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용 목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예장 합신 교단지인 기독교개혁신보에 ‘어떤 삶을 신령한 삶이라 할 수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최근 게재했다.
박 목사는 이 글에서 “성도의 영성은 그가 성경이 가르치는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며 사느냐에 달려있다. 사랑은 성령의 은사가 아니요 성령의 열매”라며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말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에서 그 구체성이 나타나고(요 3:16), 그리스도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말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에서 그 구체성을 찾을 수 있다(롬 5:8, 빌 2:5-11)”고 했다.
이어 “십자가의 길이 쉬운 길이었다면 예수님은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간청하셨겠는가?”라며 “성도들은 그리스도가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하시면서 사신 것처럼 성도들도 매일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첫째, 성도의 영성은 인내를 통해 낱타난다. 인내는 사랑의 수동적 특성으로 하나님의 시간 스케줄을 기다리며, 시련을 참고 화가 치밀어 올라올 때, 참는 것”이라며 “인내는 다른 사람의 연약성을 보고도 참는 것이다(약 5:9).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 10:22)고 가르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둘째, 성도의 영성은 친절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고린도전서 13장 4절의 표현은 ‘사랑은 온유하며’로 되어 있지만 사실상 여기 사용된 온유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마5:5) 할 때의 온유(prawis)와 다른 의미로 친절이란 뜻”이라고 했다.
아울러 “친절은 사랑의 능동적 특성으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며,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친절은 상대방에게 전하는 말 한바디나 한 행동이 상대방의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해 주는 기능이 있다”며 “상대방을 사랑하는 때는 친절을 통해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 때”라고 했다.
박 목사는 또 “셋째, 성도의 영성은 관용을 베푸는 것으로 드러난다. 관용은 투기와 반대되는 용어로, 상대방을 자기 품 안에 품는 행위로,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고 가르친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고는 상대방에게 관용을 베풀 수 없다. 성도의 영성은 대적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가슴에서 확인된다”고 했다.
그는 “넷째, 성도의 영성은 겸손한 행동을 통해 나타난다. 교만이 최악의 죄라면 겸손은 최선의 덕목이다(잠 16:18). 그래서 성경은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잠 18:12)라고 가르친다. 바울 사도가 ‘자기를 비어 자기를 낮추시고’(빌 2:7-8)라는 표현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묘사한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겸손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런 겸손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섯째, 성도의 영성은 예쩔을 지킴으로 실천된다. 상대방을 사랑하면 상대방에 대해 예의 범절을 지키며,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데서 나타난다”며 “가령 사회에서 공공기물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은 다음에 사용할 사람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며, 줄을 설 때 새치기하지 않는 것은 줄을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섯째, 성도의 영성은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은 이타적인 삶의 모습이다”라며 “행복은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주는 데 있다(행 20:35)”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일곱째, 성도의 영성은 온순한 성품을 통해 드러난다. 온순한 성품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성품을 뜻하며, 급한 성미는 인간 본성의 가장 파괴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했다.
또 “여덟째, 성도의 영성은 정직한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직은 동기가 불순하지 않고, 밝은 면을 바라보며, 모든 행위를 가장 좋게 평가하는 것”이라며 “정직한 사람의 주변에선 사람들이 안도감을 갖게 되고, 마음이 즐겁고 느슨해지며, 많은 격려를 받게 된다. 영성이 풍부한 성도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홉째, 성도의 영성은 진리를 기뻐하게 돼 있다. 영성이 풍부한 사람은 상대방을 이용해서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어 내지 않으며 바른 심성을 갖고 상대방과 관계를 유지한다”며 “성도의 영성은 항상 진리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성도는 성령의 은사를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별히 성령께 의지해 성령의 열매를 실행하며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런 삶이 신령한 삶이요, ‘▲인내▲친절▲관용▲겸손▲예의범절▲자기 희생▲온순▲거짓을 미워함▲진리 안에서 사시는’ 그리스도의 삶을 닮아가는 삶”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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