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죄에 대한 정의(定意)를 새롭게 내렸습니다. 말로 형제에게 바보라고 모욕하여 상처를 주면 살인이라고 했습니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으면 마음에 이미 간음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시는 율법의 규정을 행동으로 위반하는 것만 죄로 간주하던 때였습니다. 예수님은 말과 생각으로 짓는 잘못도 죄에 포함시켰는데 가히 혁명적이고도 심오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인터넷 SNS 댓글로 인격적 모독을 받으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음란하고 사악한 생각을 하게 되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자도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가장 위대한 도덕선생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네델란드의 어떤 시인이 죽어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꿈을 꾸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일생의 행적이 기록된 책을 펴서보고 있었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행동으로 범한 죄들이 큰 글씨로 적혀 있었는데 많은 것들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페이지에는 말로 범한 죄들이었는데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기록되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것이 기억나는 것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셋째 페이지에는 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알아볼 만큼 미세한 글씨로 적혔는데 생각으로 범한 죄였고 거의 대부분이 기억도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끝났나보다 했는데 한 페이지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글자로 기록된 것은 하나도 없고 페이지 전체가 완전히 새카만 먹지였습니다. 하나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물었더니 그것이 바로 네 영혼 자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오직 흑암뿐인 영혼이라니 너무 놀라고 두려워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간증했습니다.
예수님도 이와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밖에서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인간을 더럽게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악한 생각, 살인, 간음, 음란, 도적질, 거짓 증거, 훼방뿐이라고 선언했습니다(마15:16-20). 인간은 외부의 환경과 다른 사람 때문에 죄를 짓고 그래서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인간 자체가 본래부터 죄의 덩어리로 죄인이기에 죄를 짓는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을 바꿔 말하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종교뿐이라는 것입니다. 밖에서 인간에게 들어가는 것이 죄라는 행동을 유발한다면 죄를 안 지으려고 노력하고 바깥을 고치며 말과 생각을 잘 다스리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선행을 해서 하나님의 합격점에 들어서 구원을 취득하기 위해서 인간이 당당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구원을 가르치는 종교가 그 첫째입니다.
반면에 인간 자체가 죄인이라면 인간을 만드신 분이 인간을 새롭게 뜯어고쳐야만 합니다. 하나님 그분이 인간을 깨끗케 해주려고 이 땅에 내려와서 구원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인간이 죄악의 덩어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순순히 인정할 인간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인 것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반응이자 결과였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그런 최악의 죄악에 대한 형벌마저도 예수님의 죽음으로 대신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그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성령이 간섭하여 새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주는 것이 기독교의 구원입니다.
이 둘 중의 하나는 진리이고 다른 쪽은 비진리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에 이런저런 잘못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이 기독교 자체일 수는 결코 없습니다. 그것 또한 아직도 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한 인간 죄인들이 만들어내는 죄악일 뿐입니다.
자신의 영적인 실상이 말씀드린 둘 중의 어느 것에 해당되는지 스스로 정말로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예수님은 마음에서 악한 생각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죄악과 선행 중에 어느 것을 더 손쉽게 자주 행하고 있는지만 살펴봐도 간단히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그럼 어떤 구원의 길이 옳은지도 분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고 모든 죄가 외부의 탓이라고 여기면서 행동의 죄를 고칠 자신이 있다면 세상 어떤 종교를 믿어도 됩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근본적으로 내 자신에게 문제와 원인이 있다고 여겨지면 성경의 예수님과 그 십자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배우고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2021/6/30
* 이 글은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박진호 목사(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 담임)가 그의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올린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맨 아래 숫자는 글이 박 목사의 웹페이지에 공개된 날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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