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태복음 17장 14-27절
한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왔다. 병든 아들을 고쳐 달라고 하기 위해서였다. 그 아들은 간질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증상은 불에도 넘어지고, 물에도 넘어지는 중증 환자였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아들을 고쳐 달라고 예수님께 왔는데, 당시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변화산에 계셨다. 급한 나머지 아버지는 제자들이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는 것을 지켜보았으니 그들도 병든 아들을 고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했을지 모른다. 아니면 제자들이 병든 아이를 보고 안타까워 먼저 고쳐 보려고 했는지 모른다. 이유가 어쨌든 결과는 어떠했나?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러한 모습은 그리스도인들이 현실 세계에서 겪게 되는 문제이다.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런데, 삶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지부진한 삶이 이어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지만 제자리걸음일 때가 많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제자들에게 병든 자를 고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마 10:8).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롯한 우리들의 모습이 연약한 이유가 무엇일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 하시니라”(17절). 열정이 부족함도 아니고, 실력이 부족함도 아니라고 하셨다. 오직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다시 말해 제자는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능력도 행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믿음은 통로와도 같다. 하나님의 능력을 이 땅에 풀어내는 파이프와 같다.
성경의 내용과 수많은 성경의 인물들을 보면 배경이 좋아서 스펙이 있어서 쓰임 받은 것이 아니다. 오로지 하나 믿음이었다. 히브리서 11장 믿음 장에 보면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은 일에 경고하심을 받았지만 믿음으로 방주를 지어 구원을 받았다. 아브라함도 갈 바를 알지 몰랐지만 믿음으로 약속을 믿고 나갔을 때 약속의 땅을 얻을 수 있었다. 모세는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 받기를 거절하고 믿음으로 홍해를 건넜다.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리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다윗, 사무엘과 선지자들의 일을 말하려면 내게 시간을 부족하리로다.
이러한 믿음은 본문에서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귀신을 쫓아내는 데 실패한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조용히 와서 왜 자신들을 실패했는지를 여쭈었다. 그때 예수님의 대답은 무엇인가?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20절). 여기서 겨자씨와 산은 믿음의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서 동원된 소재들이다. 겨자씨는 그 크기에 있어서 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작다. 그렇지만 그 겨자씨 같은 믿음만 있다면 산을 움직이는 기적의 능력이 된다.
우리가 잘 아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일화이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학살하기 위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잔인하게 생체 실험을 당했고 비참하게 죽어 나갔다. 그 곳에 한 번 들어가면 살아남을 수 없는 지옥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훗날 기자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조사해 보니까 매일 한 컵에 나오는 홍차를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서 달랐다고 한다. 매일 수용소에서 빵 한 조각 홍차 한 컵이 나왔는데, 허기진 수용수들은 단번에 먹어 치웠다. 그런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자들은 컵에 있는 물을 반을 마시고 반은 얼굴을 닦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비록 수용소이었지만 사람들에게도 자신에게도 정돈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훗날 기자가 “어떻게 절제할 수 있었나?”그러자 이곳에서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이 지옥 같은 수용소에서 죽음을 이기는 기적이 되었던 것이다. 나치 수용소에 있었던 코리 텐 붐 여사도 이렇게 말했다. “믿음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으며 불가능 것을 받아들인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증거라고 한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믿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모든 장애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서 온 세상을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때에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믿음으로 넉넉히 극복해 나가시길 기도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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