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의 원작자인 싱어송라이터 주영광 씨가 미국 뉴욕에서 11년만에 ‘나의 면류관을 주님께’를 발표했다. 주영광 씨는 2009년 앨범을 발매하고 이민 목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 그동안 찬양 사역은 하지 못했다. 무학교회 청년부에서 전도사 활동을 하다가 ‘모든 상황 속에서’ 등이 담긴 ‘워십퍼스’라는 앨범을 만들기도 했던 주영광 씨를 서면으로 만나 최근 발매한 곡 소개와 본인 소개, 미국 현지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11년만에 싱글 ‘나의 면류관을 주님께’ 직접 작사, 작곡 하시고 부르셨는데요. 곡을 만들게 된 사연과 곡 소개 부탁 드립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우리는 인류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건 속에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라는 전염병입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뉴욕은 3월 하순에 Lockdown이 되어 당시 전 세계에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미 코로나 감염자 수용 인원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서 병원의 영안실이 부족하여 시체를 Food truck 냉장차에 보관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도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예배는 온라인으로 바뀌고 뉴욕은 한 순간 모든 것이 멈춰버렸죠. 그 때 당시의 공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에 목회자로서, 또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죄가 많아서 하나님이 벌을 주고 계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지금 이 상황에서 교회의 그런 말은 필요 없다. 교회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연합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병이 걸린 문제가 모두 죄의 문제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한가지 의심스러운 것은 코로나19라는 것이 이 정도의 감염력의 전염병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사건인데, 이 사건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닌가? 저는 분명히 이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개인적으로 저에게만큼은 말입니다.
‘코로나’라는 명칭은 라틴어로서 ‘왕관’ 혹은 ‘면류관’이란 뜻입니다. 코로나19의 모양이 꼭 왕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저는 그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불현듯 알아차리고 나서 ‘온 세계가 왕관 때문에 쓰러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왕관은 부와 명예를 상징합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모든 인간의 바람이죠. 그런데 온 인류가 그렇게 좇으며 살았던 그 왕관, 코로나가 지금 인류를 쓰러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지, 내가 좇으려고 했던 왕관은 누구의 것인지, 혹시 그 왕관의 주인은 나라고 여기며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이 노래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나의 면류관을 주님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면류관은 처음에 말씀 드린 것처럼 라틴어로 ‘코로나’입니다. 가사를 잘 읽어 보시면, 이 면류관을 이제는 나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 그리고 나의 성공뿐 아니라 나의 실패까지도 나의 모든 삶은 주님의 것이라는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언제 미국으로 가셨나요? 싱어송라이터 주영광 님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지금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2009년 10월에 미국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2009년 초에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를 Companion의 이현우 목사님과 함께 발표하고 나서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미국으로 떠났죠. 미국 교회의 청빙을 받게 되어 이민목회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현재 뉴욕 베이사이드에서 뉴욕한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를 발표하고 나서 갑자기 떠났기 때문에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떠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 이후 10년 동안 새로운 곡에 대한 활동, 그리고 찬양사역은 하지 못하고 목회활동에만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찬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 제가 전도사로 부름을 받은 무학교회에서 ‘예닮’이라고 하는 청년예배를 담당하는 공동체를 맡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곳에서 4년동안 사역하면서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모든 상황 속에서’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 ‘아버지 기다립니다’등이 수록된 ‘워십퍼스’라는 앨범을 예닮 찬양단과 함께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역교회에서 앨범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제가 그 동안 만들어 두었던 찬양들에 더하여 당시 저와 함께 신학공부를 하고 있었던 김영민 목사님께서 ‘모든 상황 속에서’라는 곡을 주셔서 라이브 예배 앨범을 만들게 되었어요.
‘워십퍼스’라는 앨범때문에 어노인팅의 박기범 간사님과 교제를 하기 시작했고 다리놓는사람들 2005년 2006년 예배인도자 컨퍼런스에 워십리더로 초청이 되어 저의 노래가 조금씩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출국 전 2009년 봄에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를 발표하게 되었죠.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의 원작자이시네요.
“2009년에 Companion이라는 그룹으로 이현우 목사님과 함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이현우 목사님도 싱어송라이터이기에 목사님이 그 앨범의 반을 그리고 제가 반을 담당했습니다. 그 앨범 안에 제가 작곡하고 작사한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가 수록이 되었고, 제가 직접 노래를 했죠. 그 앨범을 발표하고 나서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유은성 전도사님이 그 곡을 박요한 목사님과 함께 듀엣으로 작업하여 발표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널리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 곡을 리메이크하신 분이 많이 있습니다. 강중현, 이우석, 조수진 씨 등이 리메이크 하셨습니다.”
-이승철 ‘마더’를 작곡한 김유신 씨가 편곡과 연주를 했는데요. 이분과 엔지니어 이충제 씨도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이승철 마더의 공동 작사, 작곡가 김유신 씨는 버클리음대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하였고 현재 Pleroma Production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규 2집 ‘나의 길’을 발표하였을 때에 제가 객원보컬로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교제하다가 이번 저의 디지털 싱글을 도와주시게 되었습니다. 김유신 씨는 유튜브에서 많이 알려진 제니퍼 전의 앨범에도 콜라보로 참여했으며 다수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프로듀서이자 건반 아티스트입니다.
올리비아킴은 칠레 카톨릭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몽클리어주립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이수한 첼로 연주자입니다. 현재 뉴욕, 뉴저지 지역 오케스트라와 올뎃첼로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에 첼로의 비중이 높아서 신중하게 연주자를 찾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김유신 씨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을 해 주신 음향 엔지니어 이충제 씨는 김유신 씨와 같은 버클리음대 동문이십니다. 현재 뉴욕대학교에서 음향 엔지니어 석사를 전공하면서 동시에 카네기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이선희, 팝페라가수 정세훈, 비와이(BewhY), 전영록, 노사연 등 한국 아티스트들의 공연 음향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이번 디지털 싱글이 더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뉴욕이 코로나로 인해 뉴스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현지에 사시는 분으로서 그동안 어떠했는지 현지 상황 좀 전해주세요.
“처음 인터뷰 시작할 때에 ‘나의 면류관을 주님께’ 찬양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뉴욕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좀 더 앨범과 연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 찬양을 4월에 편곡하고 5월과 6월 사이에 녹음을 했는데 당시에 모든 뉴욕 비즈니스가 문을 닫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뉴욕 맨하탄의 타임스퀘어가 텅텅 빌 정도였으니까요.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당연히 녹음실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크 쓰고 서로 사회적거리 유지하면서 김유신 씨의 작업실과 제가 섬기고 있는 뉴욕한민교회 사무실에서 녹음을 했어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뉴욕은 당시에 장례식장도 구하기 어려웠고, 장례를 한다고 해도 가족들 일부만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목회자로서 동료로서 위로를 해야 할 때, 제대로 위로 한 번 하지 못하고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가족공동체, 교회공동체, 일터공동체 모두 엄청난 타격을 받았었죠.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일부 경제활동이 재개되었지만 여전히 멈춰 있는 상태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경제적인 타격뿐 아니라 이민사회 특성상 교회와 많은 부분 연결이 되어 있기에 한인교회 신앙공동체도 많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에 발표한 저의 고백이 담긴 ‘나의 면류관을 주님께’가 한국교회와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영광 님이 좋아하는 찬양이나 성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예레미야 33장 3절 말씀입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렘 33:3)
가야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저는 이 말씀을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여전히 캄캄한 어두운 터널이지만, 분명히 하나님께서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예비하고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말씀이어서 제가 흔들릴 때마다 견고하게 설 수 있도록 붙들어 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찬양은 어노인팅 전은주 간사님이 작사 작곡하시고 소병찬 목사님이 인도하신 어노인팅 13집의 ‘그는 사랑’이란 곡입니다. 가사가 하나의 아름다운 시와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풍성한 표현으로 그려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찬양 중간에 ‘그는 사랑…’란 가사가 메아리처럼 계속 반복이 됩니다. 이 찬양을 듣고 있으면 문득 이 찬양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작곡자이며 제작자로서 ‘한 달란트’의 박홍준 전도사님을 추천합니다. 박홍준 전도사님은 저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부 동기이십니다. 그 분과 함께 학창시절 많은 찬양들을 나누며 교제한 소중한 기억이 많습니다. 제가 미국 와서 목회하고 있을 때에 박홍준 전도사님은 작곡자로, 제작자로 활동을 꾸준히 해 오셨던 것 같습니다. 대표곡으로는 ‘한 달란트’입니다. 저는 그 분의 찬양의 가사들이 너무 좋습니다. 멜로디와 잘 어울리는 영성 깊은 가사가 담긴 찬양들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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