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자를 16일로 공유한 것으로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전쟁을 원치 않는다. 이것이 협상을 제안한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외교부는 한국 시각 13일 0시(현지 시각 12일 17시)부터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여행금지령이 발령되기 직전인 11일(현지 시간)에는 현지에 체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 341명 가운데 선교사는 약 11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잔류 중인 선교사는 총 39명”이라며 “지난 15일까지 잔류 중이었던 선교사는 약 60여 명으로 확인됐고,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 측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협조를 잘 해주고 계셔서, 내일(17일)까지 체류 인원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우리국민 약 50여 명이 여전히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포함된 선교사 인원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지 생활기반을 갖고 있어 잔류의사를 표명한 영주권자 등 50여 명에 대해선, 대피처 확보 등 추가 안전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대피·철수를 지속해서 설득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폴란드·루마니아 등지로 원활히 입국할 수 있도록 인접국 공관과도 협조 체계를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대표 전호중 목사는 “현지 선교사들은 약 90% 이상 철수한 상태다. 현재 잔류중인 선교사 대부분도 철수 계획을 밝히고 있다”며 “현재 파송기관·선교단체들이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 외교부와의 협업에 따라 선교사들도 한국이나 몰도바 등 제3국으로 대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상태는 아니라서 철수를 주저하고 있는 60대 이상의 시니어 선교사도 일부 있다”며 “하지만, 현지 교회와 선교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따라 잔류 선교사들이 즉각적인 철수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 교민들의 철수를 돕고 있다. 대사관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아침 9시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폴란드 접경 지역인 서부 ‘르비브’까지 교민들을 이송할 임차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사관 측은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 가용한 교통수단을 활용하여 긴급히 철수하실 것을 안내해드리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급격한 현지 상황 악화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예방적 조치로서,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께서는 가용한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제3국 또는 우리나라로 긴급 철수해달라”며 “우크라이나로 여행 예정인 국민들께서는 여행 계획을 취소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발령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는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는 현지 체류 우리국민의 안전한 대피·철수를 위해 가용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