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심과 2심은 “북구청의 공사중지 명령 처분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주민 민원만을 이유로 이뤄진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한편 대구 북구경찰서는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를 방해한 혐의로 70~80대 여성 2명을 지난 27일 검찰에 송치했고 밝혔다.
지난 8월 30일 대현동 주민 2명은 이슬람 사원 공사 현장 인근에 쌓인 모래 더미 위에 계속 눕는 등 사원 공사 중지를 호소했다. 그러자 경찰은 “이슬람 사원 공사를 방해하지 말라” 등을 확성기로 경고했고, 이에 불응한 여성 2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여경들이 할머니 2명을 연행하면서 이 중 80대 여성 한 명이 전치 2주 부상을 받고 종합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현동 주민들은 주택 밀집지역인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이 들어선다면 종교활동으로 인해 소음·일상생활 지장 등 생활권 및 재산권 침해 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북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북구청이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에 공사중치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응한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이 북구청을 상대로 공사 중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김정애 대구무슬림모스크사원 비대위 부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심 판결에서 이미 이 문제는 양측에서 합의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래서 대법원이 대현동 주민에게 내린 패소 판결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광식 북구청장이 올해 지방선거 후보자 토론 때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분쟁의 중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당선된 후에는 갈등 중재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경북대와 주변 무슬림들 수백 명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매일 5번 씩 기도하러 이 비좁은 대현동 골목길을 따라 사원으로 왔다갔다 거린다면, 주민들은 소음·번잡함 등에 시달릴 것”이라며 “또 지난 라마단 40일 기간 동안 시끄러움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라마단 기간 동안 새벽에 확성기를 키면서 시끄럽게 하는데, 무슬림들은 그것이 자기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이라며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개념이나 인지도 없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행사를 이행할 권리만 내세울 뿐, 주민들에게 미칠 피해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종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그러한 이슬람 율법의식을 지키는 이슬람 교도들이 주택밀집지역이 아니라 상가나 외곽지역 같은 곳에 옮겨 사원을 운영한다면, 집에서 쉼을 누리고 싶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대구 북구청이 지난 8월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자 중재회의를 개최했지만, 사원 건축주들과 이 일대 주민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종결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북구청은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가 재개될 예정인 현재 부지를 매입해 ‘이슬람 사원 건축 부지 이전을 위한 비용’을 보상하는 중재안을 사원 건축주 측에 제시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슬람 사원 건축주 관계자 A씨에게 입장을 듣고자 휴대폰을 통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칠만큼 밤새 소음을 내는 라마단 율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가” “주택밀집지역보다 도로변이나 상가 지역으로 사원을 이전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종교생활을 할 생각은 없는지” “앞선 북구청의 피해 보상과 관련한 중재안을 왜 계속 거부하는지”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유로 북구청의 중재안을 거부한다면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이슬람 율법의 정신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를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그러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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