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분노하시는 하나님', '진노하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온다. 사랑의 하나님이 화를 내시는 이유는 뭘까? 인간도 하나님을 닮아서 버럭 화를 내는 걸까? 하나님은 분노하시지만 인간이 내는 분노와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한다.
하나님의 분노에 관해 미국 시카고 주 '오차드 복음주의 자유교회'의 원로 목사 '콜린 스미스'씨가 정리한 글이 눈에 띈다. 그가 작성한 글은 성경교리를 풀어내는 온라인 기독 사이트 '언라킹 더 바이블'에 소개돼 있다. 스미스 목사는 하나님이 하시는 분노의 5가지 특성을 제시하며 "하나님의 진노는 인간의 분노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번역 및 정리 내용.
1. 하나님의 분노는 본성적인 게 아니라 악에 대한 자극 반응이다
"너는 광야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격노하게 하던 일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 신명기 9장 7절
신명기 9장 7절과 같은 표현은 성경에서 반복적으로 나온다. 하나님의 분노는 본래 하나님 안에 있는 게 아니라 악에 대한 반응이다.
하나님의 분노와 사랑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고 말한다.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랑은 하나님의 본질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어떤 것 때문에 자극 받아 생긴 결과가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이유는 인간이 지혜롭거나 아름답거나 선해서가 아니다. 사랑이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조건 없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분노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의 분노는 그가 창조하신 세상에 악이 침범한 것에 대한 거룩한 반응이다. 만약 세상에 죄가 없다면 하나님이 분노하실 일도 없을 것이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한다. 만일 하나님이 불의한 세상을 그저 못 마땅한 얼굴로 바라보시기만 하고 무관심하시다면 죄악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폭력의 역사로 얼룩진 세상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모든 악을 싫어하시고, 악을 제거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2. 하나님을 노하기를 더디 하신다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 시편 103편 8절
화내기를 더디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은 신구약에서 일관되게 서술하는 하나님의 품성이다. 하나님이 노하기를 천천히 하신다는 구절은 마치 이것이 하나님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특징인 것처럼 반복적으로 나온다.
왜 하나님은 악이 세상에 계속 존재하도록 놔두시는 것일까? 왜 예수님은 지금이라도 당장 재림하셔서 모든 악을 소탕하시지 않는 걸까? 이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은 베드로후서 3장 9절에 나와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은혜와 용서를 베푸신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믿음과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간다. 하나님은 그들 모두에게 인내심을 보여주시며 은혜의 문을 열어 놓으신다.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날은 언젠가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급하게 진노하지 않으신다.
3. 하나님의 진노는 이미 드러났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 - 로마서 1장 18절
로마서 1장을 읽어보면 죄인은 세 가지 길 중 하나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진리를 가로막거나 거짓을 진리와 맞바꾸거나 피조물을 하나님보다 더 경배한다. 죄인이 이같은 행동을 할 때 하나님은 어떻게 그의 진노를 드러내시는가? 하나님은 그들을 포기하신다.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 로마서 1장 26절
우리 사회와 주변에서 악이 활개치는 것을 볼 때, 기독교인들은 로마서 1장에 기초해서 하나님께 자비를 구해야 한다. "주님, 지금 우리가 보는 악은 주의 거룩한 분노와 심판의 표시입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를 포기하지 말아주소서"
4. 하나님의 분노는 쌓인다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 로마서 2장 5절
로마서 2장 5절은 하나님의 진노가 쌓인다고 말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모든 악을 영원토록 다루시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한다. 그 날에 하나님의 심판이 비로소 온전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 날은 하나님께서 모든 악을 그 행한 대로 갚으실 진노의 날이다.
하나님은 완벽하게 정의롭도록 악을 심판하실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공의롭게 심판하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감히 입을 열어 변명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은 새로운 하늘과 땅으로 의인들을 인도하셔서 그 곳이 그들의 본고장이 되게 하실 것이다.
5. 하나님의 진노는 죄인에게 향한다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 - 요한복음 3장 36절
요한은 "하나님의 진노가 불순종하는 자에게 내릴 것"이라고 기록하지 않았다. 대신 "하나님의 진노가 불순종하는 자 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 기록했다. 즉 하나님의 진노는 이미 그 전부터 사람 위에 있었다는 뜻이다. 왜 그런 걸까? 모든 사람은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기 때문이다.(에베소서 2장 3절 참조) 말하자면 우리는 본질적으로 진노의 자녀로 태어난 것이다.
요한복음 3장 36절은 모든 인간이 필연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그게 뭘까? 인간은 길을 잃은 상태라서 영적 여행을 통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상처 받았으므로 치유 받아야 된다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핵심적인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는 죄인이라는 점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인해 주어지는 '칭의'가 없는 이상 하나님의 거룩한 심판은 여전히 우리 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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