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역성장 신학교선 졸업생들 쏟아져
임지가 없는 목회자들 기하급수로 늘어나
신학교 입학정원↓·교회분립 등 방안 제시
정 목사는 이 글에서 “사역지가 없는 목회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다”며 “한국교회의 성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전국에 산재한 신학교들에서는 매년 6천여 명(추정)의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임지가 없는 목회자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장) 고신의 경우만 봐도 사실상의 무임 목사가 3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교회 수도 2천여 교회라고 하지만 그중에는 세례교인 수가 10명을 넘지 못하는 교회들이 허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다 보니 목사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라며 “목사들의 진로가 심각한 적체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어느 한 교회서라도 담임목사를 청빙한다는 광고가 나오면 지원자(?)들이 60~70명이 몰린다. 심지어 십수 년 전만 해도 목회자를 청빙하는 일로 고심하던 농어촌교회들이 요즘은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목사를 고르느라(?) 고심한다고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사역지를 찾지 못하다 보니 유학을 가거나 선교사로 지원하는 목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경우도 그 수가 매우 적다 보니 적체를 해결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며 “거기다 미자립 교회들이 전체수의 30% 이상이나 되고, 자립한 교회라 하더라도 재정적으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미자립 교회들을 돕거나 선교사들을 파송하며 유학생들을 지원하는 일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날이 갈수록 목회자들의 적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현재 시무 중인 목회자들이라도 마음 편하게 목회하고 있는 목사들은 그리 많지 않다. 목회를 누가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현 시무 교회를 옮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목사들이 많고, 심지어 교인들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목회자들도 상당히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갈 교회가 없다. 이러다 보니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들도 많다”고 했다.
또 “부목사들의 처지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20~30년 전만 해도 벌써 교회를 담임하게 되었을 나이의 목사들이 한 교회에서 십수 년을 부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옮길 교회가 없는 것”이라며 “따라서 본인들의 초조한 마음은 물론 담임목사나 교회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는 경우도 많아서 역시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그런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해소될 방법이나 전망은 없는 것일까? 한국교회 전체로 보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한 대답일 것”이라며 “그러면 그냥 포기하고 갈 데까지 가야 하는 걸까? 이런 심각한 현실을 외면하고 갈 수는 없다. 이것은 세상에 속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나아가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한다. 대책을 세우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봐야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첫째는 목회자들 스스로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같은 시대에 교회만 바라보고 있을 일이 아니”라며 “현재 수도권에는 목회는 주말에 하고 평일에는 아르바이트해야 하는 처지에 있거나 이미 하고 있는 목사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고 한다. 개중에는 아예 목회를 접고 일반 직업전선으로 뛰어든 목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지혜로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목사로 임직했다고 대책 없이 억지로 버틸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받은 소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헌신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도 주관적인 자기 확신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족들과 교회의 형편들을 살피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두 번 세 번 재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목사는 “둘째는 교회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단 시급한 일은 신학교에서 목사 후보생의 입학정원을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갈 곳도 없는 사역자들을 계속 많이 받아 배출하는 것은 졸업생들에 대한 무책임을 넘어 그들과 교회에 죄를 짓는 행위”라고 했다.
또 ”교회분립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교회의 성장과 아울러 목회자 적체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성인 교인 수가 500명을 넘는 교회들은 5년 내로 한 처소 이상 교회를 분립 개척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교회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여 열매를 맺고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지금은 수백억 원을 들여서 큰 교회당을 짓고, 많은 교인들이 모인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때가 아니”라며 “건강한 중소형교회들을 많이 세워 목회자들에게 사역지를 제공하고 전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고 했다.
아울러 “각 교단 총회는 사역지가 없는 목회자들의 최소 생계비라도 지원할 수 있도록 은급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자립한 교회들이 무임 목사들을 위해 적은 금액이라도 은급재단에 부담금을 내도록 해서 교회가 보편복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나아가 가난한 목회자들이 국가가 마련한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를 안내하고 돕는 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우리는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만 외치고 자랑하다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면서 전도의 문이 닫히고 있다”며 “교회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목회자의 수는 줄이고 강한 목회자를 배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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