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이후정, 이하 감신대) 대학원은 26일 ‘전환기 시대의 종교개혁과 미래 목회’라는 주제로 종교개혁 기념 학술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 온라인 채널로 생중계됐으며 주제 강연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 소속 하정환 목사(꿈이있는교회), 감신대 김기철 교수(목회상담)가 참여했다.
이날 주제강연에 앞서 감신대 오성주 대학원장은 “종교개혁 기념주간을 맞이하여 코로나 팬데믹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기에 있는 한국교회의 미래 목회 사역에 대한 길을 찾아보려는 취지에서 학술 강연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번 학술강연은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생한 여러 가지 문화현상과 한국교회가 겪어야 했던 충격과 혼란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대안이 제시됐다는 측면에서 값진 기회가 됐다. 특히 종교개혁을 전후로 한 문명사적 변화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시대를 밝히는 정체성 재구조화를 할 수 있는지가 목회현장의 사례와 신학적 성찰을 통해 제시됐다”고 전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하정완 목사는 ‘코로나19와 그 이후 꿈이있는교회의 목회적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종교개혁과 웨슬리 전통에서 보는 코로나 이후의 목회사역”을 소개했다. 하 목사는 먼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1347년 시작된 유럽의 흑사병과 그로 인하여 사회의 지도력을 상실하며 퇴락했던 로마-가톨릭 교회와 연결하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 하 목사는 1517년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내걸었던 마르틴 루터가 흑사병 한 가운데 있었다는 사실을 조명하며, 그가 취했던 생각과 행동방식을 지금의 한국교회 상황에 대비시켰다. 이어서 이러한 종교개혁의 전통을 존 웨슬리의 ‘올더스게이트 체험’과 연결해, 존 웨슬리가 놀라운 체험을 통해 죄 용서를 확신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했던 과정을 전했다.
하 목사는 이렇게 종교개혁과 존 웨슬리 전통을 흑사병이라는 당시의 팬데믹 현상과 연결해 “이 두 전통이 당시의 상황들을 타개해내는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 두 기독교 전통이 ‘회개’를 통하여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것처럼 한국교회도 진정한 ‘회개’로부터 뉴노멀 시대를 시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 꿈이있는교회의 목회적 결정에서 첫 번째로 ‘회개운동’을 들며 “‘세 이레 회개운동’과 ‘회개 할 7가지 죄악’ 등 여러 가지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다음으로는 ‘준비된 기술사용’이다.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 사순절 묵상’ 등 온라인을 통한 목회 실천이다. 세 번째로 ‘코로나19 뉴노멀 목회, 예배’, 즉 정부 정책보다 앞서 ‘생활예배자 운동’ 등 목회 전 영역에서 선제적으로 팬데믹에 대처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하 목사는 위드 코로나 시대 목회의 기본으로 ‘생활예배자의 삶’, ‘온라인 재가수도자 훈련’, ‘밥집 소그룹’, ‘현장에서 선교와 봉사의 확대’, ‘청년사역 강화와 교회학교의 활성화’ 등 교회의 실천사례를 보여줬다. 이어 ‘교회가 교회되게’를 결론으로 제시하며 “종교개혁과 웨슬리 신앙을 되돌아보고 일상에서 성경에 기초한 이성적이고 윤리적 신앙 그리고 시대와 호흡하면서 박애적인 실천에 집중하는 교회”를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에 나서는 김기철 교수는 ‘긍정적인 자기 이해로부터 비롯되는 건강한 죄의식과 온전한 회개’를 주제로 오늘날 신앙인들의 죄의식 경험과 회개 경험을 영성생활과 연결하는 목회상담학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김 교수는 “죄의식(guilt)을 온전하게 경험하기 위해선 먼저 수치심(shame)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여기에는 신앙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여 하나님의 용서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수치심과 죄의식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해 영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회개의 경험을 목회상담의 차원에서 고찰하며 “‘회개’의 개념을 분석하면서 그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있다. 즉 회개의 회(悔)는 ‘뉘우치는 일’이고 개(改)는 ‘고치는 일’로, 칼빈이 ‘회개’를 말할 때 ‘회’를 죽이는 일(mortification)로 ‘개’를 ‘살리는 일(vivification)’로 설명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석을 통해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는 ‘회’를 지향하는 영적 훈련이 주를 이루고, 상대적으로 ‘개’를 지향하는 영적 훈련이 부족하다”며 “그러한 사례로 한국교회는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회’를 강조하는 영적훈련이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의(義)에 대해 살도록 촉진하는 ‘개’는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목회상담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고치는 일과 살리는 일’에 주목하여 ‘회’와 ‘개’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회개’로 통합되는 것이 온전한 신앙생활이며 영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신대 이후정 총장은 이번 종교개혁 기념 학술 강연회 축사를 통해 “종교개혁과 존 웨슬리의 회심 사건은 과거 교회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경험했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었던 사건”이라며 “우리 사회가 일상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현 시점에서 두 분의 성찰적이고 실천적인 강연이 한국교회가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는데 작은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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