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빌링스의 신간 ‘칼뱅, 참여, 그리고 선물’이 7일 출간된다.
이 책을 통해, 토드 빌링스는 칼뱅의 저서와 『기독교 강요』를 치밀하게 검토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 ‘참여’, ‘선물’ 개념을 정의하고 이 개념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살핀다. 또한, 그리스도 안에 참여함의 개념을 이중 은혜, 성육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 성례전, 율법 및 성령 관련 교리와 연결한다.
칼뱅의 ‘참여’ 신학은 이중 은혜(duplex gratis) 즉 칭의와 성화의 은혜에 근거해서 하나님과 인간의 차별화된 결합을 설명한다. 이 ‘참여’ 신학은 기도, 성찬, 법, 교회 질서, 시민 질서에 대한 견해로도 확장된다.
한편 최근 신학 담론에서 선물 개념이 계시, 은혜, 윤리를 둘러싼 토론의 중심적 범주가 되었다. 이 토론에서, 하나님에 대한 칼뱅의 관점은 ‘일방적인 선물’의 대표 사례로 치부되었다. 받는 쪽의 역할을 박탈하여 인간의 작용을 배제하는 한쪽만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선물 학자들의 이런 토론에서 칼뱅이 비판받는 지점을 살펴보고 칼뱅의 선물 신학의 새로운 면모를 제시한다.
빌링스는 칼뱅의 참여 교리와 선물 담론을 연구하기 위해, 칼뱅의 여러 저서와 『기독교 강요』는 물론이고, 교부들과 16세기 신학자들, 현대 칼뱅 신학자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탐구하고 인용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상가들이 칼뱅의 신학을 비판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칼뱅은 거룩하신 하나님과 무가치한 죄인을 극명히 대비시킨 나머지, 그의 신학에서 하나님과 인간은 체제적으로 대립된다’고 말한다. 즉 구속은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물이므로 사람은 수동적인 역할에 머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칼뱅의 ‘그리스도 안에의 참여’ 신학의 발전, 범위 및 형이상학을 검토함으로써 이러한 논의에 참여한다. 그는 칼뱅의 ‘참여’ 신학이 창조와 구속 사역에서 하나님과 인간의 ‘차별화된 연합’을 단언하는 구원론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 안에 참여함’ 교리는 칼뱅의 사고에서 두드러진 개념이긴 하나, 그의 저서 여기저기 퍼져 있다 보니 포착하기 어려웠다. 그 주제가 성례, 윤리, 삼위일체,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다룬 여러 저서에 다 등장하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연구한 경우가 없었다. 토드 빌링스는 칼뱅의 주석과 논문과 『기독교 강요』에서 ‘참여’ 관련 교리를 찾아내어 이를 통합한다.
이 책은 그리스도 안에 참여한, 곧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을 받아들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신자의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스도 안에 참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신자들이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될 때, 세상에서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지 관심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추천글
칼뱅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그의 균형 잡힌 시각에 놀란다. 그의 균형은 성경 말씀에 대한 넓고도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이 책의 주제인 참여 신학과 그리스도와의 연합, 선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빌링스는 이 주제들과 관련해서 칼뱅이 얼마나 균형을 잘 유지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을 손에 잡는 분들마다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아나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 아니라 자신이 받은 선물을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 강영안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캘빈 신학교 철학신학 교수)
논쟁적인 책이다. 칼뱅이 말하는 하나님은 구원 역사에서 인간의 자유로운 역할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강압적인 분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진다. 저자는 ‘참여’라는 신학적 개념으로 칼뱅 신학 전체를 조명하면서, ‘선물’ 신학의 편향성을 넘어서는 신자의 능동적 참여와 역할을 강조한다.
고무적인 책이다. 본서는 ‘역사신학과 조직신학의 변화하는 패러다임’ 시리즈 중 하나이며, 2009년 기대되는 신학 서적에게 수여하는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이는 이 책이 지닌 신학적 함의가 칼뱅 신학의 논의에 새로운 자극이 됨을 시사한다.
- 박경수(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 아시아칼빈학회 회장)
저자는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아버지의 사랑에 성령의 능력으로 ‘참여’하여 살아가는 신자의 능동적 삶이 칼뱅의 신학이 지닌 현대성이라고 강조한다. 곧 삼위 하나님의 사역인 칭의와 성화의 이중 은혜를 믿음으로, 신자는 삼위 하나님의 삶에 참여하되 기도와 말씀과 성례로 계속 참여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능동적인 실천으로 이 참여를 일상적 삶에서 펼친다. 본서는 개인주의로 물든 한국 교회를 성경적으로 교정하고, 신자들을 교회 안팎에서 삼위 하나님의 삶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인격으로 만들도록 도울 풍성한 작품이다. - 유해무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저자)
이 책은 칼뱅의 ‘선물’ 신학에 대해 여러 전통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오해한 지점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해명한다. 칼뱅의 은혜와 칭의 교리가 하나님이 절대적이며 ‘유일무이한 수여자’이심을 강조하지만 인간을 단지 수동적인 수혜자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참여함과 교제와 공유의 풍성함으로 이끌고 있음을, 칼뱅의 여러 주석과 『기독교 강요』를 오가며 심도 있게 설명한다. 은혜의 수동적 능동성에 대해, 또 그리스도에게 ‘참여함’을 통해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고 함께 기능하며 교회와 국가를 세워 나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이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싶다. - 이정숙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저자소개
토드 빌링스 (J. Todd Billings) -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M.Div.)을, 하버드신학대학원에서 신학(Th.D.)을 공부했다. 풀러신학교에서는 특히 미로슬라브 볼프와 존 톰프슨 교수의 영향을 받았다. 볼프 교수는 첫 번째 신학 멘토였고, 톰프슨 교수와 함께 공부하면서 역사 신학과 성경 해석학과 개혁 신학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버드신학대학원에서는 역사 신학과 조직 신학 분야의 뛰어난 학자인 세라 코클리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개혁 신학, 성례, 구원, 신학적 해석학에 관심이 있으며, 2005년부터 웨스턴 신학교에서 개혁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역 교회 목회, 노숙자 돌봄 사역, 에티오피아에서의 신학 교육 등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론 『슬픔 중에 기뻐하다』(복 있는 사람), 『그리스도와의 연합』(CLC)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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