 구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마서에서 나오는 ‘구원’의 용례는 헬라어 원어인 ‘소테리아’(Σωτηρία)로 일회적이거나 과거형이 아니다.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구원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미완료 형이다. 영어 번역도 그렇게 돼 있다. 그래서 우리의 믿음과 구원은 말씀과 기도라는 연료를 계속 공급받아야 완성으로 향해갈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말씀과 기도를 게을리 하면 구원으로 향해 갈 수 없어 결국 믿음을 중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교회에 다니기만 하면 구원받는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믿음은 종교행위가 아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뜻을 행함이자 순종이다. 그래서 믿음과 행함은 하나다. 믿음의 결국이 곧 구원이다. 믿음과 행함을 분리하는 것은 잘못된 개념이다. 행위 구원론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믿음을 증명하는 것이 순종 곧 행함이다.”
-믿음과 행함이 하나라는 성경적 증거는?
“야고보서, 예수님의 복음서, 그리고 로마서, 에베소서에서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예수님의 복음서에선 마태복음 7장 21절의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라고 나온다. 이는 산상수훈의 마지막 결론과도 같다. 여기서 ‘주여, 주여’는 믿음이고 ‘뜻대로 행함’은 순종이다.”
-순종의 핵심은 무엇인가?
“거룩과 사랑이다. 이는 요한일서가 말하는 바이기도 하다. 거룩은 ‘죄를 짓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하나님을 첫째로, 이웃을 둘째로 사랑하는 것’이다. 거룩과 사랑은 연결돼 있다. 순종과 거룩, 그리고 사랑이 없다면 내가 예수님을 믿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럴 때 신자는 자신의 믿음을 점검해야 한다. 특히 신자는 육적 관심사에 매몰되면 믿음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리스도와 연합해야 비로소 영적인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무엇인가?
“로마서 6장은 항상 나는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죽고, 부활과 연합할 것을 말한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은 예수님 당신만의 사건이 아니다. 우리와 더불어 함께 일어나는 사건이다. 영적으로 나의 육은 십자가에서 죽고, 거듭남으로써 부활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령이 임하신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완료형이 아니라 지속형이다.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져야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부활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상태가 바로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의 길을 죽을 때까지 걸어야 비로소 구원을 이룰 수 있다. 육이 죽는 것은 바로 재물 등 세상 욕심, 나의 죄적 자아, 자기중심성 등을 죽이고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삶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늘 말씀과 기도를 가까이 해야 한다. 하나님과 말씀과 기도로 교제하는 일은 진심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영적인 교통을 하려는 의지가 전제로 깔려야 한다. 말씀을 통해 나의 육적 자아를 잘 깨달을 수 있다. 나의 육적 자아의 상태를 모른다면 반대로 잠든 상태다. 이것이 넓은 길이다. ‘괜찮아, 죄를 지어도 된다’고 속삭이는 것과 같다.”
- 구체적인 성경 구절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면?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디모데전서 1장 15절)이다. 의를 향해가는 과정에 놓인 신자는 영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태로, 이 때 자신의 영적 실수와 죄를 쉽게 발견한다. 하나님은 행위보다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 이 사람은 영적 목적을 향해 가고 있기에 재빨리 죄를 발견하면 회개하고 털어버린다. 때문에 위 구절은 의를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은 결단코 없고, 오직 죄를 짓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육적 그리스도인에겐 결코 해당되지 않는다. 바울이 말한 ‘나는 죄인의 괴수…’라는 구절은 죄를 전체 ‘10’ 가운데 ‘1’ 밖에 짓지 않는 영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태에서 나의 죄가 쉽게 발견되는 실존을 말하는 바이다. 그래서 이러한 영적 신자는 더욱 완전으로 나아가고자 회개한다.
흙탕물이 옷에 튄 사람은 깨끗하고자 재빨리 털어낸다. 위 본문은 이것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그러나 죄를 짓고 싶은 사람은 흙탕물에 오히려 빠지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용서와 은혜의 복음은 이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죄를 짓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 사람에겐 오히려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교인이 교회를 떠난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교인 수를 유지하고자 진리를 변개하고 있다.
예수님은 구원은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십자가의 길이란 자신의 육적 자아를 끊임없이 죽이는 여정이다. 마태복음 5장 4절의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도 자신의 육적 자아에 대해 애통함으로써 늘 깨어 기도하고 회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육적 자아란?
“첫째, 우상숭배다. 대표적으로 돈, 건강, 자식 등 눈에 보이는 세상을 하나님보다 더욱 관심을 갖고 의지하는 상태다. 하나님을 수단 삼아 기도로 무언가를 얻어낸다는 것도 이와 같다고 본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도 바알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겼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것을 우상숭배라고 규정하고 있다.
둘째, 갈라디아서 5장에 있는 혈기와 분노, 다툼, 방탕, 쾌락, 음행 등이다. 이런 육체의 일을 죽이고 성령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해당 본문에선 육체의 일을 짓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는 믿는 신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래서 구원받는 믿음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말씀과 기도로 항상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죄에 대해 죽고 예수와 함께 부활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씀과 기도에 전념해야 한다. 단 율법적이고 기계적인 행위가 아닌 진정으로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하나님과의 교제로 가능하다. 기도도 30분 이상 해야 깊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로 나아갈 수 있다. 기도는 찬양, 감사, 회개, 간구 순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간구는 세상 유익보다 중보나 자신의 영적 유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좋다. 성경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말씀에 기초해서 목사님이 불신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복음이란 무엇인지?
“복음은 복된 소식(Good News)이다. 복은 구원이다. 지옥 갈 영혼의 상태에서 건짐 받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구원을 받느냐? 올바른 믿음이다. 올바른 믿음은 올바른 순종이 뒤따른다. 올바른 믿음을 위해선 예수와 연합해야 한다. 예수와의 연합은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죽고 다시 사는 것이다. 예수님은 성경에서 지옥을 수없이 강조하고 있다. 바울서신과 공동 서신서도 수없이 구원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회 표어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만과 세상축복을 강조하지 않고, 심판과 진정한 회개와 영적축복(천국)을 말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렇게 정한 이유는?
“보통 ‘부흥’에서 강조하는 것은 기복신앙, 은사주의를 말한다. 물론 이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은사다. 하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처사다. 사랑의 하나님뿐만 아니라 공의의 하나님도 있다. 사랑의 하나님은 바로 ‘지옥’이라는 공의에서 우리를 건져주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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