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삼 목사(충현교회)가 27일 주일 ‘가난한 자의 제사’(누가복음 2:21~24, 레위기 5:7~12)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한 목사는 “누가복음 2장 21-24절에서 마리아는 자신과 아들 예수의 정결 예식을 하러갔다. 아들을 구별하여 드린 산모의 예식은 레위기 12장 4절에 따라 엄격히 행해졌다”며 “그러나 다섯 세겔은 드리지 않았다. 이 사실로 예수님의 정결예식이 부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율법의 완성으로 오신 예수님에게 율법에 따른 정결예식이 실질적으로 필요하지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제사는 속죄제, 번제제, 화목제 순서로 드린다. 특히 번제제는 양 1마리를 드려야 하는데 당시 양의 값은 비싸서 가난한 자들이 살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레위기 12장 8절은 힘이 미치지 못하면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가져다가 드리라고 나왔다. 예수님의 부모도 비둘기 2마리를 드렸다. 가난한 자를 위한 대체예물로서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물의 등급에 따라 제사가 매겨진다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제사자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제사를 드리도록 배려하신 것”이라며 “솔로몬 왕은 일천번제 곧 천 마리의 소를 드렸다. 하나님이 이처럼 비싼 제물을 드리는 제사를 기뻐하실까? 예수님이 제사를 보자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한 목사는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솔로몬보다 훨씬 위대한 분이신데, 가난한 자의 제사로 드린 이유는 가난한 자도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배려하신 것”이라며 “레위기·신명기는 추수할 때 나무위의 실과는 나두라고 나왔다. 그래야 가난한 자들이 체면을 차리면서 나무의 실과를 따먹도록 하신 것이다. 레위기는 가난한 자를 위한 배려가 담겨있다”고 했다.
이어 “누구나 하나님께 드릴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 주님께 드리는 제사란 소·양 같은 화려한 제사가 아니라 마리아가 예수님의 제사 때 드린 비둘기처럼 가난한 심령의 제사라도 받아주신다는 것”이라며 “우리 일상이 힘들어 가난해진 심령일지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가자. 가난한 마음이란 하나님을 열망하고 하나님께 붙들리는 것이다. 이 마음이 하나님이 받으시는 삶의 제사와 예물”이라고 했다.
그는 “사단이 우리를 낙심시킨다. 낙심은 마음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마음이 산만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되기를 유도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낙심하지 말기를 바란다. 성경에서는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르면 거두리라’고 했다”며 “낙심의 반대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1년을 돌아보며 힘들었다면 이번 새해는 마음을 다잡기를 바란다. 마음을 다잡는 건 성경적 용어로 보자면 사도행전 14장의 바울과 바나바처럼 마음을 굳건히 하고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낙심하는 이유는 우리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모습, 내가 이룬 게 초라하기 때문이다. 내 삶이 무시당하는 삶 같아서 그렇다. 그래서 심하게 낙심을 느낀다”며 “하나님 앞에 서는 ‘코람데오 신앙’이 있다면 삶을 함부로 살 수도 없고, 낙심할 수도 없다. 코람데오 신앙은 공의의 하나님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로하시고 초라함을 덮어주시는 은혜의 하나님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레위기 1장 17장을 보면 하나님은 가난한 자의 제사에서 그가 위축되지 않도록 제사장에게 비둘기의 날개를 최대한 찢도록 명령하신다. 그가 드린 제물이 크게 보이도록 하는 게 제물을 받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라며 “혹자는 ‘비둘기를 소나 양으로 바꿔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묻는다. 우리는 인생에서 소나 양 같은 축복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소를 드릴만한 사람이 소를 드릴 때면 이런 은혜를 경험할 수 없다. 가난한 자가 제사를 드릴 때 내가 한일보다 훨씬 더 나의 인생을 펼쳐서 받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한규삼 목사는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소나 양은 제사자가 직접 각을 떠서 제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나 비둘기는 제사장이 대신 각을 떠서 제사를 드려준다. 하나님의 배려의 마음이다. 나를 위해 대신 제물을 드려주시는 제사장이 바로 예수님”이라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제물을 잡아주시고 드려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레위기는 우리 영적 제사의 모델이다. 가난한 자의 제사를 우리 삶에 도입해서, 빛으로 생명으로 오신 예수님을 가난한 심령으로 열망하자. 가난한 자의 제사를 받으시는 주님과 동행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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