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에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적게는 2천만 명, 많게는 8천만 명이 독감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때 이후로 전 세계적 팬데믹 현상을 처음 겪고 있다. 코비드-19로 인해 지구상에 확진자들만 현재 1억 명이 넘었고, 그로 인해 죽은 자들은 25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엄청나게 뒤바꾸어놓았다.
전쟁 시에도 멈추지 않았던 예배가 중단되기도 하고, 한반도에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추석과 설 명절도 제대로 지내지 못하게 되었다. 선교사들도 선교지를 떠나야 했다. 한국에 돌아오지도 못한 자들도 있지만, 잠시 있다가 가리라고 생각한 자들도 아직 선교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회들도 생존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선교도 지금까지 세워놓은 것들이 다 무너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탈북자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게 되어 그들이 대한민국에서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도움을 주는 ‘하나원’마저도 원생들이 이제 겨우 3명 남아 있다는 소식을 접할 정도다. 지금까지 해 오던 일상적인 일들이 옛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결코 중단할 수 없는 선교,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학자마다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교회는 교회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교 역시 지금까지 하던 일들을 재고하고 선교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본질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도들이 초대교회에서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출발하게 된다면 생각보다 훨씬 안정을 빨리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프로그램 중심의 교회 활동이 이제는 예배 중심의 모임으로 정착이 되어간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이 특정한 교회를 출석하는 이유를 프로그램이 좋아서, 혹은 시설이 좋아서라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멈춰졌다. 이제 오직 ‘말씀선포’와 ‘기도’, ‘올바른 찬송 부르기’(시편), 그리고 ‘자녀 교육 철저히 하기’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들은 더이상 형식이 아니다. 형식으로 남아 있어도 안 된다. 살아 있는 예전이어야 한다.
목사는 굶주린 영혼들의 해갈에 전념하고 천국 가는 하늘나라 백성으로 살도록 촉구해야 한다. 성도들은 예배를 통한 감화 감동이 넘쳐나게 해야 한다. 예배를 영어로 서비스(service)라고도 한다. 목사는 성도들을 섬겨야 한다. 그러나 오직 기록된 말씀으로 섬겨야 한다. 그러므로 설교 준비에 피땀 흘려야 하고 준비된 설교 전달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에 들어온 우리 동포들이 처음에는 교회를 통해서 자유대한민국에 들어왔지만, 일단 자유민주국가의 땅 접촉을 한 후로는 교회를 등진 자들이 부지기수가 되고 있다. 탈북한 자들을 조국의 품으로 데리고 오는 일들보다 지금 상황에서 이미 들어온 그들에게 순전한 복음을 전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마음껏 영위할 수 있도록 돌봄과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
탈북자들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이 되어 모든 것을 버려두고 북한 땅으로 들어가 교회를 세울 사람들은 남한 출신의 사람들보다 탈북자들이 훨씬 많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향한 선교와 교육에 더 치중해야 할 것이다.
선교도 지금은 단지 현지에 가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추방된 자들도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할 방도를 찾아서 핍박의 두려움과 공포가 없이 복음을 전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려 2백만 명이 산다. 그들에게 복음으로 다가가는 효율적인 선교방식을 택해야 한다. 외국인학교에 선교사 자녀들을 보내야 하는 경비를 들이지 않아도 되고, 센터를 세운다고 건축비를 모금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 있는 기존 교회당과 시설들을 활용하는 방안은 선교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그 재정으로 특정 지역 출신들을 돌보는 전담 교역자들을 세워서 섬기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단지 교회에 잘 출석하는 정도의 사람들이 아니라 복음이 밀착되어서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게 하는 헌신된 일군들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여전히 순전한 복음 선포만을 통해서 가능하다.
우리는 복음 때문에 고난받는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와 지원 역시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을 향한 선교 열정을 쏟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그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다 썩어 없어질 것들을 한 아름 안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 소망을 잔뜩 품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이 높임을 받으실 것이다.
서창원 목사(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장, 한국오픈도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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