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가 10일 오전 서울 논현동 서울영동교회(담임 정현규 목사)에서 ‘한국 복음주의 흐름과 로잔운동’이라는 주제로 6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에선 정현규 목사의 사회로 최성은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지구촌교회 담임)가 설교했으며, 이어진 발표회를 통해 김영한 박사(한복협 자문위원, 숭실대 명예교수)가 ‘한국 복음주의의 현재와 미래’,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선교학)가 ‘한국 복음주의와 로잔운동’이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먼저 ‘로잔의 정신’(마태복음 4:23~24, 9:35~3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성은 목사는 “로잔운동은 근본적으로 기독교 복음주의의 분열에 대한 위기에서 출발했다. 18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계몽주의와 이에 영향을 받은 기독교 자유주의 신학, 비성경적 모순 등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로잔운동은 성경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가르치는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다. 로잔의 선언문들은 성경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로잔언약의 입안자인 존 스토트의 신학과 사역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로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는 말씀인 텍스트와 인간들의 삶인 컨텍스트 사이에서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한 목회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복음 전도자는 그것이 갖고 있는 성경적 메시지를 분명히 가르치고 전파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복음 전도자는 복음의 관심이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복음의 핵심이신 예수님은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며 그들을 치유하셨다. 사람들의 상황 가운데 있는 아픔과 고통을 불쌍히 여기시고 치유하는 것이 복음의 온전성, 통전성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최 목사는 “한국 교계, 정치, 세대는 오늘날 극렬하게 극단으로 치우치고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사탄의 전략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2024년도 로잔대회가 하나님께서 한국교계에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복음의 온전성, 통전성을 완성한다면 한국교회에 마지막으로 주신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날 것임을 소망하며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강연한 김영한 교수는 “한국복음주의 운동은 기독교의 축이 남반구로 옮겨진 시대에 북반구의 신생교회이자, 세계기독교의 활력 운동으로서 오늘날 지구촌 교회가 예언자적이고 사도적인 보편적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로 갱신되도록 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한국이 2021년 유엔으로부터 선진국이란 지위를 부여받은 것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는 쇠잔해가는 북반구에서 유일하게 활력이 있어 동성애를 막아내고 종교다원주의를 허용하지 않고 이슬람이 영향을 갖지 않은 교회”라고 했다.
그는 “그 배후에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미국 19세기의 청교도적 복음을 지닌 북장로교와 남장로교, 그리고 청교도적 감리교, 성결교가 청교도적 복음으로 무장한 청교도 선교사(언더우드, 아펜젤러, 마포삼열, 베어드 등)를 보내 줌으로써 오늘날 한국교회가 청교도 복음주의로 주도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한국교회는 신학적 자유주의가 세력을 펴지 못하는 보수 정통신학이 주도권을 갖고 미국 다음으로 선교 대국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 한국교회는 교인 수를 자랑하지 말고 질적으로 새로워져 한국사회와 아시아교회와 세계 교회를 섬기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것은 분리주의 길이나 혼합주의 길이 아니라 구약 예언자, 신약 사도와 중세 교부, 근대 종교개혁자, 청교도들의 신앙과 신학을 오늘날 새롭게 계승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거스틴은 4세기에 로마 박해시 배교자들과 결별을 선언하고 공교회를 떠난 도나티스트(Donatists)들의 분리주의의 길을 허용하지 않았다. 역사적 개혁교회는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기독교 교단들과 교류를 함으로써 하나의 그리스도의 몸인 보편적으로 거룩한 사도적 교회에 소속됨을 보여줘야 했다. 예장 합동 및 통합, 감리교, 성결교 등 한국교회는 WEA(세계복음주의연맹)와 교류를 끊을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세계복음주의운동 및 세계교회 연합과 교류에 헌신하고 공헌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2024년 9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4회 세계로잔대회에서 한국복음주의운동은 총체적으로 협력해 1974년 로잔언약, 1989년 마닐라 선언, 2010년 케이프타운서약에 이어 2024년 인천 선언이 나올 수 있도록 한복협이 도와야 할 것”이라며 “한복협과 한국교회는 한국로잔위원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후에서 돕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최형근 교수는 “로잔운동의 정신과 신학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라는 로잔운동의 슬로건에 담겨 있다. 역사적으로 20세기 선교운동을 고찰해 볼 때, 에큐매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 간의 ‘복음전도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슈와 연관된 갈등과 대립 그리고 도전과 응전의 형태를 띠고 전개되었다”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 역사에서 복음전파와 교회의 확장은 선교활동을 통해 전개되었으며, 다양한 선교활동은 다양한 신학적 견해들로 제기되었다. 따라서 선교는 신학의 어머니며 교회의 어머니라고 볼 수 있다. 로잔운동은 20세기와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에큐매니칼 진영의 선교신학에 대한 복음주의적 대응이 형태를 띠어왔다”고 했다.
이어 “에큐매니칼 선교신학은 복음주의 선교신학의 발전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복음주의 선교신학은 이 과정에서 변화하는 세상에서 불변하는 복음에 기초하여 하나님의 선교와 교회의 선교에 대한 로잔운동의 원리를 폭넒게 수용하고 발전시키며 복음주의 상황화 신학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로잔대회를 비롯한 복음주의 진영의 여러 대회가 에큐메니칼 진영의 선교적 의제에 대한 대응으로 개최된 점에서, 그 한계를 지적할 수 있지만 역사는 항상 도전과 응전이라는 변증법에 의해 발전되기에 현대 복음주의 신학과 선교 또한 역사적 에큐매니칼 운동에 대한 응전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4차 로잔대회는 2024년 로잔운동 50주년을 맞아 일본과 공동초청으로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되었다. 로잔운동의 원리들 가운데 하나인 ‘변화하는 세상에서 불편하는 복음’을 온 교회가 온 세상에 전한다는 슬로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과 연관된 하나님의 선교의 종말론적 완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끝으로 최 교수는 “제4차 로잔대회의 개최를 앞두고 한국로잔위원회는 사단법인화를 했으며 아시아 교회들과 함께 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로잔운동의 정신인 겸손·정직·단순성을 재발견하고 교회의 삶에 실천하므로 한국사회에 소금과 빛이 될 뿐 아니라 교회를 갱신하고 개혁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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