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장 박영호 목사) 이단대책위원회(위원장 서영국 목사)가 총회 이단경계주일(6월 6일)을 앞두고 최근 각 노회에 배포한 이단 상담가 3차 교육 강의록을 27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강의록에서 이성호 교수(고신대 역사신학)는 신천지의 흥기가 한국교회의 교리 교육 부재에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공교회의 보편성 회복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바른 교리와 이단 개론-이단의 뿌리와 교회의 응전’이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오늘 한국교회에서 흥기하는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은 원칙적으로 영지주의, 마르시온주의, 몬타누스주의가 지닌 오류들을 다 갖고 있다”며 “사실상 이 이단들은 3세기 이후에 나타난 아리우스주의나 펠라기우스주의에 비해 저급한 수준의 이단들이라서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영지주의처럼 신천지는 기본적으로 성경에 대한 영적인 해석을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물론 그들이 말하는 영적인 해석은 터무니없는 풍유적(알레고리) 해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 동영상에 따르면, 이만희가 자기의 장막 성전을 과천에 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과천은 청계산 밑에 위치하는데, (청계산에서) ’계‘는 시내를 뜻한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았듯이, 새로운 메시아도 청계산에서 계시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며 “이 한 예만 봐도 신천지 교리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걸 신자면 누구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신자들이 이들의 가르침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확실한 건 신천지에 빠지는 사람들이 구약은 히브리어로 기록됐고, ‘시내’가 한글이 아니라 히브리어 단어라는 것을 아무리 가르쳐 줘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라며 “왜냐면 그들에게 문자 자체는 중요하지 않고 신비스러운 해석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렇다면 왜 신자들이 이런 황당한 교리에 호기심을 갖고 결국 그 늪에 빠지게 되는가?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 안에 영지주의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며 “1970-80년대 소위 인기 있는 부흥 강사들은 이단은 아니었지만 소위 영적 해석이라는 이름으로 풍유적인 가르침들을 강단에서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이단적 주장은 아니지만, 오늘날의 천박한 풍유적 해석이 기독교 텔레비전을 통해 점점 더 대중화되고 있다. 이런 설교에 익숙해지면 성도들은 더 ‘나은’ 풍유적 해석을 찾게 되는데, 신천지는 이들의 필요를 잘 채워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신천지의 교리적 오류를 지적하는 것보다 성경의 진정한 가르침을 설교를 통해 제대로 전달하는 게 이단들을 물리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강단은 신천지에 비해서 활력을 잃고 있다. 설교가 도덕적 훈화나 재미있는 토크쇼로 변질되고 있다. 정말 성도들에게 필요한 성경적 교리는 ‘어렵다’는 이유로 설교 시간에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며 “반면 신천지의 ‘설교’는 철저하게 교리적이다. 앞서 언급한 예(시내산)에서 충격적인 것은 그런 황당한 설명을 듣고도 신천지 신도들이 모두 ‘아멘’하고 환호를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 개신교 안에도 그런 식으로 성도들을 훈련시키는 목사가 얼마나 많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는 것이야 말로 참된 신앙이라고 교회에서 가르치는 한,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은 계속해서 우리 양들을 하나씩 자기 울타리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이단의 특징 중 하나가 공교회의 보편성 결여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단과 정통의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는, 전자는 분파적(sectarian)이고 후자는 공교회적(catholic)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신천지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은 특별한 진리를 강조하고 자신들만이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공개적인 진리는 무시한다”고 했다.
특히 “신천지는 마르시온주의자들처럼 성경의 가르침 중 특별한 부분(예를 들면 종말론이나 성령론)에 집착한다. 더 나아가 교회의 역사나 전통은 하나님의 섭리임에도 불구하고 다 악한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며 “반대로 정통 교회는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진리를 일부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선포한다. 그 가르침 ‘전부’가 신앙 고백서에 담겨있다”고 했다.
이성호 교수는 “이것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요리문답을 만들었고, 이것을 통해서 참 교회는 성경의 모든 진리를 신자들에게 다 가르쳤다”며 “이 점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려면 그리스도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지키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역시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오늘날의 보편성을 잃어버린 채 점점 더 분파주의적 특성으로 가고 있다. 장로교회 교파만 해도 200개를 넘는 실정이고, 강단에서도 설교자는 성경의 특정 부분만 강조하며, 어떤 교회는 선교만, 어떤 교회는 사회정의만, 어떤 교회는 교회 성장만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며 “목사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영혼구원이 최고라고 설교하기도 한다. 또한, 강단에서 전도를 강조하지만, 정작 구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구원을 받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없거나 아주 간단히 처리해 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그 궁금증을 교회 밖에서 찾는다. 그 결과 오늘날 교회에 속한 수많은 신자들이 제대로 된 교회를 찾아 방황하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가 교회의 보편성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한국 개신교회는 모래알과 같이 흩어져 결국 사라질 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안으로 이 교수는 “보편성을 회복하는 첫 번째 방법은 보편적 신앙고백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통해서 교회 안에서 교리를 가르쳐야 한다. 성경의 일부분이 아닌 성경 전부를 가르쳐야 하고, 자신만의 교회를 강조하는 게 아닌, 신앙고백을 통해 교회의 하나 됨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신천지의 등장으로 한국교회가 교리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다. 신천지는 신앙고백의 중요성에 대해 무관심했던 한국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볼 수 있다”며 “예로, 사도신경에 대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을 통해 가르쳤다면 우리의 신자들이 신천지 같은 이단에 쉽게 빠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성령과 말씀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게 개혁신학의 굳건한 가르침이다. 이것을 떠나는 순간 성도들은 이단의 가르침에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다”며 “나아가, 말씀의 두 가지 형식은 들리는 말씀인 설교와 보이는 말씀인 성례(세례와 성찬)다. 일반적으로 이단들도 설교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기에, 보이는 말씀인 성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례란 선포된 말씀인 설교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쉽게도 한국교회에서 성례는 설교에 비해 아주 부수적인 것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세례문답 교육이 아주 형식화 되어 버렸고, 성찬은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 년에 2차례 정도만 시행될 뿐”이라며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중요한 외적 수단들이 교회 안에서 사장(死藏)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성도들은 성령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체험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교회의 공예배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런 경험을 가지기를 원한다. 이런 신자들이 많아질수록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은 계속 교세를 불려 갈 것”이라며 “신천지에 빠지는 사람들은 거의 기존 신자들이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은 성경을 가르쳐 주겠다고 접근을 한다. 성경을 배우고 싶으나 교회에서 아예 배울 수 없는 신자들은 이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오늘날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교회의 공예배가 공연으로 바뀌면서 성도의 공동체성이 현저하게 약화돼가고 있다”며 “반면, 이단일수록 단일한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간의 유대감을 확실히 유지한다. 교리의 문제를 떠나, 오늘날 이단은 뭔가 의지하고 싶은 불안한 신자들에게 뭔가 모를 위안과 확신을 주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목사가 강단에서 성경의 교리를 확실하게 전하지 않고, 성례를 통하여 성령을 체험하게 하지 못하며, 성도의 교통으로서의 교회가 튼튼하게 세워지지 못할 때 이단들은 우리 교회의 양떼들을 도적질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성호 교수는 “바른 교리의 기초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저급한 이단들은 삼위일체 교리만 있어도, 교회가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며 “바른 신앙교육은 세례에서 시작하기에 세례 교육을 강화시켜야 하고, 세례와 더불어 삼위 하나님이 중심이 된 예배가 회복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선 찬송과 성찬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설교 속에서 삼위 하나님의 뜻과 구원사역이 선포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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