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아티스트 민호기 목사가 ‘민수기’라는 예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트로트 장르의 두 번째 앨범인 ‘민수기의 귀한’을 27일 발매했다.
지난 30여년 찬양사역을 해오며 소장하고 있는 음반만 만사천장이 넘는데 그 중에 트로트 앨범이 한 장도 없었고 ‘예수전’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등 거룩한 찬양을 추구해왔던 민 목사에게 트로트 찬양 앨범 발매는 굉장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 목사를 서면으로 만나 어떤 계기로 트로트 찬양을 하게 됐는지와 본인의 부캐라고 하는 민수기, 그리고 이번 트로트 앨범에 관해 들어봤다.
-민수기라는 예명으로 두 번째 싱글이 나왔는데요. 예명 민수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웃음) 정말 단순하게 제 성을 따라서 정했고요, 제가 신 씨였으면 ‘신명기’가 되었을 거고, 고 씨였으면 ‘고린도’가 되었을 것 같아요.”
-민 목사님은 굉장히 거룩을 강조하실 것 같은 느낌인데요. 민수기라는 이름으로는 그와 정반대의 트로트 찬양을 부르고 있죠. 어떻게 민수기로 활동할 생각을 하셨나요?
“바야흐로 부캐(부 캐릭터)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역에 있어 ‘거룩’을 강조하는 부분도 필요하고 동시에 ‘축제’의 측면 또한 대등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참된 예배자란 모세처럼 발에서 신을 벗고 경건히 엎드리기도 하지만, 다윗처럼 바지가 벗겨지도록 기뻐 뛰며 춤추는 존재이니까요.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사역을 하고 있는데, 한 번은 70대 이상 권사님들만 모여 계신 어머니 기도회에 초대를 받았어요. 저의 주력 레퍼토리보다 이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게 뭘까를 고민하다가 시험 삼아 트로트 곡을 만들어서 불러드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제가 평소에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하나님은 참 다양하게 일하신다는 걸 목도했고 그래서 코로나로 지친 성도들에게 조금의 즐거움이라도 드리고자 B급 정서와 키치적 요소를 결합해 민수기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30여년 찬양해오시면서 그동안 한번도 내지 않았던 트로트 장르의 곡들을 발매하고 계신데 부르시면서 어떠신가요? 에피소드가 많으실 거 같아요.
“부르지도 않았을뿐더러 저희 집에 음반이 14000장이 있는데 트로트 앨범이 단 한 장도 없을 정도로 철저히 무관심한 음악이었습니다. 제가 애청하는 장르는 클래식과 재즈거든요. 그런 음악들은 함께 참여하기보다는 감상하기에 적합한 음악인데 반해 트로트는 함께 표현하고 어우러지기에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어떤 교회 금요철야집회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흥이 많으신 성도는 몇 분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하셨고 곧 모든 성도님들이 따라 일어나셨어요. 저도 놀라고 담임 목사님도 놀라고, 평소 과묵하신 장로님마저 일어나서 춤을 추시니 온 교회가 그야말로 거룩한 축제 현장이었습니다. 이후에도 그런 경우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제 본캐(본 캐릭터)의 대표곡인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나 ‘십자가의 전달자’ 보다 ‘주님은 내 보험’의 반응이 더 뜨거워 정체성이 헷갈릴 때도 있어요. (웃음)”
-이번에 발매한 ‘민수기의 축복’ ‘믿음의 안전벨트’ 곡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수기의 축복’은 목사님들의 축도에 늘 동반하는 민수기 6장 24-26절 말씀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멕시칸 웨스턴 뽕짝’ 장르를 개척하는 노래인데요,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신나는 오프닝에, 90년대 두란노 경배와 찬양의 ‘주께서 전진해 온다’, 컨티넨탈 싱어즈의 ‘기도의 능력’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 사운드는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웃음)
‘믿음의 안전벨트’는 최용덕, 전용대, 김석균, 장욱조, 늘노래 등 전 세대 복음성가 선배들의 영향이 물씬 느껴지는 곡으로, 인생과 신앙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습니다. 아코디언과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하는 우아한 전반부와 신나게 반전되는 후반부의 대비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 입니다.”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이신데요.
“<민호기쉼천국>인데요, 구독 구걸합니다. (웃음) 제가 만드는 찬양들의 실황과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찬양이 만들어지는 과정들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5분 설교 형식의 말씀 나눔이나 예배와 찬양에 대한 다양한 강의 컨텐츠도 올리고 있습니다. 채널명처럼 ‘호기’가 있고 ‘쉼’이 있고 ‘천국’의 소망이 넘쳐나는 컨텐츠로 자라날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기독일보 독자 여러분, 이 어려운 코로나의 시대를 지나고 있지만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우리는 끝내 이겨내고 하나님의 새 봄을 맞이할 것입니다. 참고 견디고 또 서로를 돌아보며 위로와 소망이 되어주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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