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성탄절은 온 세상 사람들이 기뻐하는 날이지만 예수님이 들어가실 방이 없었습니다. 마구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저의 왕이신 구세주께서 낮은 자리에 누우시어 우리에게 무엇을 보이시려 하십니까? 낮은 자리에 은혜가 임하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 내리신다는 것을 보이십니까? 왜 사람을 섬기는 가축이 사는 외양간을 찾아가셨습니까? 화려한 호텔 방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멋있게 꾸민 겉치장을 버리시고, 중심으로 진정 섬기는 이들에게 은혜를 주신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이 없다.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자리입니다.

낮은 자리에 은혜가 임합니다. 예수님은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고 말한 세례 요한의 겸손을 보게 하옵소서. 스스로 크다고 교만한 자는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기 위하여 낮은 곳에 임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치를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왔다.”(막10:45) 예수님은 허세를 선택하지 않으시고 가축의 잠자리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탐욕과 외식과 허위로 가득한 인간들의 거처보다 순수한 섬김의 마구간을 선택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매몰차게 말했습니다. 안방은 말할 것도 없고, 마루도, 휴게실도 예수님이 머물 곳은 없소. 지금 이 세상이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세상에는 그리스도를 모실 방이 없고 사람의 마음에도 머무실 곳이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세속적인 욕망과 쾌락을 즐기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오 베들레헴 예수님 내 맘에 오셔서 내 죄를 모두 사하고 늘 함께하소서.” 귀하신 아기 예수님이 마구간에 가시지 않도록 제가 가진 가장 소중한 곳에 모시게 하옵소서. 저의 마음이 겸손해져 낮아지게 하옵소서. 저의 중심에 겉치레가 없이 진실로 가득 채워지게 하옵소서. 낮아진 곳에 성탄의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20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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