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 오성주)는 지난달 28일 오후 마포구 소재 한강중앙감리교회(담임 유요한 목사)에서 ‘코로나19 시대의 교육교육 현장론’이라는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유요한 목사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회교육: 그 위기와 희망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유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배’는 오히려 ‘예배자’여야 하는 성도를 ‘청중’ 내지는 ‘구경꾼’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일부 대형교회에서 ‘방송 선교’라는 명목으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설교나 예배 방송을 내보낼 때부터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며 “본래의 취지와 달리 시청자 대부분이 불신자보다 기존 신자들”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교회의 설교가 궁금해서 계속 듣다보면 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기 교회에 가서 직접 예배를 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오늘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교인’을 만들어내는 일에 ‘방송 선교’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며 “지금 우리가 직면한 교회와 교회교육의 위기는 사실 코로나 팬데믹이 촉발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공동체성’이나 ‘공교회성’의 핵심 가치를 소홀히 여길 때부터 이미 근본적인 위기는 시작됐다. 그저 코로나 팬데믹이 그것을 더욱 심화시켰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한강중앙감리교회에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회학교 각부서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라며 “영아부는 ‘아기교회’로, 유치부는 ‘새싹교회’로, 아동부는 ‘샬롬교회’로, 중고등부는 ‘호산나교회’로, 그리고 청년부는 ‘실로암교회’로 바꿨다. 이유는 교회학교가 교회의 한 부속기관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자율적인 신앙공동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즉 교회학교 각 부서를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교회에서 교회학교는 그저 교육적인 기능만을 담당하는 부속기관으로 취급되고 있고, 그 기관에서 몇몇 젊은 교사들이 헌신하는 것만으로 교회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안일함에 빠져있다”며 “그러나 교회학교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신앙공동체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아이들을 단지 교육의 대상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그들 또한 교회를 섬기고 예배하고 봉사하는 주체로 세워주어야 한다. 때문에 저는 한강중앙감리교회 교회학교가 무조건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예배가 중심이 되는 구조로 바꿨다. 그리고 단순히 어른 예배의 모방이 아니라, 예배자들의 연령과 경험의 특수성에 따라서 그들에게 맞는 예배를 기획하고 이에 대해 아이들이 직접 예배의 임사자로 참여하도록 했다”며 “사실 70-80년대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교회학교는 부흥했다. 그러나 교회학교가 부흥했다고 해서 믿음의 세대 계승이 과연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특히 “교회학교는 다녔지만 실제로 신앙공동체에 한 번도 소속된 적이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른다. 그들 중, 교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떠난 아이들이 오늘날 반(反)기독교 정서를 형성하는 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제가 10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면서, 현지인 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들의 예배에는 예외 없이 아이들이 있었다. 예배의 순서에 ‘어린이를 위한 설교’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 일은 교회의 크기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단지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를 이어갈 지체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건한 예배 분위기가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예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로 작정한 것”이라며 “이에 한 달에 한 번씩 ‘공동체 주일’(Community Sunday)을 정하여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함께 공동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제가 공동예배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유 목사는 “한 자리 모여 같은 찬송을 부르고, 같은 설교를 듣고, 같은 기도의 제목으로 기도하고, 함께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공동예배의 경험이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를 하나의 신앙공동체로 묶어 주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또한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교회의 지체로서 인정하여 세워주려는 노력 중의 하나다. ‘다음 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일은 교회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몇몇 사역자들에게만 떠넘기고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 오히려 신앙공동체가 함께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사명이며 이는 ‘공동예배’를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의 중간 지점으로 찾은 답은 바로 ‘가정 돌단예배’다. 가장(家長)이 제사장이 되어 각 가정에서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며 “그것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초창기의 ‘돌단예배’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이 그랬던 것처럼, 가족들과 함께 모여 하나님의 임재를 되새기며 소박하게 예배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일이 가능했던 건 일주일에 한 번씩 가정예배 드리는 운동을 꾸준히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정’이라는 상황을 고려한 예배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52주 가정예배서’를 만들기로 하고, 2019년에는 ‘주 안에서 기뻐하는 삶’(빌립보서 묵상)을, 올해는‘삶으로 풀어내는 믿음’(야고보서 묵상)을 출판했다. 그리고 그 예배서의 안내에 따라서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격려했다”며 “나는 ‘가정 돌단예배’를 우리 교회의 공동체적인 사건이 되도록 도왔다”고 했다.
가령 “매주 ‘교회 소식'과 ‘격려의 말’과 ‘축도’가 담긴 짧은 영상을 제작해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난 후에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각 가정에서 예배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목회사무실로 보내게 하고, 그에 따른 짧은 소감문을 남기게 했다”며 “그리고 그것을 편집하여 우리 교회 주보 ‘좋은 소식’에 실어 다시 각 가정으로 보내드렸다”고 했다.
끝으로 “교회학교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교회의 생존을 위해서도 꼭 부흥되어야만 한다. 부흥하더라도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공교회성’을 회복함으로써 부흥해야 한다”며 “교회학교 아이들의 숫자만 늘리는 것이 부흥은 아니라, 우리의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고 ‘믿음의 세대’로 든든히 세워지는 것이 진정한 부흥”이라고 했다.
유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국교회와 교회학교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가정에서 부모는 ‘믿음의 세대 계승’의 주체로 서고, 교회에서는 신앙공동체 전체가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주체로 세워지며, 지역 교회들이 연합하여 이 일에 공동의 책임을 지기로 작정한다면, 교회학교는 얼마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는 새로운 부흥을 일구어내는 기회”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