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더 깊이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중독의 자각을 하고, 자신을 보호해 줄 공동체에 속해야 한다.
중독 메시지를 들은 분들 중 이런 고백을 한다. “저는 중독자가 아닌 줄 알았는데... 저도 중독자입니다...” 이렇게 고백하는 사람은 회복의 여정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자이다.
집회를 하러 가서 청소년, 청년, 장년들에게 나는 늘 첫 번째 질문을 한다. “이 중에 자신이 중독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잠시 손을 들어 주세요!” 감사하게도, 몇 명은 꼭 손을 든다. 이렇게 손을 들고, 자신이 중독자임을 시인하는 것은 그나마 건강한 것이다.
중독자는 이렇게 자신이 중독자임을 인지하고, 치유를 위해 공동체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자신을 너무 과신하면 안 된다. 붙잡아 줄 동역자가 있어야 한다. 다윗은 요나단이라는 동역자가 있었다. 종교 개혁을 일으켰던 루터와 칼빈도 동역자가 있었다. 같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펄전도 지하에서 기도하는 400명이 있었다. 함께할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혼자는 안 된다. 공동체에 들어가야 한다.
예배라는 것은 그냥 잠깐 왔다 가는 것이 아니다. 소그룹 모임에서 들은 설교를 기억하며 “나는 이런 인간인 것 같습니다. 날 좀 도와주세요. 저는 이렇게 연약한 사람입니다. 목사님, 저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고백해야 한다. 공동체 속으로 들어와야 회복된다. 단순히 '아, 내가 문제가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치 거울을 보고 “저기 지저분한 사람이 있네!” 하고 지나가는 자와 같다.
공동체 속에 들어오면 치유가 일어난다. 사람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회복이 된다. 하나님께서 직접 치유해 주실 수도 있지만, 주님은 함께하는 주의 백성을 통해 만지시기도 한다.
겨울에 혼자 있으면 춥다. 같이 있으면 그나마 따듯하다. 각자 자신의 열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적은 열기를 무시하지 못한다. 모여 있으면 열을 발산하여 더 따뜻해진다. 에너지를 받게 되어 있다. 같이 있으므로 이런 축복을 받는다. 좋은 공동체 속에 있기만 해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도전을 받고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다.
기러기는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0,000km를 비행한다.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창공을 날아간다.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의 날갯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준다.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 때보다 71% 정도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뒤에서 비행하는 기러기는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낸다. 그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선두에 선 기러기에게 보내는 응원이다.혹,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았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한다. 그리고는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해 준다. 또는 동료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 곁을 함께 지키다 무리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공동체 속에 거할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라파 치유 공동체를 섬기는 윤석모 목사는 대전에서 20여 년간 중독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2001년 영국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중독치유 사역을 보고, 중독 사역에 헌신하기 결단하고 뛰어들었다. 첫 3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너무 힘들었다. 그때 목사님을 다시 일으킨 음성이 있었다. “외양간에 소와 밭에 소작 물이 없더라도 괜찮니?” 마치 주님이 “나만으로 안 되겠니?”라고 말씀하시는 듯하였다. 그리고 주님이 "네가 나의 열매다!"라는 말씀으로 위로해 주셨다.
중독자들을 보면 두렵고 혐오스럽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의 속을 알고 사랑하기 때문에 사역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교회는 낮은 곳, 아픈 곳으로 가야 하기에 중독자들을 품어야 한다고 한다. 윤 목사님은 “중독은 사랑의 결핍에서 오는 병이다”라고 말씀한다. 건강한 공동체가 조건과 편견 없이 사랑으로 품어 주어야 한다고 한다. 냄새 나는 중독자들을 조건 없이 품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하려고 한다.
중독은 정신병이기도 하므로 치유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회 공동체에는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해 기도하며 섬길 자가 필요하다.
중독 치료를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로마가 타락으로 망한 것처럼 21세기 인류는 중독으로 망할 수 있다.
와그너 힐(Wagner Hills)이라는 곳이 있다.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힐링센터이다. 동성애 중독,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그리고 부모에게서 성적 학대를 받았던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에 가 보았다. 몇 차례 방문하였는데 그곳은 생명이 흘러가 중독자가 회복을 받고, 그 회복된 중독자가 다른 중독자를 케어해 주는 곳이었다.
그 사람들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아침 식사 후 다 같이 경건 시간을 갖는다. 두 시간 동안 예배하고 찬양하면서 성경 말씀을 암송한다. 오후에는 예외 없이 노동을 한다. 저녁이 되면 일기를 쓴다.
중독에 걸린 자가 상담사를 만난다고 모두 치료되지는 않는다. 10분, 20분 시간을 내주는 상담사가 모든 중독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까?
도박하지 못하도록 감금되어 있으면 중독이 저절로 사라질까? 아니다. 세상에 나오면 다시 도박에 빠진다. 도박한 자가 후회하고, 손목을 자르면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올 것 같지만 발로도 도박한다. 손으로 못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 작대기로라도 누르면서 도박을 하며 일생을 마감한다.
중독의 무서움은 무엇인가? 중독은 어느 정도 유전이 된다. 100% 유전이 아니라 50% 정도 유전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술을 많이 마신 아버지 밑에서는 술을 좋아하는 아들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 폭력적인 부모의 자식,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으면 폭력적인 아들을 만들어 낼 확률이 높다. 중독을 자신의 대에서 끊어야 한다. 중독자가 발버둥 쳐야 할 이유가 이것이다.
중독된 상태에서 결혼하면 배우자도, 자녀도 죽는다. 중독자는 상처를 주고도 그게 상처인지를 모른다. 누굴 죽여도 그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주님은 우리를 빛으로 부르셨다. 주님은 우리가 다시 태어나기를 원하신다.
중독에 빠지는 비율은 점점 더 높아만 가고 있다. 이런 세상 가운데 중독치유의 희망은 교회이기에 교회가 중독자들이 진정 자유 하도록 섬겨야 하고, 그 중요한 역할을 놓쳐서는 안 된다.
중독치유 공동체 윤석모 목사는 공동체가 중독 사역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중독자들에게 Like family가 아닌, family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진짜 가족이 되지 않으면 가족처럼 대하고, 거리를 두고 돌보지 않는다. 진짜 가족이라면 다가가서 사랑하고, 중독자를 자기 자녀로 품고 돌본다.
중독자를 제대로 품고 회복시키려면 어떻게 하려는 시도를 멈추어야 한다. 그저 그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 주어야 한다. 윤 목사는 “사랑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중독자를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교회는 벼랑 끝에 있는 중독자 가족들도 돌봐야 한다. 중독 가정을 심방할 때 깊이 있게 듣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규칙적으로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 중독자는 물론 그 가정도 숨을 쉴 수 있다.
교회의 목회자와 목양하는 리더는 중독 나라에 파송된 선교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사탄은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도록 강력한 덫인 중독에 빠지게 한다. 하나님을 저버리고, 등지게 한다.
김영한 목사(품는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한국중독예방선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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