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용전동에 거주하는 임 할아버지(77)는 매일 새벽 5시면 한남대학교로 향한다.
벌써 십수 년째 계속되는 아침운동이다. 손에는 물 한 병과 쓰레기를 담을 봉투가 들려있다. 운동복 차림의 임 할아버지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꼽고 한남대 오정못을 지나 대운동장을 한바퀴 돌며 걷기 운동에 열심이다. 그는 운동 중간중간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임 할아버지는 이를 ‘청소운동’이라고 칭했다.
임 할아버지가 아침운동을 청소운동으로 전환한지는 2년 남짓 지났다. 많은 주민들이 한남대에서 운동을 즐기지만, 임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쓰레기를 주우며 운동하는 ‘청소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미 그는 운동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다. 캠퍼스에서 만난 한 주민은 “대단하신 분이시다. 매일 새벽 빠짐없이 쓰레기를 주우신다”며 “함께 운동하는 우리들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정년퇴임한 임 할아버지는 퇴직 후 아침 운동을 시작 하면서 한남대 캠퍼스의 멋진 풍경에 매료됐다. 임 할아버지는 “한남대 인근 주민들은 대학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매일 운동할 수 있어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임 할아버지에 대한 소문을 듣고 감사한 생각에 총장 표창을 드리려고 했으나 임 할아버지는 극구 사양하면서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청소하고 나서 깨끗해진 캠퍼스를 보면서 뿌듯해지는 마음만으로 보상은 충분하다”고 할아버지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부터 한남대는 캠퍼스를 주민들에게 개방하였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지역주민의 사랑받는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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