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테랑 특파원으로 아시아 지역 전문기자인 도널드 커크(Donald Kirk)가 한국의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과 자신의 견해를 미국 월드트리뷴에 24일(현지시간) 기고했다.
그는 기고 글에서 “한국의 지도부는 탈북자들이 대북전단 살포 풍선을 발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남북한의 언론과 정보의 자유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면서 이 법안이 “한국뿐만 아니라 유엔과 미국 의회에서도 기본적인 인권 침해라는 비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인 토마스 퀀타나(Tomas Quintana)의 ‘남북관계 발전법’에 대한 철회 요청을 “가장 주목할 만한 반응”으로 꼽았다.
커크 기자는 유엔 측이 “이러한 조치를 취한 한국의 잘못을 찾아낸 것은, 탈북자의 권리에 대한 이번 공격의 심각성을 다시 깨닫게 하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퀀타나 보고관이 이 법안을 반대한 두 가지 이유와 관련, “북한 주민은 전단에 포함된 뉴스와 견해들을 받아들일 권리가 있고, 전단을 기획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고 전파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커크는 “전단이 북한 지도부에 타격을 준 것은 분명하다”면서 지난 6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에 이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예로 들었다.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그는 “문 대통령은 북한은 합리적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반박하기 힘든 증거에도 분노를 표하기보다 실망감과 상한 마음으로 응수했다. 문 대통령과 측근들에게는 유화정책(appeasement)이 기본적인 사안에 대해 중단한지 오래인 대화를 복원할 가장 그럴싸한 방법일 것”이라면서 “북한이 이러한 접근 방식에 친절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생각은 순전히 환상(sheer fantasy)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미 공화당 연방 하원이 11일 발표한 성명을 인용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불법화한 법안에서 알 수 있듯이,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과도한 묵인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외교적 기울기에 있어서도 유죄”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공산주의 독재 정권 하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정신적,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행위를 범죄화 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법안에 대한 반대는 문 대통령과 그의 정부에 심각한 당혹감이 될 조짐”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미국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밝혔다.
커크 기자는 또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열기구 금지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감안할 때 미국이 공식 외교적 차원에서 당장 이 논쟁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미 의회의 초당파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이 주제에 대한 긴 토론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디에서나 인권 운동가들은 이 주제를 놓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국 이 법안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활동가들에 재갈을 물린 것(muzzling the balloonists)’이 중대한 실수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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