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케직 영성: 패커의 수용과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제89회 월례포럼을 22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불가피한 사정으로 불참한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는 개회사 전문에서 “케직 운동가들의 성화교리는 ‘그리스도에게 온전히 맡김’이라는 ‘수동적 영성’을 강조했다. 케직 교사들은 순종하기 위한 모든 의도적인 시도를 ‘행위의 의’라고 비난했으며 선한 일을 하려는 노력 모두를 ‘인간의 의’라고 비판했다”고 했다.
또한 “케직 교사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자신 안에서 자신을 통해 일하시도록 의식적으로 허용해 드리는 것’이라고 설교했다”고 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1875년 영국 북서부 호수 지방에 위치한 케직에서 시작한 케직운동은 매년 마다 ‘영적 생활의 심화를 위한 사경회’로 개최돼 영국 복음주의자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김 박사는 “케직 영성의 강점은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맡긴다는 신자의 높은 삶을 위한 성화 추구적 태도다. 반면 취약점은 성령의 내적 사역에 맡기고 인간 순종의 노력을 약화시키는 정적주의 태도”라며 “반면, 신학자 제임스 패커는 은사 중지론자임에도 불구하고 전도나 성화를 위해 성령 안에서 신자의 능동적 사역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찬호 교수(백석대)가 ‘케직 영성에 대한 제임스 패커의 수용과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제임스 패커는 죄에 대한 지속적인 승리의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선 자신을 의지하기보다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헌신할 것을 요청한 케직의 성화론에 개인적인 좌절을 경험했었다”고 했다.
이어 “케직의 가르침이란 육적인 상태에서 영적인 상태로 올라가는 비결을 ‘손을 놓으라. 그리고 하나님이 하시게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패커는 ‘자기를 부인하라고 요구했던’ 예수의 말씀(눅 9:23)이 자기 의지·주장·숭배 등의 성향을 부정하는 것이지, 개인적 자아의 부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패커는 어거스틴주의자들이 인간을 비참한 죄인으로 묘사했지만 이를 자기혐오 내지는 스스로의 가치를 부정하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죄인인 우리가 언제나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필요하다는 뜻이며, 신경쇠약 증세로 나타나는 병적인 비현실주의는 거부하는 게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현실 인식이라고도 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패커에 따르면, 케직 교사들은 입만 열면 ‘우리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음으로 얻는 성결’을 말했으며, 교회가 칭의는 믿음으로 얻지만 성화는 행위로 얻는다고 가르치거나 혹은 그렇게 믿도록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순종하기 위한 모든 의도적인 노력을 자기의존을 드러낸다며 나무랐으며 선한 일을 하려는 몸부림은 모두 ‘육신의 에너지’라고 책망했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해 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자신 안에서 자신을 통해 일하시도록 의식적으로 허용해 드리는 것이야말로 믿음으로 사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패커는 내적 수동성을 익힌 영혼은 점점 더 쇠약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의 좌우명은 ‘그냥 두고 하나님이 하시게 하라’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고 일을 진전시켜라’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단지 '성령께 자신을 맡겨라' 등의 문구를 듣고, 성령이 우리 속에 행하시도록 맡김으로써 성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육체가 아닌 성령으로 행한 것인지 언제 알게 되는가'라는 의문에 직면한다"며 "신학자 마이클 호튼에 따르면, 직설법(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심을 받았다)과 명령법(그러므로 이 사실에 비추어 살라)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받아들이며 살 채비를 갖출 수 있다고 전했다"고 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논평에서 “패커에 따르면, 어거스틴주의는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소망·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종교개혁자들은 칭의를 바탕으로 성화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어거스틴주의의 단점은 공로주의를 경계하며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주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반면 웨슬리는 완전주의를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교리적 근거는 신약성경에 없다. 다만 패커는 웨슬리가 본인에 대한 절망으로 깨달은 하나님에 대한 확실한 신뢰는 곧 성결을 추구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한 점에 대해선 칭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케직은 행위로 얻는 성화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성화를 주장한다. 곧 성령충만이란 ‘성령께서 그 사람 전체를 지배하고 완전히 통제하며 사로잡고 거부할 수 없도록 주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며 “종합하면 한국교회는 완전성화는 불가능하다고 해 성화에 힘쓰지 않는 모습을 극복해가면서 우리의 실패가 개인의 노력을 포기하고 그리스도께 맡겨 승리의 삶을 살라고 가르친 데서 케직의 긍정적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제임스 패커는 이것이 자칫 자아가 빠진 정적주의로 갈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1부 예배에서 소기천 목사(장신대 신약학 교수)는 ‘예수운동은 동성애와 성혁명을 반대한다’(누가복음 3:17)는 제목의 설교에서 “동성애는 선천적인 게 아닌 후천적 모방이다. 동성애는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죄악이기에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로 작정하신 것처럼 반드시 불로 심판하신다. 하나님이 동성애를 가증하다고 하신 히브리어 ‘토에바’는 금지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동성애는 죄라고 분명히 기도해야 신학교육이 제대로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