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교수는 “지난 팬데믹 기간에 문을 닫은 교회가 많게는 7천 개라고도 하고 적게는 3천 개라고도 한다”며 “분명한 것은 교인들의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요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어도 비대면으로 영상 예배하던 맛에 빠져있어 교회 현장에 나오지 않는 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형교회가 미자립교회들의 월세 대주기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스스로 일어서는 일보다 문을 닫는 교회들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일명 ‘가나안’ 교인만 속출했다. 그리고 목사들도 동영상 때문에 인기몰이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유명 인사들의 설교만 심취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선교 현장은 더욱 비참하다. 교인이 줄면 헌금도 줄어든다. 그것은 곧 해외 선교비도 줄 수밖에 없다. 퍼주기 선교에 급급해한 선교사업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라며 “선교지에서 자립은 교회당 지어주고 우물물 파주고 학교 건물 세우고 선한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이뤄진다고 착각해 왔다. 그러기를 30년 넘게 해왔다. 그런데도 선교지는 여전히 퍼주기를 하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는 교회들이 태반”이라고 했다.
이어 “두 가지를 생각한다. 하나는 순수한 복음에 충실한 일꾼을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것이 없이는 목사가 되려는 것은 물주 하나 잡고 평생 궁핍함이 없이 지낼 기회를 잡는 것이다. 복음에 목숨 걸고 영혼을 건지고자 사력을 다하는 일꾼이 아니라 한국 선교사들이 주는 월급을 위해서 사역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내가 창조 이래 처음으로 아프리카 땅을 디딘 나라가 케냐이다. 척박한 땅, 먼지가 푸석푸석 날리는 땅, 물도 별로 없고 먹을 것도 많지 않은 지역을 둘러보았다. 그래도 그런 환경에서 이들은 시집하고 장가가고 먹고 마시며 살아왔다”며 “가축들도 들짐승들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굳이 우물 만들어 주고 교회당 지어줄 이유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키우면 그 사람이 다른 충성스러운 일꾼을 가르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당장 먹을 양식일 수 있다”며 “마실 물일 수 있다. 그러나 참된 복음 외에는 이들의 삶을 갱신할 수 있는 방편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하나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들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교사들을 지원하면서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충분히 지원하되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퍼주기 돈은 깨진 바가지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그 돈으로 차라리 선교사들이 궁핍하게 살지 않게 하고 사람 살리는 교육에 전념케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교육에 필요한 도서관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따온 사람들이 무지기 수로 많은데 그들이 생활고에 염려하지 않게 된다면 선교지에서 양질의 신학교육과 성경 교육을 통하여 올바른 지식을 가진 참된 일꾼들을 길러내는 일을 훨씬 효과적으로 감당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에게 인기를 끄는 선교사업자가 아니라 진리를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일꾼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한국의 교회 성장이 퍼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신학교육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이 거의 엘리트들이 왔듯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도 엘리트 교사들이다. 선교지에는 더없이 필요하다”며 “은퇴 교수들도 평안히 노후를 즐기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교수 선교사로 사역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내가 케냐 땅에 와서 강의 첫 시간부터 처음 들어보는 메시지라며 더 할 수 없냐는 요구가 빗발친다. 점심까지 건너뛰면서 더 들려달라고 요구한다. 언제 다시 오느냐 물어 내년에 온다고 하니 너무 멀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마실 물이 없어서 갈함이 있는 것이 아니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 심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며 “퍼주기를 멈추고 우리에게 있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걷게 하고 뛰게 하고 하나님을 높이게 하는 역사를 이루어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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