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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 동성 장교와 수차례 성행위를 했던 전직 장교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1-2형사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지난 23일 군인간 항문성교를 금지하고 있는 군형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예비역 중위 A씨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타 부대 소속 중위 B씨와 합의 하에 6차례 동성간 성관계 등을 가져 군형법 제92조6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위 조항은 ‘군인 또는 준 군인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1심 재판부는 “이 조항으로 상대방 군인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항문성교 등을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자유 등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 결정”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 4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다른 사건의 상고심에서도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성행위의 경우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군대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두 보호법익 중 어떤 것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처벌 대상으로 삼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었다.

그러나 25년 동안 장교로 복무한 예비역 중령 김영길 목사(바른군인권연구소 소장, 예자연 사무총장)는 “서울북부지법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내린 이번 2심 판결은 군 조직의 특수성을 간과했다”며 “군대에서 상급장교가 하급장교에게 ‘위력’으로 행한 동성간 성폭행도 상급자 명령에 따라 ‘상호간 합의’로 둔갑돼, 얼마든지 하급자의 피해호소를 입막음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소장은 “군인 간 항문성교를 금지한 군형법 조항은 군대에서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 위력에 의한 동성간성폭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자 제정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A와 B씨의 동성간성관계가 상호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해도, 이를 성적자기결정권으로 인정할 경우 군대 조직의 특수성과도 부합하지 않는 인권 개념으로, 자칫 군 기강을 헤이하게 만들고 국가 안보를 저해할까봐 매우 우려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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