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설립자 김준영 디렉터가 예수님께서 어떤 고뇌와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셨을 지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싱글 ‘가야할 저 언덕으로’를 최근 발매했다. 김준영 디렉터를 서면으로 만나 앨범 소개와 마커스와 관련된 궁금한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김준영 디렉터 님이 예학당 심화반 수강생들과 함께 지난 사순절을 위한 첫 번째 싱글을 발매하셨는데요. 싱글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수님의 일생에 관한 앨범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한 곡씩 노래를 만들고 있고 나중에 정식 앨범으로 모아서 내려고 합니다.
이 노래 가사는 ‘그가 오신 이유’라는 노랫말을 쓸 때 같이 초안으로 썼던 것입니다. 대전 예학당 수업을 위해 가고 있는데 스트링 콰르텟으로 편곡된 아리랑을 듣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느낌의 아리랑 버전에 빠져 드는 순간 갑자기 이 노랫말이 떠올랐고 슬픔과 아픔에 지쳐있지만 의지를 가지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주인공과 겟세마네의 예수님이 겹쳐져 다가왔습니다. 그때 가사를 완성하고 노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어떻게 음원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당시 예학당 심화반 수업이 창작의 원리였기에 배운 수업을 실제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고 또 심화반 수강생들이 음원을 만들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작업을 하게 되었죠. 가사의 주제와도 맞는 사순절 기간이라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즐겁게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작사와 기획 그리고 프로듀서를 맡았고 나머지 수강생들이 작곡, 편곡, 연주, 아트웍, 뮤직 비디오, 티저 영상, 홍보 및 진행을 담당했죠.
팀명은 예학당 슬로건인 ‘예술이 예수를 만나다’에서 착안해 예수님과 예술의 이니셜인 J와 a를 사용했고 소문자 a를 조금 기울여서 α의 느낌이 나게 썼습니다. 앞으로 알파를 추가해 간다는 뜻도 들어있는 거죠. 첫 번째 프로젝트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예학당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정해진 팀명이 J+a project 입니다.
이번 디지털 싱글에는 모티브가 된 아리랑을 편곡한 연주곡 ‘예수 아리랑’과 이번 프로젝트의 타이틀 노래인 ‘가야할 저 언덕으로’와 mr까지 총 3곡이 담겨있습니다.”
-‘가야할 저 언덕으로’는 십자가를 져야 하는 예수님의 고뇌를 잘 표현해주고 있는데요. 언제, 어떤 계기로 예수님의 고통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사순절과 부활절 시즌이 되면 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하신 예수님에 초점이 맞춰지죠. 저는 그 전과 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기 전, 고난 받기 전의 예수님과 부활 이후의 예수님에 대해서 말이죠.
‘그가 오신 이유’가 부활하신 주님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 묵상하며 만든 노래라면 ‘가야할 저 언덕으로’는 고난이 시작되기 전의 예수님에 대해 묵상하며 만든 노래죠. 자신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하시기 전 예수님께서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어떤 고뇌와 마음 가운데서 순종을 선택하고 나아가셨을까? 이 부분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성경에 기록된 ‘겟세마네의 기도’뿐이지요. 그래서 이 구절을 집중적으로 묵상하며 상상해 보았습니다.
보통 고난의 시간과 십자가의 죽음 그리고 부활은 늘 우리가 우러러 봐야 할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게 합니다. 이는 찬양과 경배 그리고 영광을 올려드리는 위대한 예수님이시지요. 하지만, ‘가야할 저 언덕으로’는 조금 더 인간 예수에 대해 조명을 하고 있습니다. 부활 이전에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짊어져야 할 무게와 그 사명을 이루고자 고뇌 가운데 피를 땀처럼 흘리시며 간절히 기도하시던 예수님 말이지요. 그 상황 가운데서 의지를 가지고 순종으로 나아가셨던 그분의 모습이 오늘날 만만치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저희와 더욱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늘 고뇌와 막연한 미래 속에서 믿음을 붙잡고 살아가는 저희들의 모습 말이지요.
그래서 사순절 기간이 아니어도 이 노래가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는 믿음의 고백이 우리에게도 늘 있기를 바랍니다.”
-김 디렉터님의 신앙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찬양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나눠주세요.
“글쎄요.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오랜 전에 쓴 <나는 마커스입니다>라는 책에 저의 배경과 신앙 전반에 대해 잘 나와 있어서 그 책을 추천 드리고 싶네요.
모태신앙이고요. 20대 초반 방황의 시절을 보내다가 군 제대 이후 문화사역자로 부르심을 받아1996년부터 지금까지 사명을 감당해오고 있습니다. 1998년 한국컨티넨탈 싱어즈 단기사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흔히 말하는 찬양사역 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1999년 칼라기획이라는 곳에서 실무를 담당했고 같은 해 디사이플스의 창단멤버이자 부 리더로 실무를 총괄했습니다. 2002년 두란노서원의 음반책임자로 잠시 있다가 2003년에 마커스를 설립했습니다.”
-김 디렉터님이 자주 듣는 찬양이나 추천하는 아티스트는요?
“글쎄요. 저는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라 이런 질문이 제일 곤혹스럽습니다. 특별히 요즘 나오는 노래는 잘 몰라요. 주로 예전 노래를 주로 듣습니다. 현재는 재즈와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거든요.
저는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의 음악을 좋아하고, 경배와 찬양의 교과서라 생각하는 호산나 인티그리티의 예배 실황 앨범들을 아직도 종종 듣습니다.
제가 혼자 예배하며 부르는 노래가 좋아하는 노래이겠지요? ‘사랑의 노래 드리네’ ‘주의 사랑을 주의 선하심을’ 이 두 곡을 자주 부릅니다. 그리고 제가 작사한 노래들을 대부분 좋아해요.(웃음)
어찌 보면 2014년 이후로는 직접적인 교계와 관련된 활동 보다는 사회 안에서 여러 일들을 하다 보니 현재 교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찬양사역 흐름들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게 솔직한 답변 같습니다. 간접적으로 주위에서 해주는 이야기나 추천하는 음악들을 듣고는 합니다.”
-예학당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예학당은 문화예술에 대해 성경적인 관점과 기반을 배우는 곳입니다. 음악을 주로 다루고 예술영역에서 활동하는 사역자들인 마커스 멤버들을 교육시키고자 시작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제자훈련과 성경공부는 있는데 문화예술과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성경적 기반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더군요. 대부분의 찬양사역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인데 말이죠. 그래서 시작된 게 예학당입니다. 처음엔 내부 교육 프로그램이었고 이것이 확장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외부로 오픈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준비를 오랜 시간 해왔습니다. 공부도 많이 하고 전공자들과 스터디도 해오면서 말이죠. 그래서 최종 40주 과정의 커리큘럼이 완성되어 지금은 예학당 18기 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꼭 전공자나 관련 종사자가 아니어도 문화예술에 관심 있고 배우고 싶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주로 문화예술을 통해 시대를 성경적 관점으로 균형 있는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예학당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www.yehakdang.com).
-김준영 디렉터 님이 다양한 구상을 하고 계실 거 같은데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글쎄요. 구체적인 이야기를 여기서 나누기에는 제한이 있을 것 같아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마커스를 설립할 때부터 제가 생각하는 문화사역의 방향성은 크리스천들 특히 다음 세대들이 지금의 기성세대들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그리고 예수님의 삶을 더 잘 쫓아가도록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현 시대 안에서 듣고 보고 배우고 행동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이는 창의적인 인재로 양성하는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특별히 문화예술 영역을 통해 균형감 있는 성경적 관점과 기준을 갖추도록 돕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 후 그러한 이들이 서로 연대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기독교적 가치를 담고 그러한 관점으로 만들어가는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사회 안에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특히 요즘 시대에 사람들에게는 쉼과 안식처 그리고 관계성을 회복하는 온오프라인의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끝으로 김준영 디렉터 님은 마커스 설립자이지만, 지금은 마커스라는 이름을 쓰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질문은 예민한 부분이네요.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 있으니 마커스의 설립자이자 대표였던 제 의견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저는 2014년 말, 2015년 초 쯤에 마커스 공동체를 온전히 탈퇴했기에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과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제가 언급할 자격이 없는 것 같고 제가 전체 리더로서 이끌어오던 2014년까지의 마커스가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추구했던 부분만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마커스는 문화사역 단체이고 내부적으로는 가족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적으로 보여지는 사역 모습은 공동체에 부여된 목적을 이루어가는 것이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가족공동체라는 내부적인 가치이고 이는 평생을 함께 한다는 서약입니다. 각자의 사역 모습은 어떨 지라도 한 목적으로 이루어 가는 것이지요.
2011년부터 저희는 흩어짐을 준비했습니다. 기도하며 받은 부분이고 저희 모두가 공유했던 부분입니다. 역사적으로도 한 단체가 규모가 커지게 되면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저희 멤버들도 나이가 많아져서 각자의 사역을 가지고 분리해서 연합함으로 확장된 사역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흩어지는 것은 해체가 아니라 분립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13가지의 사역으로 저희의 사역을 나누고 각자 리더로서 주체적으로 감당할 사역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분립을 준비해왔던 것이지요. 이게 저희의 흩어짐의 목적이고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각각의 사역들에는 주어진 역할이 있고 멤버 모두가 감당하는 13가지의 사역(예배, 교육, 예술 등등 )이 연합해서 하나의 목적을 이루어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마커스라는 이름은 해체되었기에 아무도 쓰지 못하는 이름이 아니라 마커스 멤버 모두가 쓸 수 있고 써야 하는 이름입니다. 변수는 제가 맨 마지막까지 다른 멤버들을 잘 준비시켜 분립시키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제일 먼저 분립하게 되었습니다. 예학당을 비롯해서 나의미래공작소라는 이름으로 감당해오던 사역을 기반으로 말이지요.
제가 마커스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위에도 언급했지만 여러 상황 속에서 저는 2014년 이후 마커스 공동체를 온전히 탈퇴했습니다. 가족공동체로 가지 않기로 한 것이죠. 다함께 모여서 가족공동체로서 부르심을 각자 점검했고 다른 지체들은 여전히 부르심을 쫓아가기로 했지만 저는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후로 마커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후의 마커스 내부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아니기에 저는 정확하게 모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에 대해 어떤 오해나 이야기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마커스를 떠난 후에는 어떠한 개입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그러할 마음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할 마음이나 욕심이 있었다면 떠나지도 않았겠지요.
그 뒤에 마커스가 이루어야 할 사명은 남아 있던 멤버들이 감당할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각자 저에 대한 평가도 다르겠죠. 마커스 모든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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