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법률혼이 아니어도 25세 이상의 1인 가족이 자신의 성(姓)과 본(本)을 입양한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허용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입법예고사이트는 해당 개정안의 입법예고기간을 지난 20일까지로 명시했다. 일각에선 동성애자들이 입양 자녀들에게도 자신들의 성과 본을 물려주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친양자를 입양하려는 사람의 ‘혼인 중인’ 여부는 친양자에게 적합한 양육환경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변화에 맞게 친양자 입양의 요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다.
이어 “친양자 입양의 요건을 입양의 현실과 수요에 맞춰 개선하고, 가족공동체 개념이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를 조정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 등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며 제안 이유를 밝혔다.
신설된 민법 개정안은 제908조의2제1호에서 친양자 입양 요건 개선을 제시하며 “지금까지는 ‘혼인 중인 부부’에게만 친양자 입양을 허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25세 이상인 사람’이면 혼인 중인 부부가 아니더라도 단독으로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도록 친양자 입양의 요건을 개선한다”고 했다.
현재 국회입법예고사이트의 댓글에는 반대 의견이 다수 달리고 있다.
연취현 변호사는 해당 민법 개정안에 대해 “현재 1인 가족·동성커플에게도 입양이 허용된 상황이지만, 법률혼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민법 개정안이 통과돼 1인 가족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성과 본을 입양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동성커플도 자신들의 성과 본을 입양자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례로 한국 문화에선 아빠와 자녀의 성은 보통 같은데, 남성 동성커플이 자신들의 입양자의 성과 다르다면, 주변으로부터 받을 의심이나 편견이 매우 신경쓰일 수 있다”며 “때문에 정부는 법률혼에 상응하는 일부 혜택인 친양자 제도를 동성커플에게도 부여하기 위해, 해당 민법 개정안을 우회적으로 발의한 것으로 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동성혼 합법화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처럼 전통적인 가족개념을 바꿔 동성커플에 특혜를 주려는 입법 행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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