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의 기후 변화와 가뭄으로 수많은 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났다. 가족 대부분은 집과 가축, 농지를 잃었다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의 기후 변화와 가뭄으로 수많은 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났다. 가족 대부분은 집과 가축, 농지를 잃었다. ©유엔난민기구 제공

유엔난민기구는 강제로 집을 잃은 사람들의 수가 지난 10년간 매년 증가해 1억 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이는 유엔난민기구가 강제 이주민 수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로, 평화를 위한 새로운 공동의 노력 없이는 이러한 추세를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공개된 유엔난민기구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전쟁, 폭력 사태, 박해 및 인권 침해를 피해 강제로 집을 떠난 사람들의 수는 약 893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말 824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8% 증가한 것으로 강제 이주민의 수가 10 년 전보다 2 배 이상 늘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동향 보고서 수치 집계 기준인 2021년 말 이후에도 강제 이주민 숫자는 계속 증가해 2022년 5월에는 1억 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크고 급격한 규모의 실향 사태를 야기했고,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전 세계 긴급 사태들은 전체 강제 이주민 수를 1 억 명 이상으로 만들었다. 1억 명은 전 세계 인구 1%를 넘는 수치로, 세계에서 1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의 국민 숫자와 비슷하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보호대상자 숫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980만 명이었던 숫자는 2021년 말 1130만 명으로 늘어 15%나 증가했고, 이들 중 76%가 여성과 어린이다. 전체 보호대상자 중 국내실향민이 44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난민(420만 명), 무국적자(240만 명), 난민 신청자(20만 6000 명)가 뒤를 이었다. 본국이나 고향으로 돌아간 귀환민 중 난민은 1600명, 국내실향민은 110만 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난민의 95%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파키스탄(150만 명)이 난민과 난민 신청자를 가장 많이 보호하는 국가로 이름을 올렸고, 방글라데시(91만 9000명)와 이란(79만 8000명)이 그 뒤를 따랐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강제 이주민의 수는 매년 증가했다”며 “국제 사회가 힘을 모아 이러한 인류의 비극을 논의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지속가능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 이 참담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분쟁이 급격히 증가해 새로운 실향민들의 수가 증가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23개국에서 약 8억 5천만 명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분쟁을 겪어야 했다. 이와 함께, 식량 부족, 인플레이션 및 기후 위기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간다, 차드 등 많은 국가들에 새로운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2020년 2640만 명이었던 난민이 2021년에는 약 2710만 명으로 늘었다. 또한, 난민 대다수는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이웃 국가들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해 난민 신청자 숫자도 지난해 (410만 명)보다 11% 증가한 460만여 명을 기록했다.

또한, 2021년은 자국 내에서 집을 잃은 사람들의 수가 15년 연속으로 증가한 해이기도 하다. 미얀마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점점 증가하는 폭력 사태 및 분쟁으로 인해 국내실향민의 수는 약 5320만 명으로 증가했다.

강제 실향의 증가 추세 및 규모는 귀환, 재정착, 현지 통합과 같은 실향민들을 위한 해결책이 마련되는 속도를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는 일말의 희망이 담겨 있다. 2021년에 귀환한 난민 및 국내실향민의 수가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자발적 귀환 사례는 2020년보다 71% 증가했다. 또한, 8만 1200여 명의 무국적자들도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국적을 얻게 돼 무국적 종식을 위한 유엔난민기구의 #IBelong 캠페인이 시작된 2014년 이래로 가장 큰 규모로 무국적자수가 감소했다.

그란디 최고대표는 “지금 우리는 난민들이 새롭게 발생하고 기존의 난민 상황들이 재점화되거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을 목격하고 있지만, 강제 이주민들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국가와 지역도 많다”면서 코트디부아르인들의 귀환을 위해 여러 지역이 협력했던 것을 우수 사례로 들었다. 이어 그는 “코트디부아르인 귀환처럼 이러한 중요한 결정이 반드시 다른 곳에서도 이뤄지고,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난민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