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담석증에 대한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40대 여성분이 식후 상복부 통증과 소화불량이 계속되어 내원하였습니다. 지난 수년간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하여, 신경성위염으로 진단하고 간간이 소화제와 위장관운동조절제 등 약을 복용해 왔습니다. 우상복부의 약한 압통이 있어 복부초음파검사를 시행하였고, 담낭 내 여러 개의 담석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환자분은 담석을 동반한 만성담낭염으로 진단되었고, 수술치료를 권유하여 상급기관으로 의뢰되었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소화불량이나 위염 정도로 생각해 오다 증상의 원인이 담석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담석은 담낭(쓸개)이나 담도에 생기는 돌을 말하고, 이로 인해 소화불량, 식후 상복부 통증 등 증상이 생기는 병을 담석증이라고 합니다.
담즙(쓸개즙)은 소화를 돕기 위해서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담도를 통해 이동하여 간 아래 담낭에 저장이 됩니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저장되어 있던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어 지방 성분의 소화를 돕게 됩니다.
담즙은 하루 평균 700-800ml 정도 만들어지며, 콜레스테롤, 지방, 담즙산, 빌루루빈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담즙이 담낭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농축되면 담석이 형성됩니다. 담낭 안에서 만들어지는 담석은 대부분 콜레스테롤 담석인데, 담즙 내의 콜레스테롤의 과포화 상태로 인하여 콜레스테롤 결정체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뭉쳐져 발생합니다.
담석이 담낭 내에 위치할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담석이 커지거나, 여러 개 생겨 담낭이 수축할 때마다 담낭벽에 염증을 일으킬 경우, 만성담낭염으로 소화불량, 식후 상복부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담낭의 담석이 담즙배출관을 막아 담낭 내 압력이 높이질 경우 급성담낭염, 화농성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극심한 우상복부 통증과 발열 등 급성염증 증상이 생기고, 심할 경우 패혈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담석이 담관 내에 형성되는 경우 담관담석이라 하고, 간경변이나 용혈성빈혈, 담도염, 담도암 등의 간담관질환에 동반하여 발생합니다. 담석에 의해 담도가 폐쇄될 경우 황달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담낭 내 담석증의 위험인자로 비만, 단기간의 급격한 체중 감소, 무리한 다이어트, 과도한 콜레스테롤 섭취 등이 있고, 40세 이상 연령, 가족력, 여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검진을 위한 복부초음파나 CT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진단됩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담낭 내 담석증의 경우,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하면서 변화를 지켜보는 관리를 하여야 하는데, 이는 담낭암의 가장 흔한 원인이 담석증이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벽의 비후, 담낭 내 용종을 동반한 담석증의 경우나 증상이 있는 담석증은 복강경 수술을 이용하여 담낭절제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관에 형성된 담석의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여 담관으로 접근, 담석을 배출시켜주는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담석증과 요로결석을 헷갈리시는 경우가 많은데, 담석은 소화기의 한 부분인 담낭 및 담관에 형성되는 결석이고, 요로결석은 신장(콩팥)에서 형성되어 신장과 방광을 연결해주는 요관에 결석이 끼임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병입니다.
평소 지속되고 반복되는 소화불량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복부초음파나 CT 검사를 통해 간담도계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담석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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