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들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는 ‘시민결합법(Civil union law, 이하 동성결합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자, 미국 남침례교단 지도자들은 성경의 결혼관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반박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1일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자신의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그는 역대 교황들 중에 처음으로 동성애 시민 연합을 지지했다.
AP와의 다큐 인터뷰에서 그는 “동성애자들은 한 가정에 있을 권리가 있다”며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했다. 또 교황은 “이것 때문에 누군가를 가족에서 내쫓거나, 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없다.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시민결합법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주교 시절에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는 반대하면서도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연합은 지지했다. 그러나 그가 동성결합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교황에 선출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동성애 카톨릭 신자들과 동성결혼 지지자들에게는 “역사적”이라는 환대를 받았으나, 미국 남침례교회 지도자들은 즉각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J.D. 그리어(J.D. Greear) SBC 총회장은 결혼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고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에만 해당된다는 교단의 기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남침례교단은 2000년 발표한 ‘가정과 신앙 메시지 2000’을 통해 동성애를 죄로 정의하며 결혼이란 “일생동안 언약을 맺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승인한 바 있다.
그리어 총회장은 “교황이나 목사, 선출된 관리가 어떤 말을 해도 성이나 가족을 규정할 수는 없다”며 “창조주께서 행하시는, 이것에 대한 그분의 말씀은 이보다 분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셀 무어(Russell Moore) 윤리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은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다큐멘터리에서 교황의 이번 발언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무어는 마가복음 10장 6절과 에베소서 5장 31절을 언급하며 “2천년 동안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등 교회의 모든 교파는 예수의 결혼관을 단언해왔다. 결혼은 처음부터 남녀가 서로에 대한 언약에 충실한 연합이다”고 강조했다.
무어는 이어 “성경은 결혼이 그 자체를 넘어서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와의 연합인 복음을 가리키는 신비”이며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을 공의롭게 동정심을 가지고 대해야 하지만, 어떤 교회에도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신 말씀과 함께 하는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권위란 없다”고 밝혔다.
로니 플로이드(Ronnie Floyd) SBC 집행위원장도 남부 침례교인에게 ‘성과 결혼’에 대한 권위는 오직 성경, 즉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성명에서 “우리의 권위는 사람이나 남녀 단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만 오는 것”이라며 성경이 말하는 전통적인 결혼관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른 종교들은 결혼과 가족, 성이나 다른 삶의 문제에 대한 믿음을 결정하기 위해 다른 권위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침례교인으로서 우리는 성경의 저자이신 하나님이 끝날의 구원과 그 문제에 대해 한치의 오류도 없는 진실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일부 보수성향의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의 발언이 해명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로마 카톨릭 교회의 미국 대변인은 토마스 조셉 토빈(Thomas Joseph Tobin) 주교는 성명에서 “교황의 발언은 동성 결합에 대한 교회의 오랜 가르침과 분명히 모순된다”며 “교회는 객관적으로 부도덕 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데에 지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예수회 사제이자 동성애 가톨릭 신자를 지지하는 제임스 마틴(James Martin) 신부는 교황의 발언에 대해 “동성애자에 대한 교회의 지지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마틴은 2017 년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바티칸 통신 사무국의 컨설턴트로 임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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