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려움 중에도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이 위로를 주시고, 위로자로 세워주시기 때문이다. 감사할 수 있는 세 번째 이유는, 어려움 통해 견고한 믿음으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바울은 환난 중에 위로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최근에 자신이 받은 환난을 예로 든다. 이 환난은 바울이 3차 전도여행 때 일어났던 에베소에서의 소요사건이다. 이 내용이 사도행전 19장 23절에 묘사되어 있다. 바울은 에베소 사람들이 섬기는 아르테미스 여신은 참 신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만든 신이고, 참 신이신 하나님만을 섬겨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아르테미스 신전 때문에 먹고 살던 데메트리우스라는 사람이 소란을 일으킨다. 바울과 동역자들은 2만 4천석 규모인 극장으로 끌려간다. 수만 명 앞에 세워진 바울일행은 심한 압박을 받는다.
8절에 보시면 그때의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사형선고를 받은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바울이 사형선고 받은 것 같은 환난을 당하면서도 감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감사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교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9절). 바울이 사형 선고를 받을 만큼 힘든 상황에서 감사한 이유가 무엇인가? 환난을 통해 자기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 철저하게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여러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환난을 만나면 무엇을 깨닫는가? 내 힘 가지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을 의지하고 사람 의지하고 살았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환난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포기하는 법을 배운다. 내가 죽고 내 안에 예수가 살아나는 것이다. 환난을 통해 나를 의지하는 삶에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약할 곧 그때가 강함이라는 놀라운 비결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바울은 찬송과 감사를 드린다.
디자이너 회사 대표인 정윤선 집사님께서, 남편이 뇌수술 받고 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 남편이 포도를 먹고 싶다고 말한다. 남편을 위해 포도를 사러 마트에 갔는데 소매치기를 당한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 보니 집안이 정신없이 어지럽혀 있었다. 도둑이 다녀간 것이다. 그 순간 너무 무섭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마음을 짓눌렀다고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집사님은 내가 흙과 같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절망의 순간에 감사를 회복한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안고 토닥이는 자신의 손, 나를 걱정해서 달려와 안방에 주무시는 시부모님 그리고 따뜻한 집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감사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한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잃어버린 것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남아있는 것에 주목하는 눈이 열렸기 때문이다.
양진철 목사님이 장애우 동생을 돌보고,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실을 보면 암울해도, 하나님께서 아무 쓸모도 없는 나를 구원하셨다는 그 사실이 감격하게 하는 것이다.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이 있다. 존 번연에 대한 권위자인 피터모든 교수가 쓴 “존 번연의 순례자 영성”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 보면 존 번연이 영국국교회에 의해 핍박을 받는다. 믿음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된다. 설교를 안 하면 감옥에서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거절을 한다. 그래서 설교도 못 하고, 감옥에서 12년 동안 있게 된다. 영국의 위대한 설교자가 감옥에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번연은 감옥에서 복음을 증거한다. 그리고 감옥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 내용이 나중에 천로역정이 된다. 만약 존 번연이 설교자로서 바쁘게 보냈다면 천로역정은 세상에 나올 수가 없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다.
때로 우리 인생 가운데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원치 않는 상황, 원치 않는 사건, 원치 않는 만남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원치 않는 일들이 도리어 축복이 될 때가 많다. 내 고난과 환난을 사용해서 하나님의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는 것이다. 존 번연은 감옥에서 60권의 책을 집필했다. 존 번연의 최고의 작품들은 대부분 감옥에서 쓴 것이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감옥에서 하나님을 의지하자 주옥같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바울은 극심한 환난을 겪었지만, 찬송하고 감사하는 인생이 되었다. 한경직 목사님도 자신의 인생을 감사라는 키워드로 정리해서 구술 자서전을 남겼다. 우리도 그렇게 감사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고,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고난 중에도 넘치는 위로를 주시고, 마침내 우리를 위로자로 세워주시는 하나님. 어려운 고난을 통해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는 능력의 사람으로 사용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길 바란다.
최철준 목사(나주글로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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