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혼란 가운데서도 지난해 전 세계 성서공회들이 46개 언어로 된 첫 번역 성경을 포함해 총 66개 언어로 된 성경 번역을 완료했다고 대한성서공회가 26일 밝혔다. 또 아프리카 여섯 개의 부족은 처음으로 자신의 언어로 된 성경전서를 받아 보았다고 한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2020년 세계 성서 번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7억 7백만 명이 사용하는 66개 언어로 성경 번역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7,359개 언어 중 지금까지 3,435개 언어로 성경이 번역됐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마이클 페로(Michael Perreau) 총무는 “모든 사람들에게 성경을 보급하는 우리의 사명에 하나님께서 복을 더해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완성된 성경 번역 하나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에 있는 소망과 평화를 경험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언어로 된 성경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그들은 삶의 폭풍우를 헤쳐 나갈 때 성경의 위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경 번역이 너무나 시급한 과업인 이유”라고 했다.
나이지리아성서공회에서는 첫 번역된 에피어(Epie)와 오그비아어(Obgia) 신약성경이 봉헌됐다. 봉헌식에 참석한 나이지리아 이워(Iwo) 장로는 활짝 웃으며 “오늘 에피어 신약성경을 받는 저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저희는 오랫동안 힘겹게 영어 성경을 사용해왔다. 이제는 성경을 온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그비아어 사용자인 존 오코루보(John Okolubo)는 “모국어로 된 이 신약성경은 문자 습득을 돕고, 젊은이들과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도록 격려할 것”이라며 “이 신약성경이 없는 동안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임재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이 신약성경을 갖게 된 우리는 약속의 땅에 도착하였다”고 기뻐했다.
2020년 세계 성경 번역 현황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으로 성경전서는 총 7,359개의 언어 가운데 704개의 언어로 번역됐다. 공회는 “코로나19로 어려운 한 해였지만 그 가운데 전 세계 성경 번역은 고무적인 결과를 이루어냈다”고 했다.
세계 2차 대전 후 세계성서공회연합회가 처음 조직된 1946년에는 성경전서로 번역된 언어가 200개도 채 되지 못했고, 신약성경은 230여 개 언어, 단편성경은 620개의 언어들로 번역되어 있었다. 75년 전과 비교해 현재 성경으로 번역된 언어 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ProgressBible 기준).
전 세계 72억 명 중 57억 명이 자신의 언어로 된 성경전서를 갖게 되었고, 이들 중 신약성경을 갖게 된 사람들은 8억2천5백만 명, 부분적으로 번역된 성경을 갖게 된 사람들은 4억6천3백만 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존재하는 7,359개 언어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성경이 전혀 번역되지 않은 상태이며, 총 15억 명의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들의 언어로 된 성경전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성경 번역 프로젝트
이에 20년 안에 전 세계 6억 명이 사용하는 언어로 1,200개의 성경을 번역하고자 하는 성경 번역 프로젝트는 이제 3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80개 성경의 번역이 완성되었고, 312개가 진행 중이며, 그 외 808개 번역 프로젝트가 대기 중에 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글로벌 성경 번역 책임자인 알렉산더 슈바이처(Alexander M. Schweitzer)는 “성경을 번역하는 일은 여러 해 동안 헌신해야 하고 넉넉한 나눔이 요구된다. 이는 한 공동체가 하나님 말씀을 접하고, 말씀으로 그 삶이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는 첫 단계”라며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문자 교실 또는 트라우마 치유와 같은 성경 프로그램들의 개발도 공동체가 사용하는 언어로 된 성경이 번역되었을 때 시작될 수 있다. 성경 번역은 삶을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저희는 이 성경 번역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번역과 개정
지난해 성서공회들은 9개 언어로 된 성경전서를 포함해 6억 9,400만 명이 사용하는 21개 언어로 새로운 번역 또는 개정판을 출판했다. 여기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식 언어에 해당하는 두 언어가 포함되어 있다. 1,200만 명이 사용하는 이시줄루어(isiZulu)와 7백만 명이 사용하는 아프리칸즈어(Afrikaans)로 이 두 주요 성경의 개정은 200주년을 맞이한 남아프리카공화국성서공회의 큰 기념이 되었다고 한다.
줄루 왕가의 굿윌 즈웰리티니 왕을 대리한 92살의 망고수투 부테레지(Mangosuthu Buthelezi) 왕자는 새롭게 번역된 이시줄루어 성경을 두고 “이 성경의 내용이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면 문화와 언어에 상관 없이 자명하게 진리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이시줄루어 성경은 1883년부터 번역되어 출간되었지만 오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버전은 1959년 출판된 것이다.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국민 연합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부테레지 박사는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자신의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는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번역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성서를 알게 되고, 믿음이 이끄는 삶을 살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 성경을 출간한 성서공회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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