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한기총)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교총)과 통합하기로 했다.
한기총은 2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기관 통합의 건’을 논의, 표결 끝에 총 투표 수 135표 가운데 통합 찬성 70표, 반대 64표, 무효 1표로 가결했다.
다만 결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왜 임시대표회장 체제로 통합부터 하려 하나. 새 대표회장을 뽑고 한기총을 정상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등 반대 의견도 개진됐다.
또 표결은 두 번에 걸쳐 이뤄졌다. 1차 투표에서 개표 결과 총 투표자 수보다 2표가 더 나와 끝내 재투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기총이 우여곡절 끝에 한교총과 통합하기로 결정했지만, 양 기관이 최종 통합하려면 한교총도 해당 안건에 대한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기총은 정식 대표회장을 뽑지 않고, 김현성 임시대표회장 체제를 좀 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 대표회장은 통합안이 부결될 경우 뽑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임시대표회장은 이날 안건을 본격 논의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매우 중차대한 안건”이라며 “사사로움은 뒤로 하고 보다 더 공의롭게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시면서,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회의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한기총이 한교총과 통합할 경우 이것이 한기총 해산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대해선 “원래 분열되기 전 한기총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해산과는 반대 방향의 연합사업”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기총의 명칭과 역사를 그대로 승계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교계 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 시작됐다. ‘연합’이라는 대의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의 대면예배 등이 제한된 가운데, 교계의 하나 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명분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각 기관들 사이의 구체적 교섭으로 이어졌다.
통합 논의 당사자들인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 중 당시 한교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던 소강석 목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통합 논의의 물꼬를 텄다. 소 목사는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논의를 이어왔다.
한교연은 한기총엔 정상화, 한교총엔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한기총과 한교총 사이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 했지만, 한기총 안에서도 “한교총 회원 교단들 중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된 교단은 통합 시 배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결국 한기총이 통합을 결정하면서, 이제 공은 한교총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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