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선교 40주년 기념 선교전략 세미나가 지난 22~23일 이틀간 은현교회(담임 최은성 목사)에서 현장세미나와 함께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전인도한인선교사협의회(전선협)가 주최하고 인도선교네트워크와 서울 은현교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이틀간 네 명의 선교사가 네 가지의 발제를 통해 인도 선교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도선교네트워크 회장 최은성 목사는 “금년은 한국교회 인도선교가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한국교회의 인도선교 40년 역사 가운데 쉬운 기간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2014년 힌두국가의 회복을 정강정책으로 하는 인도 BJP의 모디 총리가 당선, 연임하면서 지금까지 9년 동안 많은 선교의 어려움이 있었다. 수많은 선교사가 비자 거부, 추방, 등 총체적인 압박 가운데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거기에 3년을 넘어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인도 선교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광야와 터널을 지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궁극적인 하나님나라, 하나님의 선교는 위축되지 않고 어둠과 먹구름과 풍랑 속에서도 더 전진하고 자라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동안의 인도선교의 성과와 열매,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광속으로 변하는 세계와 선교지의 환경 가운데 미래를 조망하고 새로운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세미나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백종태 선교사는 ‘인도선교 회고 및 바람직한 선교 자세’를 주제로 발제했다.
백 선교사는 “인도에 1987년에 왔으니까 35년이 됐다. 당시 인도엔 선교사 한 가정이 있었다. 저는 어떤 의미에선 인도 선교 역사를 초창기부터 보아온 셈이다. 당시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토요일마다 봄베이에서 성경공부 인도를 하게 되었다. 이것이 확장되어서 주일모임으로 발전했고 이 모임으로 봄베이 한인교회가 처음으로 세워지게 됐다. 봄베이에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특별한 뜻을 찾다가 선교사들을 돕고 선교사들과 동역하는 선교의 징검다리, 선교의 디딤돌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봄베이 한인교회를 찾는 많은 선교사들을 만날 기회가 됐고, 그런 가운데 선교사들을 지원하면서 선교에 눈뜰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다앙한 선교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절실하게 요청되었던 것이 있었다. 인도에 있는 선교사들이 1년에 한번이라도 모여 교제하고픈 바람이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봄베이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서 선교사모임을 주선했고, 1994년 12월 28일 인도 중부 봄베이 서쪽 리트리트 호텔에서 50가정이 역사적인 모임을 가졌다. 이것이 전인도한국선교사협의회의 시발점이 되고 제 1회 선교사대회가 됐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선교사들이 만나 친교하고 힘을 얻고 정보를 공유하는데 큰 의미를 두었다. KMA(전인도한인선교사회)가 해를 거듭함에 따라 2006년 제 8회 캘커타 선교대회를 기점으로 인도현지 단체와 협력선교, 파트너십 미션을 하자가 주된 의제가 되었다. KMA 산하에 처음으로 협력선교위원회가 구성되고 당시 인도선교단체엽합회, 인도가정교회 리더들과 만남을 거듭하면서 협력선교를 추진해 갔다. 구체적, 실질적인 협력선교를 위해 협력 선교 각 영역 별 분과를 구성하고 책임선교사를 위촉하고 현지단체와 연결해 협력을 촉진했다”며 “한국인의 인도 사역 역사에서 의미 있고 보람된 사역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백 선교사는 “내부적으로는 인도선교사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인도선교백서, 신입선교사 오리엔테이션 매뉴얼, 인도선교사 매뉴얼을 출간하고, 인도선교전략포럼도 나왔다. 인도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사역의 결과물들을 선교사들이 하나되어서 해왔다. 인도선교협의회가 40주년을 여전히 서로가 힘을 합해 전략세미나를 하는 것은 인도 선교 역사에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40년의 인도선교를 거시적으로 회고한다면 부정적인 면보다는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았다. 인도선교사회를 통해 서로 격려하고 연합하는 것은 여타의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회고한다. 인도선교사는 처음부터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일치단결해 모범을 보여 왔다. 또한 이 연합이 한국선교사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현지인과 현지선교단체들과 계속적인 협력선교의 모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인도복음주의연합회(EFI) 사무총장 리차드 하월은 인도에 있는 한국선교사들이 현지인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마음에 대해서 한국선교사가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었다. 인도에 있는 한국선교사들의 전반적인 협력정신과, 인도선교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선교의 영적 자산”이라고 했다.
백 선교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많은 수의 선교사들이 인도에 들어왔다. 당시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으로 부흥하자 성령께서 세계 선교를 위해 밀어내셨고 이에 많은 선교사들이 그 성령의 부르심에 열정적으로 반응한 결과라고 회고한다. 지금 인도 전역에 약 500여 명의 선교사가 있다. 여전히 비자발급 제한, 선교활동 금지, 교회와 기독교단체 탄압, 척박한 인도에서의 불편한 삶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인도를 사랑하고 인도복음화에 헌신하는 그 마음이 너무 귀하다.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에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반응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가진 엄청나고 귀한 영적 자산”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백 선교사는 바람직한 선교 자세를 8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첫 번째, 하나님 앞에 부끄럼 없는 양심, 정직하고 깨끗한 삶이 선교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선교사들 안에 파송교회에 잘 보이려 하는 보여주기식 선교 유혹이 있다. 이러다 보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따라하는 사역이 아닌 사람의 일이 되어버린다. 선교사들은 장시간 현지 성도들과 삶을 함께 한다. 결국 현지인들은 선교사들이 전하는 말이 아닌 삶을 통해 눈으로 보고 배운다”며 “하나님 앞에 현지인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역을 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소통능력을 꾸준히 습득하고 개발해야 한다. 선교사는 커뮤니케이터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에 대해서, 복음에 대해서 소통하러 온 사람이다. 소통의 내용이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적 자질을 계속해서 단련하고 준비해야 한다.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게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잘 정돈하고 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예수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도록 적절히 소통하는 것은 선교사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 선교의 궁극적인 방향과 목적을 늘 점검해야 한다. 우리 선교의 지향점은 복음을 듣고 헌신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고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되 결국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살도록 돕는 데 있다. 단순히 물로 세례를 주고 종교를 바꾸는 개종운동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그렇게 세워진 순종하는 공동체는 반드시 스스로 자립하고 영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하다. 순종이 빠지면 자립할 수 없고 생명력이 없는 사역지로 계속 남게 된다. 물질적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영적 빈곤을 직시하고 영적 생명력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는 “네 번째, 현지인을 존중하고, 현지리더십을 인정하고 동반자로 협력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들이 현지인 중심, 현지문화중심, 현장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본교선국기지적 접근, 한국문화중심적 접근, 한국적 교회성장모델의 맹목적인 이식, 패권적인 선교를 한다고 많은 사람이 지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협력 선교에 좋은 모델이 있는데, 지속적으로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인도 선교 역사는 예수님의 제자인 사도 도마와 바돌로매로부터 초대교회 전통과 맥을 같이 하는 오랜 선교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카톨릭, 개신교 선교사들이 인도에서 각종 사역을 해왔고, 선교사대회가 있었다. 그만큼 선교의 경험과 노하우가 인도 선교 현장에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현지에서 겸손하게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현지 동역자를 존중하고 리더십을 주고 때로는 현지인을 섬기고 협력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고 했다.
이어 “다섯 번째, 한국선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에 전략을 동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이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이제는 다양하게 전략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었다. 소통방법의 전환과 전략에 따라 이전보다 효과적인 사역이 등장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여섯 번째, 전통적인 천국 복음 전파와 교회개척에서 균형 있는 총체적 사역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한국선교의 문제로 늘 대두되는 게 패권적 선교다. 선교현장을 하나님나라 확장의 관점으로 보지 못하고 지역적 교회 성장의 의미로만 보고 사역한 결과이다. 개교회주의보다는 넓은 차원에서 킹덤마인드를 갖고 선교에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도가 과거처럼 선교사 비자를 허용하지 않기에 선교사역만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정치, 경제, 종교, 가정, 교육,미디어, 예술, 건강까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주권을 세우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 선교사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선교의 중요한 동역자이다. 모든 영역에 걸친 하나님의 주권 선포, 하나님나라의 회복과 성장이라는 최고의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인도 교회에 이런 킹덤마인드를 심어갈 때 한국의 수많은 평신도 헌신자들을 동원할 수 있고, 함께 입체적으로 협력하고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곱 번째, 사람을 키우는 데 헌신해야 한다. 사역의 열매는 결국 사람이다. 헌신된 하나님의 제자, 함께할 동역자를 양성하고 사역을 위임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 우리가 선교지를 떠나더라도 현지인에 의해서 복음과 하나님나라 운동이 지속되고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사람을 키워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사역이 실패하면 평생을 헌신해놓은 사역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또 “여덟 번째, 우리의 선교 현장인 인도를 폭넓게 이해하고 지혜로운 사역을 해야 한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현장을 이해해야 적절한 복음의 소통을 지혜롭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도 철학, 인도 역사도 공부해야 하지만, 초대교회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장구한 인도교회사를 봐야 한다. 과거 인도 선교 역사에서 선교사들은 무엇을 고민했고 무엇이 주된 이슈였는지를 숙지하고 씨름해가면서 과거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인도를 보면 대규모 템플이 건립되고 반개종법이 통과되었다. 마더 테레사 자선 단체 등 수 만 개가 넘는 NGO단체가 취소당했다. 학내 히잡 착용 금지 법안 등 각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앞으로 선교활동이 얼마나 제약받을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도가 고민하는 문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도독립을 전후해 인도정치인들의 가장 큰 골머리는 무엇을 통해서 하나의 인도를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정체성 문제다. 독립 전후 다민족, 다문화를 표방했던 인도가 인도민족주의자(힌두트바)들에 의해서 도전받고 있다. 집권당 세력은 힌두를 중심으로 인도정체성을 자리매김하고 하나된 인도를 만드는 것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힌두트바의 근거는 힌두들만의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종교 형태를 형성하고 싶은 것이다. 필수적으로 힌두트바와 내셔널리즘을 하나의 개념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 경제, 문화적인 모든 요소를 포함해 힌두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보기엔 기독교나 이슬람 선교사들은 철저히 타계해야 할 세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도 선교가 어려운 것은 단순히 힌두이즘과 교리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인도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감을 힌두문화 위에 두고 새롭게 인도를 하나로 세우고자 하는 정치적인 노력으로 인해 교회와 크리스천 사회에 대한 법적 제재, 박해가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인도 선교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다.
백 선교사는 “러브지하드, 개종법, NGO단체 취소, 학내 히잡 금지 등은 힌두트바 정채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이 상황을 선교사들이 숙지하고 인도선교의 꿈이 그르치지 않도록 인도의 현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방법론에선 지혜롭게 선교해야 하고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소그룹 제자 훈련, 순종에 기초한 제자 훈련, 현지인과 상호 협력하는 총체적인 선교 자세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님 다시 오실 날이 가까워왔음을 바라보고 마지막 추수하는 특권을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의 자세로 우리에게 주어진 인도선교를 신실하게 감당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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