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임주은 연구원이 최근 문화선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엔데믹 시대, 팝업스토어의 진화 그리고 교회의 과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임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한참 심각했던 팬데믹 시대, 사람들은 인파를 피해 ‘집’이나 혹은 ‘가상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MZ세대는 이러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집콕 문화’를 만들어냈고, ‘메타버스’에서 만나고 소통하며 소비생활까지 즐겼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엔데믹(endemic) 시대에 접어들며, MZ세대의 놀이터가 ‘집’이나 ‘가상공간’에서 다시 오프라인으로 바뀌고 있다”며 “눈으로 구경하고 몸소 체험하며, 인증샷도 찍고, 굿즈도 받아볼 수 있는 곳.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모두 무료인 곳. 바로 ‘팝업스토어’이다. 팝업스토어란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잠깐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또한 “적은 규모의 매장으로, 한정된 기간에만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업에게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꼽혀왔었다. 그런데 요즘, 이 팝업스토어의 진화가 예사롭지 않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목적이나 특성들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들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과거 팝업스토어가 정식 매장 오픈에 대한 부담을 덜고,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며 판매 전략을 높이는 데에만 이익을 두었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설명하고, 소통하며 ‘이색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한마디로, MZ 맞춤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팝업스토어는 꼭 소비할 심상이 아니어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 재미있게 즐기면서도 때로는 그곳에 담긴 사회적 가치들을 보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며 “어차피 ‘사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곳임을 알면서도 자꾸 가보고 싶게 되는 곳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는 시기. 교회는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어주어야 하며, 또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교회가 고민해야 할, 이 시대에 맞는 선교적 방식은 무엇일까”라고 했다.
이어 “사실 이러한 팝업스토어는 교회에도 계속 있어왔다.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전도를 하고, 교회로 초청하여 교회 공동체를 유사 경험시켜주는 행사들 말이다. 이를테면 ‘일일 찻집’, ‘노방 전도’ 혹은 ‘총동원 전도주일’ 등‥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꽤 괜찮은 선교 방식으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일시적인 행사들이 단순히 교세 확장에만 목적을 두는 것은 아닌지. 교회 안팎에서는 이러한 사역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렇다. 아무리 좋은 본질이 담겨있다 하더라도, 이미 교회를 향한 비판적 관점과 선입견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런지, 과거에 활발했던 선교 사역들이 요즘 시대에는 잘 통하지 않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때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났다. ‘나는 간다’는 이별의 말도 없이, 그들은 거리두기가 끝났음에도 조용히 돌아오지 않길 선택했다. 그리고 교회는 거리두기와 거리두기 해제의 시간을 겪으며 뼈아픈 사실들을 깨달았다”며 “주일성수의 유무가 성도들의 신앙 상태를 다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을. 더 많은 인원으로 예배의 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성도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서도 삶 속에서 신앙함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선한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 확고한 진리가 공유되었어야 했다. 성도들에게 실질적인 공동체 경험을 주었어야 했다. 교회는 단순히 모이는 공간을 넘어서서, 지역 사회에서 공동선을 세우고 행동하는 역할을 감당했어야 했다”고 했다.
아울러 “다시 오프라인이 중시되는 이 시기에, 만일 교회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교적 방식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거리두기 때보다 오히려 성도들과 더 큰 거리가 생겨버릴지도 모른다. 교회가 여전히 ‘우리는 꽤 괜찮은 교회야’라는 안도감에만 머물러 있다면, 성도들 역시 ‘나는 그래도 교회는 다녀’라는 정도의 안도감에만 머물며 신앙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그리고 이러한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역시,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견해에만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교회는 지금, 인원수의 회복보다는 거리로 나가며 소통하기를,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선을 고민하기를, 시대에 맞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기를 노력할 때이다. 그래서 교회가 가진 본질과 이미지 모두를 다시 리브랜딩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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