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12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쇄신, 혁신, 개혁! 강 건너 불구경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쇄신, 혁신, 개혁 등의 단어들은 뭔가 역동적인 생명력을 연상케 한다.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대변하는 말들”이라고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런 용어들이 식상한 단어들이 되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제어로 승격한 ‘내로남불’의 정치 세력들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 교회 정치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며 “반대 편에 있는 자들을 제거하는 방편으로 사용하지, 협치와 상생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조금도 희망을 볼 수 없는 정치 세력들이 아니더라도 개혁교회를 추구하는 지도자 중에도 기대치를 상승시켜주지 못하고 있음이 슬프다”고 했다.
이어 “주님은 하나가 되기를 염원하셨다.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은 자들로 인해 하나 됨은 넘기 어려운 선이 되고 있다. 주님의 왕국을 자신의 왕국으로 전락시킨 장본인들은 남이 아닌 주의 종들”이라며 “개혁교회를 추구하는 분들에게도 없지 않아 존재한다. 인적 쇄신, 물적 쇄신, 영적 쇄신이 교회에도 절실하다. 자격 미달 된 교회 지도자들을 솎아내야 한다. 윤리 도덕적 흠결 사항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흠 없는 인간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경건의 능력이 없고 복음의 위력을 경험함이 없는 자들이 교회의 지도력을 형성하면 안 된다. 교회의 생명력은 지도자들의 역량과 밀접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쇄신, 혁신, 개혁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내 집에서 먼저 이뤄지게 하려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서 끊임없이 생명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 지도자들이 있을 때 공급되는 수질은 높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것”이라며 “찌꺼기로 막힌 수도관이나 녹이 슨 것에서는 신선한 물을 공급받을 수 없다. 하나님은 자기의 사랑하는 종들이 물들지 않도록 죄로부터 분리하신다. 죄가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기 때문에 하나님과 원활한 소통을 잘 가지고 있는 지도자가 있는 곳은 최고의 생수가 흘러나오고 그 물이 닿는 곳마다 소성(蘇醒)의 은혜가 넘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물적 쇄신은 교회 재정 사용처와 관련이 되어 있다”며 “선교와 구제라는 명목으로 지출되는 재정은 새어 나가는 구멍 뚫린 곳이 많다. 그중 입에 넣는 것이 상당하다. 물론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그러나 그에 쓰이는 비중이 상당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코로나 사태로 지출이 막혔다. 교회가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도 아닌데 교회를 포도청으로 삼고 사는 이들이 너무 많다. 자원해서 봉사하고 섬겨도 되는 일에 지출되는 지원금이 상당하다. 불필요한 조직 운영과 복지 문화 사업들은 줄이고, 필요한 선교와 구제 그리고 교육하는 일과 인재 양성하는 일에 더 많은 혁신이 요구된다”고 했다.
또한 “그중 인재 양성이 으뜸”이라며 “개교회의 미래 일꾼만이 아니라 주님의 공교회의 일꾼을 키워야 한다. 교회를 살리는 일은 결국 사람을 통해서 성사되기 때문이다. 신학교에 후원하여 훈련하고 있는 후보생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개교회 생색내고 포장하는 일보다 잘 드러나지 않아도 심고 물주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하나님은 자기의 영광을 위하여 반드시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실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영적 쇄신은 막힌 동맥을 뚫는 것”이라며 “하나님과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예배의 갱신, 자신들의 욕구 충족을 위한 방편이 된 기도회의 혁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기보다 자신들의 노래 실력을 뽐내거나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일에 적절한 것들을 퇴출시키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영으로 시작하고 육체로 마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나님이 받으시는 참 예배, 하나님이 열납하시기를 기뻐하는 기도, 성삼위 하나님이 하신 큰일들과 그의 성품을 노래하는 찬송의 회복, 사나 죽으나 그리스도의 이름만 존귀케 하는 섬김으로의 대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하나님은 영영 볼 수 없는 황량함만 남게 될 것”이라며 “얽매이기 쉬운 무거운 죄를 벗어버리고 육과 영을 온갖 더러운 것에서 깨끗게 하는 은혜가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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