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는 복음을 말로만 전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삶으로 복음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함께 몸부림치며 곁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대사가 되어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며 캠퍼스를 섬기는 이호준 간사. 최근 그를 만나 캠퍼스 선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 JOY(죠이선교회) 소개 부탁드려요.
“JOY(죠이선교회)는 1958년 한국의 청년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시작된 초교파 선교단체입니다. 학원복음화협의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청년들을 섬기고자 각 캠퍼스에 죠이선교회를 세워가고 있습니다. JOY(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의 이름엔 예수님을 첫째로, 이웃을 둘째로, 내 자신을 마지막으로 둘 때 기쁨이 있다는 JOY의 Spirit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기쁘게 섬기는 탁월한 그리스도인들을 세워 하나님나라를 실현하는 비전을 가진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올라운더'(all-rounder) 공동체입니다.”
- 간사님의 사역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헬라어로 성령은 ‘파라클레토스(paracletos)’ 보혜사로 옆에서 같이 도와주시는 분입니다. 간사를 숭고하게 부른다면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특히 선교단체 간사는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함께 성경공부, 큐티모임, 기도모임뿐만 아니라 같이 먹고 같이 생활을 합니다. 그렇게 곁에서 그들이 삶과 행동으로 복음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지도록 같이 몸부림치는 게 간사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성령으로 민감하게 깨어 있지 않으면 이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구체적인 사역은 서울대와 안양대 캠퍼스를 섬기며, 일대일 모임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일대일 모임은 소그룹 모임보다 시간을 정하기가 쉽고,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꺼내기도 쉽습니다. 학생들과 라포가 잘 형성될수록 줄 수 있는 게 많아지니까 일대일로 밀접하게 청년들의 삶에 함께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서 그리스도의 뜻을 전하고, 청년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왔던 간사사역입니다.”
- 어떻게 죠이선교회 활동을 시작하고, 캠퍼스선교에 소명을 받고 이 길을 가게 되었나요?
“모태신앙이었지만 하나님을 믿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창 방황하고 힘들었을 때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나서 예수님을 정말 사랑하게 됐습니다. 특히 천관웅 목사님의 곡 ‘밀알’의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나의 삶과 죽음도 아낌없이 드리리’라는 가사가 제 마음을 강탈해서 주님을 위해서 사는 선교사가 될 마음을 먹기도 했습니다.
고1 때 진로를 고민하던 중 하나님께서 ‘너는 나를 위한 대사가 돼라’는 마음을 강력하게 주셨습니다. 당시 김하중 전 주중대사의 ‘그리스도의 대사’를 열심히 읽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나님께 공부도 못하는 제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대사, 외교관이 되느냐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선 ‘내가 못할 것 같아? 너보다 앞서서 내가 거기 가 있겠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기도 중에 서울대 정문 건너편에 계신 주님이 떠올랐는데 너무 생생해서 아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갑자기 교과과정이 저에게 좋게 바뀌어서 흥미 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가 있으니까 점수가 오르고, 점수가 오르니까 믿음도 커지면서 좋은 점수로 학교를 졸업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선 그리스도의 대사, 외교관의 꿈을 위해 선교단체 활동은 최소한만 하고 열심히 공부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 신앙적인 방황이 시작되었고, 도저히 기댈 곳이 없어서 갔던 선교단체에서도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놓고 기도했을 때 ‘너의 마음이 평안했던 곳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에 평안을 주었던 JOY로 가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죠이어들과 첫 여름수양회를 갔는데 공부만 하려던 제 계획은 이미 틀어지고 있었습니다. 수양회에 가서 이제 좋은 공동체를 만났으니 그리스도의 대사가 될 수 있게 열심히 공부해서 외무고시를 잘 보게 해 달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게 나랑 무슨 관계가 있냐고 매몰차게 말씀하셔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난 다음엔 외교관이 된다는 게 무의미해 보이면서 하고 싶다는 마음도 뚝 떨어졌습니다. 여호수아서에 이스라엘 백성이 아이성에 자기 멋대로 올라가다가 망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시면 외무고시를 준비해봤자 실패할 게 뻔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와 선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교 3학년 때 참석한 수양회 준비 예배에서 한 간사님이 JOY가 가진 사명 말씀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고후 5:20).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신’이라는 표현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면서 이것 때문에 JOY로 부르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또 방황하고 힘들어하던 때 ‘나는 네가 죽을까 걱정됐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저를 걱정하시는 아버지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펑펑 울고 회개하면서 인생의 길이 어떻게 될지 안 보이지만 말씀부터 읽겠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읽던 중 에스라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 가르치기로 했다는 에스라 7장 10절 말씀에 꽂혔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청년 세대에게 결국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하나님이고,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건 복음인데, 그럼 그 복음을 누가 전해야 할까? 라는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그때 에스라처럼 제사장이자 학자이면서 복음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간사 사역이 3년 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 간사 사역을 하는 동안 기억나는 일이 있을까요?
“작년 3월에 모든 죠이어들이 관심을 두고 챙겨주던 자매가 자신의 선택으로 먼저 하나님 곁으로 갔습니다.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립니다. 저는 언제나 제가 사역을 잘할 줄 알았고,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리더로 섬기고 제자훈련도 하면서 사역의 생체리듬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간사가 되면 더 집중해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제가 경험한 JOY 사역이 사역의 전부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제가 생각했던 모든 걸 깨뜨리는 일이었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게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어느 순간 확신이 없어졌습니다. 공동체 내에 안 좋은 영향이 퍼지기 시작하는데 그것을 막기엔 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그 모든 걸 다스리는 주관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해도 당장 눈 앞에 바뀌는 게 없어서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한 건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던 몇몇 애들이 회복되면서 저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애들 중 한 명이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살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 나를 인내해주고 들어주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그 아픔에서 벗어나 다르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동안 무력하게 있었다고 생각했고, 사역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는데, 오히려 그 시간이 저 친구들의 회복을 향한 하나님의 큰 그림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친구들 곁에 앉아서, 울면 눈물을 닦아주고 토닥여주고, 하나님과 세상을 향한 원망을 쏟아내면 다 받아주고, 묵묵히 들어준 것밖에 없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큰 것이었다는 알게 되면서 사역에 대한 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틀, 방식, 경험들도 물론 유의미하지만 절대적인 건 하나님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입니다. 또한 저에게도 공동체 안에도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있는 사건이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도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걸 경험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제 생각과 교만함을 내려놓고 사역의 중심축은 하나님이시라는 걸 인정하고 사역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코로나로 인해 선교회 활동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선교단체 사역의 가장 큰 강점이 양들과 24시간 함께하는 것인데, 코로나로 인해 밀접한 만남을 할 수 없는 게 큰 변화입니다. 학생들 삶에 밀접하게 들어갈 수 없고 온라인으로 예배나 모임을 하니까 현장성이 떨어지고 동력이 생기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중간평가로 이해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신앙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이자 평가로 받아들였습니다.
예배와 훈련 등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개인의 참여 의지가 가장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참여 의지가 없는 친구들도 밥을 먹이고 토닥토닥하면서 데려왔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갈급함과 자신의 삶의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만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가 공동체 안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기간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데, 캠퍼스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서울대와 안양대 두 캠퍼스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를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안양대 학생들과는 선물하기 이벤트와 번개모임을 했습니다. 이미 교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푸른 풀밭 같은 공동체가 되어주려고 한 것입니다. 서울대는 소그룹으로 모여서 밥을 사주기도 하고 소외된 친구들에겐 기프티콘과 짧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건 JOY가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하도록 한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부분을 돌아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직을 만들다 보면 인사이더 그룹이 생기고 사역도 그들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인사이더 그룹이 사라지고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했던 소외된 자들이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사도들의 글을 봐도 소외된 자들을 환대하고 받아줘야 하는데, 우리 안에 소외된 자들을 무시하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문제의식이 제 안에 심긴 겁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시 만나서 사역을 할 때, 이걸 어떻게 기억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조이선교회는 어떻게 전도하고 있나요?
“전도는 어떤 활동 중의 하나, 프로그램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도 전도를 JOY의 활동 중 하나로 가르치지 않고, 네가 좋으면 데리고 오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런 전도가 타인에게 부담감과 불쾌함을 주지 않으면서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불신자들에게 죠이어들이 실패와 절망감을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삶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관계전도를 통해 많은 불신자가 JOY에 와서 예수님을 믿거나 기독교에 우호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새 친구, 불신자가 오면 환대의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떤 모습으로든 함께해도 좋다고 말해줍니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말하기보다, 예수님을 믿으면 이런 세상이 있다고 이야기해줍니다. 설교를 듣고 찬양하는 시간이 힘들면 편안하게 놀 때 와도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다가 궁금해하는 이들에겐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와 성경에 대해 변증법적으로 접근해 복음을 전했습니다. 오해를 해소해주고, 잘 알고 있는 건 더 설명해주면서 복음이 가진 상식성과 넓은 세계관을 이야기해주면 불신자들이 매우 놀랍니다. 그들에게 기독교는 편협한 세상이었는데, 기독교라는 문을 들어가 보니까 체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고, 성경엔 통일성이라는 신비가 있다는 겁니다. 이 신비한 책이 너희 인생에 하는 말이 있다고 하면 조금 더 권위 있게 성경을 받아들이고 궁금해합니다.
한편, JOY는 프로그램이 아닌 삶으로서의 전도를 해왔기 때문에 삶을 보여줄 수 없는 언택트시대에 전도할 길이 좁습니다. 하지만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의 전도를 매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로마 시대와 중세 시대에 역병이 돌았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파라볼라노이’(παραβολάνοι,위험을 무릅쓰는 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 닫혀 있는 마음의 문들을 두드리면서 따뜻한 손길을 건넬 수 있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기독교가 해야 하는 전도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는 환대의 종교입니다. 불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대신할 사신이 되어서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기간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제자의 삶, 예수님이 주인인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청년선교가 잘 안된다고 말하지만 대학생들을 보면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갈급함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은 열려 있습니다. 그 문을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를 경험한다면 여전히 청년선교의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지금은 우선 말씀과 하나님 앞에 서서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코로나 블루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담대하고 용기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은 죠이가 꾸준히 해왔던 전인격적인 삶으로서의 전도를 더 폭발력 있게 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 기간 특별히 묵상하게 된 것이 있으신가요?
“사무엘상 5장에 블레셋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언약궤를 빼앗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코로나 기간 한국교회의 모습이 그와 같았습니다. 우리의 잘못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추락한 것 같아서 괴로워하며 고민했습니다. 그때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가나안 정복을 하나님이 스스로 하신다는 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와 선교단체가 힘들지만 하나님의 열심은 식지 않으시고, 열정은 죽지 않으십니다. 에스겔서의 마지막 말씀 ‘여호와 삼마’처럼 하나님은 그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은 기독교의 암흑기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그분의 백성들을 이끄시고 어린양이 승리하는 계시록의 장면처럼 하나님께선 그 뜻을 이뤄가실 겁니다.
그러니 하나님 품에 안겨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드러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걸 지켜보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마음껏 하시는 걸 보면서 열심히 박수치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힘을 빼시고,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하나님의 언약궤가 블레셋을 정복하고 오는 것을 보게 될 줄로 믿습니다.
사도바울의 말씀처럼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걸 내려놓고 무익한 종으로서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물으며 앞서가지 않기 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열정이 이 모든 것을 이루실 것이라는 걸 믿음으로 고백하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 돌아오실 줄로 믿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예전의 영광스러운 부흥기를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다운 사람들만이 남아서 빛과 소금이 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더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고 그리스도다운 그리스도인을 길러내는 게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 포스트코로나 시대 캠퍼스 선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먼저는 하나님이 하실 거라는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이 하실 걸 믿기에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가? 새로운 비전을 갖고 고쳐나갈 것인가?’ 결국 이게 큰 그림을 보고 설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청년들의 상황과 특징을 헤아리고 필요와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성경적인 답을 그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청년공동체가 부담 없이 공동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재설계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설계능력이 청년선교에 필요합니다. 이런 능력을 훈련해가면서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고 계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학자 중에 월트 브르그만’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그리스도인이 우상에게 졌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그들이 상상력을 잃었을 때라고 하셨는데, 너무 동의가 됩니다. ‘하나님에 의해서 영감받은 상상력’. 코로나 이후 시대를 우리는 상상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다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실 것들을 기대하며 상상해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청년들이 다시 살아날 것에 대한 비전을 갖고 상상하고 계획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결국 소망이 없으면 안 되는 겁니다.
저도 감사하게도 상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소외된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청년 사역은 프로그램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친구가 되고 사랑하기만 해도 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도 경험했습니다. 이건 어느 시대든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합니다. 이걸로 어떻게 외형적인 것들을 디자인해낼 것인지, 내가 섬기는 친구들에겐 어떠한 옷의 공동체가 어울릴지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 죠이어에게 주고 싶은 비전이 있나요?
“JOY의 비전처럼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그곳에 보내셨다는 걸 기억하기 원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과 이웃을 기쁘게 섬길 줄 아는 탁월한 그리스도인이 되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거란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장기적인 비전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나님과 이웃을 기쁘게 섬기는 탁월한 그리스도인으로 오늘을 살아내기 원합니다.”
-조이선교회가 어떤 선교회가 되길 바라나요?
“저희가 선교단체의 특징을 소개할 때 많이 사용하는 눈싸움 비유가 있습니다. CCC, IVF, YM, JOY가 함께 버스를 타고 수양회 장소를 가다가 폭설 때문에 길이 막혔을 때 각 선교회별로 특징이 있다는 겁니다. CCC는 놀라운 조직력으로 길을 파내자면서 삽을 들기 시작하고, IVF는 폭설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뭔지 묻자고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YM은 뜨거운 찬양으로 녹여버리겠다고 찬양집회를 시작하는데, JOY는 밖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JOY의 가장 큰 강점이자 특징은 기쁨과 즐거움입니다. 그 기쁨과 즐거움을 잃지 않고, 어떤 상황이 오든 유머와 위트로 그 상황을 가볍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또한 청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같이 호흡하는 공동체, 하루를 건강하게 살아갈 힘을 주는 가족 같고 집밥 같은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 캠퍼스선교회 활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어렸을 때 선배들에게 들은 조언이 있습니다. ‘20대는 삶의 가치관과 방향성의 틀이 형성되는 마지막 때이다.’ 20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자아를 성립해 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때 말씀 안에 서지 않고, 하나님백성답게 사는 걸 훈련받지 않는다면, 이후에 사회에 나가서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만들어져 가는 훈련을 목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공동체는 사실상 선교단체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진실한 공동체 안에서 말씀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면 그것이 이 내 생각을 바꾸는 것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나라를 고대하고 그의 나라를 위해 살겠다는 진정한 제자의 모습이 내 안에 갖춰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은 20대 그리스도인으로서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일상을 공유하며 훈련하고 기뻐하는 메리트가 캠퍼스 선교단체에 분명히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올해 기도제목이 있으신가요?
“제가 섬기고 있는 안양 JOY, 서울 JOY를 하나님의 마음으로 섬길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에스라 7장 10절과 고린도후서 5장 20절을 통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이미 제 안에 있습니다. 올해 저를 향한 하나님의 그 부르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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