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 「신학과 교회」 제16호(2021년 겨울호) ©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박사)의 연구지 「신학과 교회」 제16호(2021년 겨울호)가 발행됐다. 이번 호의 주제는 ‘한국교회 신뢰 위기와 교회 개혁’이다. 총 9편의 논문이 실렸다.

연구소는 “오늘날 한국 개신교회가 신뢰위기에 처한 상황을 주목하고, 교회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신학적으로 조명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를 위해 각 시대별로 그리스도교가 당면했던 과제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살폈다”고 소개했다.

초대교회 시대와 관련해서는 배정훈 박사가 신약성서에 기록된 ‘예수의 성전 정화’ 사건을 연구했다. 배 박사는 예수의 성전정화 사건이 “구약성서 예언자들의 제의 비판의 연속성 가운데” 있으며, 이는 또한 “당대 제의제도와 종교 지도자들을 향한 예수의 메시지”였다고 밝힌다. 그리고 이 사건을 한국교회에 비춰보면 한국교회의 현실, 그리고 한국교회가 개혁해나가야 할 부분이 드러난다고 밝히고 있다.

16세기 종교개혁 운동의 맥락에서도 교회의 개혁을 살폈다. 김주한 박사는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 전통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한국 개신교회의 현재는 본질 상실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종교개혁의 본질이 ‘본질로 돌아가자’(ad fontes!)인 것을 중점삼아 교회가 “교회의 교회다움의 회복”의 본질로 돌아가야 함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중세 후기 로마가톨릭교회 체제의 적폐를 비판하고 새로운 교회체제를 꿈꾸었던 종교개혁 운동가들의 비전과 사상과 운동의 실상을 분석했고, 이 가운데 오늘날 한국교회가 역사적 교훈들로 수용해야 할 부분들을 살폈다.

강원돈 박사는 19세기 독일의 문화적 개신교 운동을 살폈다. 그는 “독일에서 국민국가 형성에 동반된 개신교 개혁 운동”이었던 “문화적 개신교”의 의의와 한계를 살피면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취할 수 있는 교훈들을 모색했다. 당시 독일의 문화적 개신교는 “국가교회 체제를 혁신하고… 개신교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독일 사회와 문화를 갱신하려는 시도”였다는 것. 그러나 문화적 개신교는 독일 사회와 문화의 내재적 모순을 구조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지향을 개인의 도덕적 동기로 포착하고… 이웃사랑의 의무를 개인의 도덕적 행위로 해소”하려고 했으며, 이로 인해 시대 변화의 요구에 충실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 논문은 독일의 문화적 개신교 운동이 하나님 나라와 역사를 매개하려는 독특한 시도했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지만, 현실에 대한 사회과학적 분석에 바탕을 두고 하나님 나라와 세계를 매개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한 교수는 나치 시대 독일 교회의 저항운동을 살폈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헬무트 틸리케의 나치 체제에 대한 저항의 역사를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연구소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논문은 나치의 체제 하에서 교회가 ‘친나치 어용교회’(독일 개신교회, DEK)가 된 사례와 나치정권에 저항하는 고백교회(바르멘 게마르케, Barmen-Gemarke)가 된 사례를 비교하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른 교회의 대응과 역할을 고심한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으로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연구한 논문들이 다수 있다. 정재영 박사는 한국의 ‘개교회 성장주의’가 교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고 보고, 이것의 극복을 위해 교회가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최형묵 목사는 한국의 정치가 민주화 된 이후 한국교회가 보다 보수적 색채를 띠게 되었음을 지적하면서 민주화 이후 보수교회의 정치행동들 몇 가지를 살피고, 아울러 이같은 교회의 정치적 행보가 어떻게 신뢰 위기의 요인이 되었는지를 밝힌다. 오성종 박사는 한국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문제를 다뤘다. 그는 목회세습의 문제를 한국인의 정신문화사적 문제와 결부시킨다. 한국인의 무속주의적 가치관의 영향을 교회도 받아 기복신앙적 신앙으로 빠지게 되면서 목회세습과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는 시각이다.

김균진 박사와 임희숙 박사는 한국교회가 신뢰 위기를 자초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임희숙 박사는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근본주의적 멘탈리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근본주의적 멘탈리티는 보수주의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임 박사는 근본주의를 “확신의 근거를 찾으려는 강박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이러한 강박이 문자주의를 강화시킨다고 분석한다. 근본적 멘탈리티의 특징은 권위에 대한 맹종, 담론 능력의 결핍, 자기가 믿는 것의 절대화, 자기와 다른 믿음에 대한 공격성 등이라고. 연구소는 “논문은 근본주의적 멘탈리티의 심리적 동기를 불안이라고 보고, 이 불안의 극복방법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김균진 박사는 교회의 본질을 성서적, 신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교회의 본질을 해명하고, 한국교회 개혁의 신학적 기초와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논문은 교회 개념의 출발점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삼는다. “하나님의 백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혁명적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하나는 교회 구조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 도덕성의 측면이라는 것. 구조적 측면에서 개신교회는, 성직자들의 조직체가 주가 되는 로마가톨릭교회와는 달리, ‘모든 신자’들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도덕성의 측면에서 교회는 이 세상 안에 있지만 “하나님에게 속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기 정체성과 구별성을 인식하고, 하나님 백성답게 행동”하고 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소는 “논문은 성서 구약과 신약의 인물들이 어떻게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인식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핀다”고 소개했다.

「신학과 교회」 편집위원장 강원돈 박사는 “한국 교회의 신뢰 위기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교회의 신뢰 위기로 인해 사람들은 교회를 멀리 하고,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탈출하고 있다. 성서와 교회사에는 교회의 신뢰 위기를 보여주는 많은 실례들이 있고, 이를 극복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한 시도들은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많은 한계가 있었고, 심지어 실패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들에 대한 연구가 오늘의 한국 교회를 개혁하여 신뢰를 회복하는 데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학과 교회」 제16호는 현재 제1차 배송을 마쳤다. 이번 호를 구매하고자 하시는 이는 오는 2월 10일까지 이메일 hyeamtheology21@gmail.com으로 이름, 주소, 구매 권수 등을 보내면 된다. 1권당 1만원이고, 정기구독료는 1년 2만원.

*논문 목록

배정훈. 예수의 성전정화 사건이 한국 개신교 교회에 주는 교훈
김주한. 공정사회 구현을 향한 종교개혁 운동 – 16세기 종교개혁 운동의 역사적 교훈
강원돈. 문화적 개신교의 발전과 몰락
김영한. 나치 시대 독일 교회의 저항운동 – 헬무터 틸리케의 나치 체제 저항을 중심으로
정재영. 한국의 개신교 성장주의에서 비롯된 신뢰 위기와 극복 방안
최형묵. 민주화 이후 교회의 정치행동과 신뢰 위기
김균진. 거룩한 하나님이 선택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 -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교회 본질의 규명
오성종. 한국교회 담임목사직 세습 문제와 신뢰 위기
임희숙. 한국교회의 신뢰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주의적 멘탈리티의 분석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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