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차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우리 시대의 위기와 종말론’이라는 주제로 20일 오전 서울 산정현교회(담임 김관선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기조강연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와 김정욱 박사(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가 했다.
먼저 김영한 박사는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의 무한정한 개발욕구에 따른 생태계의 파괴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AI 등 첨단과학을 통해 호모사피엔스에서 신적 능력을 지닌 호모데우스로 진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는 종말론적 예후 중 하나이지만 하나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첨단기술 발전에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음도 주지해야 한다.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오히려 과학기술이 가져다준 디스토피아의 위험성”이라고 했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보여준 생존 서바이벌 사회는 과학만능주의가 낳은 가치관이다.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도 유대교-기독교 가치관이 담지해 왔던 전통적 윤리관을 포스트모더니즘이 깨뜨리고 부정하면서, 현대 사회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며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이 예수 재림을 부정했던 경향성이 오늘날 현대 교회로 이어지면서, 예수 재림에 대한 열망이 약화된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개혁신학은 종말론적 유보를 견지해야 한다. 즉 과학기술을 통해 이 땅에 하나님 왕국을 건설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인류 역사는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우주론적 운영 과정 속에서의 하나일 뿐”이라며 “때문에 교회는 역사와 우주의 목적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하나님 나라를 믿음·소망·사랑 가운데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개혁신학은 앞으로 도래할 첨단기술이 인간의 복지 향상과 하나님 찬양을 위해 사용되고, 인간이 스스로를 신격화하는데 전락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에도, 기독교는 '사랑·정의·평등'의 가치 구현을 위해 윤리적 지침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김정욱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로 발생한 결과 중 하나다. 현재 지구에선 바이러스 800만여 종, 곰팡이 600만여 종이 존재하는데 앞으로 발생할 질병의 종류가 무궁무진하고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 통제를 위해선 전 세계적인 평균 온도 상승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을 넘어서면 안 된다”며 “현재 온도가 1.2도 올라간 상황에서 파리기후협정이 제시한 평균 상승 기온의 마지노선인 1.5도를 지키려면, 잔존하는 석탄 자원의 90%, 석유 자원의 60% 정도를 남겨두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또한 “평균 기온 상승에 따른 기후변화로 미국·남미·유럽·호주 등지에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마다 남한 면적의 100배 정도가 사막화되고 있다.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선 2100년까지 20% 가량 강수량 증가를 예측하고 있다”며 “사막화·강수량 변화로 식량 위기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북극권 온도 상승으로 여름 기간 동안 3달 이상 폭염이 지속되고, 겨울에는 팽창한 시베리아 공기는 남하해, 전 세계적으로 한파가 닥칠 것이다. 이처럼 평균 기온 2도 상승에 따라 북극 빙하는 사라져 기후난민 수억 명이 생길 것”이라며 “아울러 바닷물도 알칼리에서 산성으로 변화되면서, 2050년에는 모든 어족(魚族)이 파멸될 것으로 예측한 논문도 사이언스지에 발표됐다”고 했다.
그러나 “각국이 제출한 계획으론 파리협정 달성은 불가능하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0%대를 달성해야만, 평균 상승 기온의 마지노선인 1.5도를 지킬 수 있다”며 “특히 온실가스 배출로 유지되는 경제성장 보단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손실이 더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평균 GDP 규모를 10% 대로 감소하는데 기여했고, 재난지원금 등 재정지출로 국가 빚이 늘고 있다. 가령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GDP 대비 약 260%대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 세계 13,000여 개 도시를 대상으로 탄소 배출량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폐암 사망률도 현재 인구 100만 명당 36.4명을 기록했다. 폐암 사망자 가운데 90% 이상이 비흡연자라고 한다. 대부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원인인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대기오염으로 죽는 인구가 700만여 명이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사망자인 500만여 명보다 많은 수치”라고 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해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절약이다. 현대 대한민국은 에너지 수입 비용에만 매해 200조 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발전소의 추가 건설보다, 전기 생산·수요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전기 낭비를 줄이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기 수요에서 피크(Peak) 때 요금을 올려 절전을 유도하면, 그 만큼 줄어든 피크 수요로 발전소는 최대 발전량을 낮춰 가동된다. 여기다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추가 확충을 감안한다면, 최대 30% 가량의 에너지 생산량 감소 효과를 유도해 그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내린 명령인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생명을 다스리라’(창 1:28)는 인간이 땅을 마음대로 이용하라는 말이 아니”라며 “특히 ‘충만하라’는 히브리 원어에서 자동사가 아니라 ‘채우라’는 타동사로, 땅이 제 기능을 잘 발휘하도록 순리대로 그 필요를 채워주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교회도 인간의 자연에 대한 통치를 폭력과 억압에서 예수님처럼 섬김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3부 주제발표 시간에는 조동선 교수(침신대)가 ‘어거스틴의 영원한 형벌설에 대한 신학적 평가’, 양신혜 교수(합신대)가 ‘칼빈의 영혼불멸 교리의 종말론적 소망: 폼포나치의 논제에 대항하여’, 김성태 박사(예청교회)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하늘과 천국의 진보 이애’, 이상웅 교수(총신대)가 ‘이상근 교수의 종말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앞서 1부 예배에선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가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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