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성경박물관의 지도자들은 1917년 불가리아 군대가 약탈한 10세기 복음서 사본을 공식 반환하기 위해 최근 그리스를 방문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Evangelistary Manuscript 220’으로 알려진 이 사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복음서 필사본 중 하나이며 제1차 세계대전 중 그리스의 코시니트자(Kosinitza) 수도원에서 약탈당한 수백여개의 귀중품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성경박물관은 이를 알지 못한 채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본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반환식이 최근 미국의 엘피도포로스 대주교가 주재하는 가운데 드라마의 역사적인 수도원에서 거행됐다고 CP는 전했다. 이 행사에는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청 문서담당자 아가타엥겔로스 시스코스와 하비라비 회장이자 성경박물관 설립자인 스티브 그린(Steve Green)이 참석했다.
이날 그린 회장은 크산티의 판텔레이몬 메트로폴리탄으로부터 드라마 메트로폴리스의 최고 영예인 ‘그랜드 크로스’(Grand Cross)를 수상했다.
그린 회장은 제프리 클로하 수석 큐레이터, 브라이언 하이랜드 중세 필사본 부큐레이터, 엘리자베스 프로드로무 성경박물관 이사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CP에 “성경사본과 성경과 관련된 종교적인 물품을 상설 전시하기 위해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와 협력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르톨로메오 1세 동방정교회 세계 총대주교는 박물관 측이 사본을 돌려준 데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수도원에서 약탈된 종교적 유물이 공식적으로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가 신자들과 예술 및 역사학자들, 영적 교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수도원과 기독교 세계에 진정한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 사본은 도난당하기 전에 수백 년 동안 종교 행사에서 사용되었다고 CP는 전했다.
클로하 수석 큐레이터는 “이 사본은 그리스어로 된 신약 역사의 일부로서 중요하지만, 한 세기가 지난 폭력과 신성모독의 날에 기도와 헌신을 위해 그것을 사용했던 두 개의 공동체에 대해 알려준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이 사본은 새로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 빛을 끄려했지만 이 사본이 계속해서 빛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재결합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성경박물관은 지난 2020년, 동방정교회 세계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에게 소장본을 반환할 것을 알렸다. 그러자 총대주교는 2021년 10월부터 박물관이 해당 사본을 전시할 수 있도록 임시 허용했다.
또한 총대주교는 반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물관의 상설 전시 행사에 3개의 사본을 추가로 대여해 줬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성경박물관은 소장품이 암거래된 유물인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불법 유출로 판명된 유물들을 반환해왔다.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제프리 클로하는 뉴욕타임스(NYT)에 “분명히 시장에는 어려움이 있다. 시장에서 얼마 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년간 합법적이지 않은 출처의 유물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시행 중인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세부 사항을 전부 기입하지 않으면 (매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10년 전과는 과정이 매우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성경박물관은 파피루스 조각 필사본을 포함한 이집트 유물 5천여 점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 정부에 이양했다. 미국 정부는 그해 1월 27일 유물 일체를 이집트 수도 카이로 공항을 통해 본국에 반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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