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기독교대선행동(이하 행동, 상임대표 김광훈 등 11명)은 ‘대통령의 사면권은 제한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27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행동 측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면 사면을 전격 단행하였다. 공식적으로 내세운 명목은 ‘국민통합’과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악화였다”며 “하지만 세월호 진상 규명을 비롯하여 국정농단(國政壟斷)으로 인한 사회·정치적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특별 사면은 다음과 같이 ‘촛불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다”라고 했다.
이어 “첫째, 부정부패로 인해 복역 중인 대통령에 대한 특면 사면은 절대로 ‘국민통합’을 가져올 수 없다. 대한민국헌법 제79조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 속에서 대통령의 사면권은 잘못된 정치적 명목으로 종종 남용되었다”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97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 사면이었다. 당시 제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펼치다가 대선이 끝나기 무섭게 ‘동서화합’을 명목으로 특별 사면을 단행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시의 특별 사면은 과거 신군부 세력에게 법적 면죄부를 쥐어줌으로써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신군부 세력의 결집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심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아울러 “둘째, 특별 사면이 아니라 형 집행 정지를 통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악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관련된 뇌물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5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을 진정 심각한 범죄로 여겼다면 이번 문제는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형 선고의 효력도 상실할 수 있는 특별 사면보다는 건강상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감옥에서 나와도 추후 건강이 호전되면 남은 형기를 마쳐야 하는 형집행정지를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적 정치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적 심판이 채 5년을 넘기지 못한다면 그 사회가 법의 형평성과 정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정의를 갈망하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겐 한없이 냉정하고 엄혹하게 법을 집행하면서도 과거 최고 권력자에겐 이런 아량을 반복적으로 베푸는 처사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 등 고위 정치인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사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이번 특별 사면은 그 어떤 정당성을 찾아볼 수 없는 명백히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다”라고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면권의 최소화’를 약속했으며, 사회·정치적 부패와 관련된 범죄 사범(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분명히 밝혔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된 사면권 행사는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법률적으로 제한될 필요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고 했다.
이 단체는 “성서는 세속 권세에 대한 복종을 말하면서도 선을 행하는 자를 칭찬하고 악을 행하는 자를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권력자의 의무를 분명하게 밝힌다(롬 13:4). 더구나 ‘지혜’를 상실한 권력자의 무능을 비판한다(전 4:13)”며 “그러므로 ‘생명·평화가 넘치는 세계’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연대로서 ‘2022 기독교대선행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복권을 반대하며 동일한 역사적 퇴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20대 대선 후보들에게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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