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코로나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온라인 연속토론회를 진행했다. 마지막 4주차인 26일에는 ‘십자가에 못박지 못한 신앙,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된 탐욕’이라는 주제로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담임,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가 발표했다.
신 목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조롱을 받는 것은 교회가 보여 준 모습 때문”이라며 “교회를 이루고 있는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몸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열매이다. 1517년에 시작된 종교개혁은 중세교회의 모습을 비판하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종교개혁이었다”며 “종교개혁의 모토 가운데 하나가 교리와 신앙의 일치였다. 중세교회가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서 종교개혁이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보면 교회의 영향력이 20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퍼센트의 생각은 이번 코로나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교회마다 주일학교 인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청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이러한 문제를 일부에서는 저출산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영향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본질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문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조롱받는 근저에는 ‘탐욕’이 있다. 한국교회가 살 길은 탐욕과의 싸움”이라며 “먼저는 오늘날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한국교회의 성장기를 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 역사상 가장 독특한 역사를 가진다. 선교가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되고, 다시 선교하는 교회로 세워진 역사는 최초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3.1운동이라고 하는 거대한 역사 속에 교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현대 한국사회는 교회를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다. 김구, 이승만, 여운형 등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이 기독교인이었다”며 “교회가 독립의 장소가 되었고, 해방 이후 새 시대를 향한 꿈의 공간이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지녔던 근대의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쟁이라는 처참한 현실을 이겨내는 일에 교회가 중심에 있었다. 군사정권 시대에 민주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교회 없이 민주화를 생각할 수 없다. 1960~70년대를 잘 견뎌왔던 한국교회는 1980~90년대에 와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예배당이 대형화되고, 많은 성도들이 들어섰다. 90년대 한국교회는 부동산 측면에서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거대한 소명 앞에 교회는 열심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나 “성장했던 한국교회의 수명이 다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4가지의 탐욕의 모습이 있다”며 “먼저는 한국교회 성장이 보여주는 허상이며, 둘째는 탐욕의 세습, 셋째로 세속화된 신자의 축복, 마지막 넷째로 교회에서 일어난 우상숭배”라고 했다.
신 목사는 “(위 4가지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피할 수 없는 모습이며 마주하고 있는 아픔이다. 이것을 해결해야 수명을 다한 한국교회를 다시 살려낼 수 있다”며 “여기에는 6가지로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먼저는 교회의 가족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서 한국교회는 인격적인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 동안에 한국교회는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만남이 많이 강조됐다. 한 때의 제자훈련과 소그룹이 가족성을 회복하는 대안이 되었지만, 지금은 어떤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교회의 생명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생명을 잃은 교회는 시간이 지나가면 소멸된다. 한국교회는 권력과 맘몬의 세습으로 인해 생명이 줄어들고 있다. 권력세습과 맘몬을 숭배하는 욕망과 탐욕을 버리고, 본래의 양식인 복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셋째로 교회의 책임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교회에 주어진 책임은 구제에 있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고, 사랑으로 구제하고, 공의를 행하는 것이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넷째로 신앙의 기초성을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며 “신앙고백이 분명하지 않으면 교회가 세워질 수 없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무엇을 위해 세워지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다섯째로 교회 직분자들의 소명의식 제고”라며 “직분자들이 지닌 영적인 권위와 존경심이 교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득권이 생기면서 소명의식이 흔들리고 있다. 소명 없이 비즈니스와 명예로 받은 직분은 십자가의 사명을 저버리게 한다. 직분자들의 소명이 건강하고 분명할 때 무너진 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신 목사는“마지막 여섯째로 교단이 가진 권징 절차가 정직하게 시행되어야 한다”며 “교회가 교회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권징인데, 이 권징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권징의 세부적인 내용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교단은 교회의 순결성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세부강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윤리강령은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제정해야 한다. 사회는 점점 투명하고 윤리적인 모습을 강조하는데, 여기에 교회가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교단이 권징절차가 정직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윤리강령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수명을 다한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세상과 다른 대안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살길은 우리의 문제를 철저하게 인식하고, 탐욕과 우상숭배의 자리에서 떠나서 진리의 기둥과 터인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