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안식일, 고향 나사렛 회당에 가신 예수님은 성경 읽으실 순서를 부탁받으시고 이사야의 예언을 읽으셨습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고향 상실의 시대입니다. 언제라도 찾아가 지친 어깨를 기댈 장소가 그립습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가난했습니다. 일해 보아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부스러기뿐이었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예수님의 쓸쓸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들에게 희년의 도래가 복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 선언하셨습니다. 이러한 형편에서 이사야의 예언은 가슴에 한 줄기 시원한 샘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감탄했습니다. 바로 오늘도 희년은 시작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마다 사람들의 삶이 회복되었습니다. 병자들이 치료되고, 귀신들은 쫓겨났습니다. 이런 믿음과 절박함 없이 새로운 삶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한데 주님은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그가 당신의 땅에 오셨으나, 사람들은 그를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주님을 죽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보내신 분의 일을 마치기 전에는 죽지 않으신다는 신념을 가지셨습니다.

주님은 외로우십니다. 고향에서도 배척받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주님을 외롭게 하고 있지는 않나 조심스럽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주님의 길을 함께 갈 것을 바라시는 데, 주님의 부름을 못 들은 체하는 것은 아닙니까? 고향에서 쫓겨나신 주님의 고향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주의 사랑 비칠 때에 기쁨 오네. 근심 걱정 물러가고 기쁨 오네.” 우리의 마음 씀씀이,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으로 주님의 마음에 기쁨을 안겨드리게 하옵소서.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셨다. 그것은, 내가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요8:29) 우리는 주님의 고향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마음이 시린 이웃들의 따뜻한 고향이 되어 예수님과 한데 어우러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93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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