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신학회(윤철호 회장, 장신대)가 8~9일 2일간 경기도 양평군 소재 양평 더힐하우스에서 온신학집중세미나를 개최한다.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되었다.
첫날 ‘기후변화, 생태계 위기 시대의 기독교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한 윤철호 교수는 “기독교 생태 정의의 특징은 생태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돌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개발도상국의 노인, 여성, 어린들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에 가장 취약한 약자”라며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사회적·생태적 약자의 보호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기후 위기로 인해 종말의 시계가 자정을 알리기 1분 전의 상황이다. WMO(세계기상기구)는 2021년 한 해 전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09도 높았다고 보고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에 기인했다는 과학적 증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 안에서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아직 부족하다”며 “많은 신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믿음 생활이나 구원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기후변화와 생태계 문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통해 교회 안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증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기독교의 과제는 신학적 과제와 실천적 과제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신학적 과제를 생태학적 창조신학 관점에서 말하면 성서는 자연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로 말한다”며 “모든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다(시 19:1). 따러서 창조세계로서 자연은 단지 인간의 유익을 위한 도구적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본유적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이어 “창조세계는 하나의 성례전으로서 하나님께서 임재·현존하시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존 칼빈은 하나님의 영광이 창조세계 안에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시편 11장 4절을 인용해 하늘을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성전으로 묘사했다”며 “하나님은 온 우주의 창조자로서 모든 존재의 근원이자 영을 통해 창조세계 안에 현존하신다. 무한자이신 하나님에게는 밖 또는 외부가 없다. 창조세계의 모든 존재는 하나님의 현존을 벗어날 수 없다. 창조자 하나님은 창조세계 안에 내주하신다”고 햇다.
또한 “위르겐 몰트만은 피조물 안의 내주를 의미하는 ‘쉐히나’ 개념과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상을 근거해서 ‘우리는 무한한 하나님이 유한한 창조세계를 자신의 환경으로 만들면서 그 안에 내주하신다는 경이로운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온 창조세계는 하나님이 내주하실 수 있는 하나님의 집, 성전 그리고 하나님의 쉬실 수 있는 본향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구원과 창조에 관해 말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자 땅의 형상”이라며 “성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창조세계를 다스리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증언한다(창 1:28, 2:15).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다른 모든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대리자이며, 또 땅의 형상, 흙으로 창조되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다른 피조물보다 생물학적으로 특별한 위치에 있지 않다. 다른 생물과 혼(네페쉬)을 공유한다(창 1:24)”며 “다른 피조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별함은 존재론적 특성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특권을 은혜로 부여받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고 돌보는 청지기로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인간은 창조세계 내 존재로서 창조세계의 모든 피조물과 공생·공존하는 공동 운명체이기에 자연을 파괴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성서가 약속하는 구원은 단지 영혼만의 구원이 아니라 종말론적인 창조세계의 완성과 더불어 일어나는 몸의 부활을 통한 전인적 구원”이라며 “성서의 구원은 단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위한 것으로, 영적, 사회적 차원을 넘어 생태계 전체의 구원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는 역사의 종말에 창조세계를 폐기하고 도래하는 나라가 아니라 창조세계의 종말론적 변화와 함께 도래하는 나라이다. 새 창조는 옛 창조를 폐기하지 않고 변화시키고 완성한다. 영생은 옛 창조세계와 분리된 영적 세계에서의 생이 아니라, 옛 하늘과 옛 땅의 종말론적 변화와 함께 도래하는 새 하늘과 새 땅세어의 생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구원은 창조세계의 종말론적인 완성과 더불어 완성된다”고 했다.
더불어 “몰트만은 ‘우리는 이 땅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 땅과 함께 구원을 받는다. 땅 없는 구원은 없다’고 말했다”며 “파괴된 자연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것은 통전적인 구원과 창조의 완성을 위한 조건”이라고 했다.
특히 “오늘날 ‘빅 히스토리’로 표현되는 광대한 우주의 역사 속에서 고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적 세계관 안에서 형성된 인간 중심적 구원신학은 극복되어야 한다”며 “온 우주의 역사를 포괄하는 창조신학이 교회의 구원 선포와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위한 포괄적 지평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초의 하나님의 창조 프로젝트는 계속적 창조의 과정을 거쳐 종말론적 미래의 새 창조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 이 종말론적 미래의 새 창조 안에서 인간과 모든 자연의 구원을 포함하는 하나님의 창조 프로젝트가 완성될 것”이라며 “파괴된 자연을 다시 살리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 뿐 아니라 전 창조세계의 온전한 구원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했다.
그는 “두 번째로 실천적 과제를 말하면, 교회는 개인 영혼의 구원 뿐 만 아니라 전 창조세계의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창조세계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생태 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그러나 교회에 요구되는 근본적인 과제는 올바른 생태학적 창조신학과 영성을 정립하고 그것을 교회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먼저, 교회 지도자들에게 올바른 생태학적 창조신학의 정립이 요구되며, 자연의 회복과 보전이 그리스도인의 지상과제 가운데 하나라는 깨달음이 목회자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목회자는 창조자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생태학적 창조신학의 관점에서 정립하고, 교인들에게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야 할 신학적 당위성을 제시하고, 생태계 위기를 초래하는 탐욕적인 소비문화로부터 돌아서도록 삶의 전환을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세미나와 학술대회 또는 환경보호 교육 및 활동 등을 통해 기후변화와 생태계 위기의 문제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과 참여를 높이고, 교계적으로는 범 교단적·초 교파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축소와 생태계 살리기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며 “사회적으로는 시민들과 연대하여 국가와 공공기관이 환경보호 정책을 올바로 수행하도록 촉구하는 일에 참여하고,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윤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 실천할 수 있는 사례들로 과도한 소비 줄이기, 커피와 샴푸·린스 드의 사용 줄이기, 지역 내 생산되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식품 소비하기,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리기 등을 말했다.
이어서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선교적 교회’라는 주제로 이도영 목사(더불어숲동산교회)가 강연이 진행되었다.
한편, 오는 9일에는 김명용 전 총장(온신학아카데미 원장)이 ‘세계교회의 위기와 극복의 길’주제로 강연, 윤철호 교수, 이도영 목사, 김명용 전 총장의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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