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팬데믹 상황 속에서는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줄어들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가정의 화목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실상을 보면 가정폭력이 늘어나고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지난 10월 16일 인도 중부 지방에 있는 보팔이라는 도시에서 사는 16세의 소녀는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를 살해해 사회적 파장이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녀의 아버지는 상습적인 음주와 음주 후에 부인을 폭행하는 일을 반복하곤 했는데요. 팬데믹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증가했고, 그날도 엄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방망이로 난타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말았습니다.
2018년 인도 경찰의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등록된 여성 상대 폭력 건수가 10만3, 272건인데요. 이 사건들의 32%가 남편과 남편의 친척들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합니다. 남편의 폭력은 주로 신체적 폭력, 비동의 성관계를 포함한 성적인 폭력, 언어를 통한 감정적 폭력의 범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을 당하는 여성 중 단지 14%만 외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해 보호를 받고 있고, 대부분 여성은 험악한 가정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어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무엇보다 록다운을 시작하고 처음 3주간 신고된 239건의 가정폭력 사건을 보면, 그 이전의 동일기간에 일어났던 123건에서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폭력이 증가한 이유를 조사해보면 록다운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남자들이 분노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인해 집안에서 부인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신체적인 폭력과 성적인 폭력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인도 동부지역에서 가정폭력 형태를 조사한 결과 25%가 성적인 폭력, 52%가 심리적인·감정적인 폭력, 56%가 주로 신체적인 폭력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력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은 외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뿐만 아니라 IT 발달에 힘입어 인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왓츠앱을 통해 정보교환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과 관련하여 다른 사회적인 요인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데요. 경제적인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가정폭력이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종교별로 가정폭력 상황을 살펴보면 도시지역의 자이나교 신자들이 가장 낮고, 크리스천들은 낮은 편이고, 힌두교인들과 무슬림들이 가정폭력이 많은 종교인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자이나교 신자들은 금욕적인 생활양식으로 유명하기에 분노 조절도 가장 잘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들 가운데 가정폭력이 낮은 것은 인도와 같은 다원주의 사회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회가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정폭력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사회적 인식의 문제가 있습니다. 힌두교에 기초한 가부장제 아래에서는 집안의 가장을 신처럼 섬기는 인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 행한 청소년들의 의식 조사에서는 57%의 남자아이들과 53%의 여자아이들이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힌두교의 사상 속에 나타난 가부장제의 잘못된 적용을 바로 잡고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에서 천국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섬김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인도 교회가 인도 사회에서 이러한 모범을 잘 보이고 행하면서 복음을 삶으로 증거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yoonsik.lee2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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