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목사(벧샬롬교회 담임)가 11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대선 정국은 드디어 한 후보자의 초박빙 당선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했다.
이어 “일 퍼센트의 차이도 되지 않는 승패 결정이었기에, 적어도 절반의 국민은 탄식할 것이고 절반의 국민은 안도의 숨을 내쉴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는 그리스도인 유권자들도 포함된다. 우리가 어떤 쪽에 속했든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라며 “적어도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가 어느 쪽에 속했는지,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졌는지에 관계없이 우리는 기도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링컨의 일화로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한 측근이 하나님께서 우리 북군의 편이 되셔서 북군이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하자, 링컨은 ‘그렇게 기도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 우리 편이 되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우리가 항상 하나님 편에 서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라며 “미국 역사의 남북전쟁 상황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한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되어 있는 지금의 상황은 교회마저도 갈라놓을 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현실에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도 역시 링컨의 말을 좀 더 진지하게 곱씹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링컨의 지극히 정상적인 이 말에 동의한다면, 선거에서 승리한 쪽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손을 들어 주셨다’고 쉽게 말할 수 없고, 패배한 쪽의 그리스도인들 또한 ‘다음 선거를 위해 다시 기초부터 쌓아가며 기도하자’고 말할 수는 없다”며 “그리스도인이 어떤 정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부름을 받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이런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우리는 주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여쭈었던 제자들의 심정으로 주님께 나아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 목사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로 돌아가 보자. 주님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하나님을 부르라고 하셨다”며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승자의 하나님도 패자의 하나님도 아니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의 아버지시다. 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 있겠지만, 그리고 여기에는 성숙한 정치적 견해와 관점의 차이뿐 아니라 성경적 세계관의 몰이해나 미성숙의 문제도 물론 있을 수 있겠지만, 정치적 입장의 차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자매를 나눌 수 없고, 그리스도의 몸을 찢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주님께서 가르치신 첫 번째 청원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도록’ 기도하라는 것”이라며 “어떤 인물, 어떤 정당이 승리하든지 모든 하나님의 자녀가 구해야 하는 기도는 이 모든 가능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십사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 지도자가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거나 명목상의 기독교 신자이든지, 아니면 타종교인이거나 설령 무속 신앙인이든지 우리가 간구해야 할 기도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것은 어떤 특정한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두 번째로 주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도록’ 청원할 것을 가르치셨다. 이 청원은 다분히 정치적 아젠다가 아닌가?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설령 내가 뽑은 사람이라고 일지라도 특정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가 메시야는 아니며 우리의 왕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이것은 자신이 뽑은 정치 지도자나 정당을 자신과 동일시하게 하는 잘못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선거 승리로부터 주어질 수 있는 자만심이나 선거 패배로부터 주어질 수 있는 좌절감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다. 주님과 함께 임한 하나님의 나라는 여전히 임하고 있으며, 역사의 한 순간에 임하고야 말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 기도는 우리와 온 세상의 유일한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의 특성이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온 세상에서 점점 더 드러나고 시행되기를 열망하게 한다”며 “하나님의 나라가 사랑과 정의의 나라라면, 우리는 세워진 대통령을 통해서 (내가 원했던 사람이든 아니든) 이런 하나님의 통치(나라)의 특성들이 더 바르고 편만하게 나타나도록 위정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세 번째로 주님이 가르치신 청원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민으로서 특정 정치인의 공약에 대해서 판단과 평가를 할 수 있고, 특정 정당에 대해서도 그 가치와 이념, 성향에 대해서 호불호의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구해야 하는 우선순위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의 가치와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나 인간 조직의 불완전한 뜻일지라도, 하나님께서 그것을 통하여, 또는 그것을 더욱 온전하게 하사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주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기도하기를 배운다면, 정치와 이념으로 찢겨진 주님의 몸은 치유와 회복과 하나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이렇게 주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기도하기를 배움으로써 얻게 될 유익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는 영적 삶의 평안을 얻을 것”이라며 “바울 사도는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 즉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이유를 이렇게 썼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딤전 2:1~2)”라고 했다.
이어 “마치 블랙홀처럼 정치와 대선의 이슈가 모든 것을 빨아들여서, 심지어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어야 하는 주님의 몸인 교회의 강단에서조차 목사의 정치적 견해들을 쏟아내게 했고, 그 이슈로 교회마저 양분되었던 일을 생각해 보라”며 “이뿐인가? 개인의 경건 생활도 온갖 정치 뉴스에 쏟아 부어진 시간과 에너지에 의해 얼마나 침해를 받았는지 생각해 보라.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는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우리가 절실하게 회복해야 할 기도가 아닌가”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를 드려야 할 더 궁극적이고 더 큰 유익이 있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지금도 세상을 통치하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은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 아버지라고 선언하고 고백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특정 정치 지도자나 정당이 아니라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또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성도의 기도를 통해 왕으로 임하시는 날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 날은 온다. 바로 우리가 바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던 기도를 통해서 말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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