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현 센터장은 정 전 실장이 지난 17일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탈북선원들의 범죄 행각에 대해서는 각종 의문점이 있으나, 이는 추후 검찰 수사를 통해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정 전 실장이 입장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전 정부 관계자들이 공직자로서 그 당시 법과 절차에 따라 최선의 결정을 했다면 지금 미국에 있는 서훈 전 국정원장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 즉시 귀국하여 검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북한 동포들이 귀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라며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이 여야 간의 정치적 분쟁으로 비화되어 진실을 규명하지 않고 정치적 타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센터장은 “정의용 전 실장이 국내법과 판례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이를 정쟁의 문제로 몰아간다”며 아래와 같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정 전 실장은 입장문에서 국내법에 따라 강제송환(추방) 결정을 했다고 밝혔으나, 남한 영내에서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를 받는 탈북민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할 수 있는 국내법(북한이탈주민법, 난민법, 출입국관리법 등)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이어 “정 전 실장이 인용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11.12.선고, 2004도4044)와 헌재 결정(2006.6.30.선고, 2003헌바114)은 박지원씨 대북송금 재판에서 남한과 북한 주민 사이의 외국환 거래에 대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우리 헌법 제3조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하고 있으므로 북한은 외국환거래법 소정의 외국으로, 북한 주민을 외국인으로 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면서, 예외적으로 개별 법률의 적용이나 준용에 있어서는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외국 또는 외국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 규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도 없이 위 대법원 판례와 헌재 결정을 근거로 외국인이 적용 대상인 국내법을 북한이탈주민(탈북민)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에는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명시적으로 밝힌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누1221)와 헌재 결정(헌재 2000. 8. 31. 선고, 97헌가12)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이 사건에 적용할 수도 없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11.12.선고, 2004도4044)와 헌재 결정(2006.6.30.선고, 2003헌바114)을 인용하면서, 이마저도 대법원 판례 및 헌재 결정의 내용과 취지를 왜곡하여 탈북선원들을 강제 북송하였다”고 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전 정부 관계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결정적 오류의 출발점은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점이다. 북한이탈주민법은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통상 이를 ’귀순 의사‘라고 함)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에게 적용되고, 아무리 살인 등 흉악범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귀순의사를 표시했으면 북한이탈주민법을 적용하여 이 법 제9조(보호결정의 기준)에 따라 비보호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다는 자의적이고 불필요한 판단을 개입시켜 비보호 결정이 아닌 강제 북송이라는 위법한 결정을 하였다”고 했다.
특히 “정 전 실장은 탈북선원들의 자백만으로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입장문에서 밝혔으나, 이 사건의 경우 탈북선원들의 자백 이외에 타고 온 선박이 있었고, 선박 내에는 혈흔 등 범죄 흔적이 있었다고 통일부에서도 밝혔으며,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족할 뿐 아니라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고 대법원은 판시하고 있고, 탈북선원이 2명이므로 각자의 진술이 상대방에 대한 보강증거가 되기 때문에 정 전실장의 주장은 사실에 반할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정 전실장은 북한지역에서 북한주민이 다른 북한주민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우리 법원이 형사관할권(재판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다고 밝혔으나, 수원지방법원 2013고합846 사건에서 우리 법원은 탈북하기 전 북한주민(국가안전보위부 소속)이었던 피고인이 북한지역에서 다른 탈북민을 상대로 약취·유인을 시도한 사건에서 재판을 행사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한 사례가 있었고, 오히려 이 사건과 같이 본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북송한 사례는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고 했다.
한편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는 북한 인권 개선 및 침해 구제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로 ▲분단으로 인한 한반도 갈등, 상처, 증오 치유 ▲인권실현을 위한 법치 기반 과거청산과 피해자 구제 ▲남북 사람들의 인권기반 공동체 형성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