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원 후원금을 통해 40여 가정에 5,000장 연탄 기증
어른부터 어린이까지 60여 명, 일부 연탄 직접 배달 봉사
연탄은행, 올해 봉사자 4분의 1, 연탄 수 5분의 1가량 줄어
허기복 대표 “어려운 계층 더욱 힘들어, 작은 관심이 희망”
올 초부터 전 사회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기부와 봉사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관련 활동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취약계층 가운데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살 경우, 기름이나 연탄에 의지해 긴 겨울을 나야 한다. 그러나 한 드럼에 15만 원이나 하는 기름은 물론 하루에 2~4장이 들어가는 연탄(1장에 800원)도 필요한 최소 수량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매년 9~10월부터 각종 기부단체가 연탄을 지원하며 이들의 겨울나기를 도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기부와 봉사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연탄 지원 규모도 대폭 줄었다. 감염위험으로 대면접촉 자체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자원봉사도 크게 줄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4,235명의 자원봉사자가 92만7,697장의 연탄을 6,349가구에 전달했다. 언뜻 많은 숫자로 보이지만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작년에는 1만7,256명의 자원봉사자가 486만8,999장의 연탄을 2만5,033가구에 전달했다. 1년 만에 자원봉사자는 4분의 1, 연탄 수는 5분의 1가량 준 것이다. 연탄은행은 “코로나19가 소강상태일 때는 잠시 늘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재확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자원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일 원주 충정교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60여 명의 봉사자가 참석한 연탄 나눔식에서 충정교회 최규명 목사는 “나눌 수 있는 은혜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나눔을 통해 우리가 더 큰 은혜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우리도 전에는 춥고 외롭고 쓸쓸한 존재였는데, 주님과 이웃의 사랑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며 “평생 감사를 잊지 않고 많은 영혼을 섬기겠다. 아직 연탄을 통해 겨울을 살아가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를 바라고 주님을 만나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일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시며 직접 수고해주신 모든 분과 다음세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방역에 특별히 신경 썼다. 봉사활동에 앞서 성도들은 교육을 받고 손소독 후 마스크, 비닐장갑 등을 착용한 채 연탄을 배달했다. 대면 접촉을 막기 위해 연탄을 받는 이들과의 만남도 최소화했다.
이날 충정교회는 400만 원의 후원금을 통해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40여 가정에 5,000장의 연탄을 기증했다. 그중 일부는 직접 전달하며 따뜻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기쁨과 감사로 봉사에 동참한 성도들은 “작은 섬김이지만 직접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허기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는 “코로나19로 기부와 자원봉사자가 반토막이 났다. 다들 힘들지만 어려운 계층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가 오고 있는 것”이라며 “작은 관심이 많은 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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