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교포럼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원동광 목사(사회), 김은혜 교수, 김영석 교수, 강대중 교수, 홍민기 목사 ©수표교교회

수표교교회(담임 김진홍 목사)가 30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당에서 ‘다중전환시대, 미래세대가 그리는 교회는?’이라는 주제로 제14회 수표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래세대가 그리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이번 포럼 취지에 대해 설명한 교회 측은 “현재 한국교회의 주력은 베이비붐 세대(1956~1963년 출생)”라며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고 있다. 이들의 자녀는 MZ세대(1981~2010년출생)로 불린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합친 것”이라고 했다.

교회 측은 “미래는 젊은 세대의 몫”이라며 “미래세대는 초연결 플랫폼 사회 속에서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났다. 문자 이전 시대가 구술에 의존한 권위적인 사회였다면, 인쇄술의 발달과 지식의 대중화는 소수 지식층이 주도하던 중세 사회를 무너뜨렸고, 구텐베르그가 보급한 성서는 종교개혁을 불러왔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는 전혀 다른 인식과 행동의 장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들은 “(미래세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선호를 매우 선택적으로 노출시키고, 메타버스 공간의 연주회나 모임을 즐긴다.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동산이나 주식보다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세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세상에서 일상 깊숙이 자리잡게 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에 미래를 헤쳐나갈 창조성과 적응성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진 이때, 하나님 나라와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엮고, 섞고, 뒤집지 않으면 미래세대를 위한 교회를 준비할 수 없다”고 했다.

원동광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김은혜 교수(장로교신학대학교)와 김영석 교수(배화여대 교목)가 발제했고, 강대중 교수(서울대 교육학과)와 홍민기 목사(명지대 자연캠퍼스 교목)가 논찬했다.

“하나님 사랑의 네트워크, 교회 밖으로 확장해야”

김은혜 교수는 ‘신학적 전환과 목회적 적용: 생태와 기술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구구원’이라는 발제를 통해 전환기적 시대에 교회가 세계와의 소통역량을 회복하고, 이 시대를 가로지르는 정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시대에 부응하는 목회적 적용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로 초래된 혼돈의 시대, 작은 교회를 중심으로 교회가 사라지고 있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와중에 주목해야 하는 교회의 새로운 시대정신은 생태(ecology)와 기술(technology)이 핵심이라고 본다”며 “기후 위기와 첨단 기술의 시대에도 여전히 고통받는 지구를 품으시고 돌보시는 하나님께 길을 물으며 빠르게 흩어지는 성도들을 하나님 사랑의 네트워크 속으로 과감하고 친절하게 인도하는 교
회가 되어야 세상에 희망을 증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하나님은 사랑으로 일하신다는 변치 않는 사실을 믿고, 하나님 사랑의 네트워크와 은총의 연결망을 교회 안에 가두지 말고, 세계와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로 확장해, 세상의 빛이 되고, 시민사회와 공감하며, 지역과 공존하자”고 했다.

“미래세대 특성 맞춰 종교적 체험 할 수 있게”

김영석 교수는 ‘미래세대가 그리는 교회’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지금은 쉽게 부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부흥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다음 세대는 다른 세대(삿 2:3)가 된 지 오래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음 세대를 교회라는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그들이 삶의 전환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며 “MZ세대가 자기 중심적 삶의 ‘한계와 위험’을 깨달아 삶의 전환을 이루어 하나님의 다스림 가운데 삶의 기준과 목표를 재정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영석 교수는 “미래세대가 이성주의보다는 감성적이고, 훈계보다는 설득을 원하며,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스마트한 세대이고, 긴 생각보다는 스피드를 중시하는 특성에 맞추어 종교적 체험을 할 수 있게 인도하는 것이 목회의 핵심”이라고 했다.

한편, 1909년 9월 9일 창립된 수표교교회는 1919년 3.1운동 당시 담임이었던 신석구 목사 등 역대 담임목사 중 3인이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일제 강점기하에서와 해방 후 공산 치하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4인의 목회자를 배출했다. 1984년에 서울 청계천에서 현재의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수표교포럼은 기독교 교단이나 신학대학이 아닌, 개교회에서 평신도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진행해 온학술포럼으로서, 한국교회와 민족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만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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